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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직 공무원이라 합격? 보세사 자동취득 규정 내년 바뀐다

자격증 취득해도 취업 어려워

 

(조세금융신문=박가람 기자) 5년 이상 관세직 공무원으로 일하면 보세사 자격증을 자동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관세법이 이르면 내년 개정될 전망이다.

 

지난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같은 보세사 자동취득이 관세청 퇴직자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했다며 지적하자 관세청이 수정에 들어간 것이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 받은 연도별 관세청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5년 간 관세청 재취업 퇴직자(취업심사 대상자) 88명 중 46명(52.3%)이 보세사로 일하고 있으며, 특히 이들 중 90%에 달하는 41명은 한국면세점협회 소속이었다.

 

관세청 수출입물류과 관계자는 “보세사 자격증 자동부여와 관련해, 일부 시험을 보게 한다든지 등으로 관세법 개정안을 기재부에 제출해놓은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보세사 관련 제도가 바뀔 것 같다”고 전했다.

 

현행 관세법 165조에 따르면 ‘일반직공무원으로서 5년 이상 관세행정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보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 매년 합격자 1000여 명…구직은 '바늘구멍 뚫기'

 

보세사 전형에 합격한다고 해서 바로 보세사로 근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년 1000여 명에 가까운 합격자가 나오고 있지만 실상 등록률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기준 세관 경력자를 제외한 일반전형 합격자는 1만 729명으로 이 중 3075명, 약 29%가 보세사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세관 경력자의 경우 2163명이 자격을 취득해 109명, 약 5%가 보세사로 등록했다.

 

보세구역 운영인이라면 반드시 보세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올해 10월 말 기준 주요 보세구역 현황을 살펴보면 보세창고 1022개, 보세공장 172개, 보세판매장(면세점) 57개 등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보세사 채용 인원은 지정 규모나 각 구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창고와 공장에서 1명씩 채용한다고 보면된다"며 "대개 보세판매장에서 수십명씩 채용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보세사 전형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사실상 면세점을 비롯한 보세판매장에서 채용 인원을 늘리지 않는 이상 보세사로 일하기는 '바늘구멍 뚫기'라는 것이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출국장,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해 보세사를 의무 채용하고 있지만 채용인원은 공개할 수 없다"며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보세사 자격증을 따는 경우도 적잖게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기업 부담도 있고 하다보니 억지로 보세사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는 없다"며 "현재까지 보세사의 일자리 창출 관련해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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