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배우고자 할 때 기억력과 집중력 등의 요소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의지나 노력과 관계없이 무언가를 익히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일종의 신경 발달장애에 해당하는 학습장애가 대표적이다. 이는 지적 장애와 다르게 지적 능력은 정상이지만 유난히 학습부진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경우이다. 공통적으로 읽기장애, 쓰기 표현 장애, 수학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색상, 글자 등을 학습하거나, 셈을 하거나, 읽기나 쓰기 등을 배우는 것이 느려질 수 있다. 또한 이 3가지 요소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어서 수학은 어려운데 읽기나 쓰기는 제대로 하는 등 특정한 기능에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적 장애가 전반적인 인지기능을 폭넓게 적용하는 데에 문제를 보이는 것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학습장애는 선천적으로 타고 태어나거나 성장하면서 생길 수 있다.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임신 도중의 문제나 분만 과정의 문제, 환경적 독소, 중추신경계 감염, 영양결핍, 정서적인 방치나 학대 등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랫동안 이어진다면 학교 생활 등에서 적응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이는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 생활 등 대인관계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현대사회에서는 아이의 공부를 위해 공부 집중하는 법, 기억력 높이는 법 등에 대해 알아보는 부모들이 많다. 시중에서도 이에 맞춰서 기억력, 집중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각종 영양제나 약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특히 공부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고등학생, 더 나아가 고3 수험생의 경우 기억력에 좋은 음식이라며 식단 관리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과거에 ‘먹으면 공부 잘하는 약’이라며 총명탕이라는 한약을 찾는 일도 있었을 정도로 아이의 학습에 관심을 기울이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좀처럼 공부를 제대로 집중해서 하지 못하거나 평소에는 성적이 나쁘지 않은데 막상 시험을 치를 때만 되면 불안해서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를 교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습장애 등은 대부분 어린 나이에 발생하기에 조기에 발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장애가 단순히 무언가를 읽거나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화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하고 주의 집중 범위가 짧으며 주의산만 가능성이 높아진다. 행동의 문제로도 이어져서 쉽게 산만해지거나 과잉행동을 하고 위축되거나 부끄러워하기도 하며 때로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로 인해 ADHD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연령에 기대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습 능력을 보이는 경우에는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청력이나 시력 등을 함께 확인해 주는 것이 좋다. 감각의 문제가 읽기나 쓰기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어서이다. 즉 청력이나 시력의 장애를 학습장애로 오인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외에 또다른 신체적 장애가 없는지 확인하여 집중력이나 기억력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집중력 장애나 학습장애는 모두 사회적 적응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것은 정서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자존감 저하 등을 불러오기도 한다. 해당 요인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이를 유발하는 뇌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 예를들어 시험 때만 되면 불안에 시달린다면 뇌의 편도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집중력이 저하되어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전전두엽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뇌의 기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마련이다. 뇌의 기능은 그 자체만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서로 연관이 있는 신체나 정신의 건강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신체나 정신에 존재하는 취약점을 찾아서 개선함으로써 뇌의 환경적 부분까지 고려한 세 가지 요소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대처 방안 마련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소올한의원 박주홍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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