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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래신고 강화 D-1…"코로나에 설상가상, 거래 위축 우려"

강남권 중개업소 "15종 자료증빙 쉽지 않다, 혼란 불가피"
"실수요로 시장 재편돼 큰 영향 없을 것" 전망도…일부 "계약 앞당기자"

이달 13일 부동산 거래 신고가 대폭 강화되면서 주택시장에서는 거래 침체를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규제지역에서는 6억원 초과, 조정대상지역에서는 3억원 초과 주택 매입 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고 투기과열지구내 9억원 초과 주택은 자금조달과 관련한 증빙서류까지 내도록 하자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거래가 감소한 가운데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12·16대책 이후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매수문의도 없는데 자금조달계획서에 15종이나 되는 증빙서류까지 내라고 하면 쉽게 집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는 사람도 문제지만 당장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이 더 애가 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3일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내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을 살 때는 자금조달계획서 상에 매입 자금을 상세히 기재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잔액 잔고증명서, 주식거래내역서, 증여·상속신고서나 납세증명서, 소득금액증명원이나 원천징수영수증, 부동산 매매계약서와 임대차계약서, 부채증명서나 대출신청서, 차용증 등 15종에 달하는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사실상의 주택거래 허가제나 다름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친척 또는 지인끼리 돈을 빌려주는 경우 그간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 낼 일도 없었지만, 사인 간의 차용증까지 제출해야 한다면 이자소득이 공개되면서 주택 매수 목적의 돈거래를 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증빙이 힘든 자금으로는 집을 사지 말라는 것이어서 매수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도 "당장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사는 경우가 아니면 증빙이 쉽지 않은 자금이 포함된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15종에 달하는 서류를 증빙하기 힘들고, 소명하기도 껄끄러워서 과거보다 주택 거래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2·16대책의 대출 규제 강화와 코로나 영향으로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281건에 불과하다.

 

아직 미신고 된 것이 많지만 지난달 21일부터 주택거래신고일이 종전 60일에서 30일로 단축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일부 중개업소들은 거래 신고 강화로 중개인의 책임이 커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직거래가 아닌 중개 계약의 경우 공인중개사가 실거래 신고서를 제출할 때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자료도 일괄 제출하도록 신고 의무를 부여한 때문이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위반시 과태료도 부과한다는데 증빙서류가 적정한지 여부를 중개업소가 어떻게 판단해서 신고하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 지역에서도 일부 고가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원 영통 광교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지난달 조정대상지역 지정에다 코로나 영향으로 거래가 급감했는데 대출이 줄어든 상황에 자금조달계획서까지 내라고 하니 매수자 입장에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지금이 가장 거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살던 집을 팔고 온 중저가 단지의 실수요자들은 자금조달계획서 작성이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의왕시 내손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외지인 투자는 현저히 감소하고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됐다"며 "자금이 부족한 일부 젊은층들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부담스러워하지만 대체로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도 "3억원 이하 주택은 신고 대상이 아니고, 매수자들도 대부분 집을 팔고 오는 실수요자가 많은 편이라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3일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계약을 서두르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마포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당초 주말에 집을 보러 오겠다고 한 사람이 며칠 앞당겨 12일에 와서 보고 마음에 들면 계약을 하겠다고 한다"며 "어차피 매수할 생각이라면 신고가 까다로워지기 전에 사려는 것 같다"고 했다.

 

거래 신고 강화로 최근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일대나 인천·시흥·안산 등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봉구 창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투기과열지구라도 9억원 이하 주택은 자금조달계획서만 제출하면 돼 매수자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다"며 "코로나 사태로 현재 매수 문의가 감소했지만 상황이 진정되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풍선효과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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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