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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설계사 노조 합법화, 길 잃은 설계사들의 '등대' 되길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이 정부의 인정을 받은 ‘합법 노조’의 반열에 올랐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가 제출한 설립신고서를 접수, 노조설립신고필증을 교부했다. 지난 20년간 수차례 무산됐던 설계사 노조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근로자도 개인 사업가도 아닌 ‘특수형태고용직종사자’라는 3지대에 위치해있던 설계사들은 자연스레 노동조합의 결성에 있어서도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이는 수십만의 규모를 자랑하는 설계사 전체, 특히 이 직종에 생계를 건 설계사들에게는 재앙과 같았다.

 

설계사 업무를 떠나서는 생존이 불가능한 설계사들일수록 두터운 이력과 높은 수당을 받았음에도, 결국 이들도 보험사 입장에선 손쉽게 해촉할 수 있는 특고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당장 수수료 인상 협상이나 단체 파업 등 거창한 ‘무력시위’를 제외하더라 설계사들의 최대 불만 사안인 ‘코드 블로킹’과 ‘유지수수료 미지급’ 문제에서 이들 ‘풀타임 설계사’들은 늘 을의 위치에 있었다.

 

경유계약이 의심된다는 ‘명분’아래 자사를 떠난 설계사에게 일정 기간 판매 코드를 부여하지 않는 ‘코드 블로킹’은 보험사와 GA의 대표적인 설계사 길들이기로 악명이 높았다.

 

자신이 모집한 보험 계약에서 지속적으로 유지 수당이 발생함에도 이를 수령받지 못하고, 나아가 타 설계사도 아닌 본사가 수당을 챙기더라도 설계사가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은 사실상 없었다.

 

보험업법 위반 등 규제를 어김이 없음에도 설계사 개인이 보험사와 GA 등 회사를 대상으로 법적 투쟁에 나선 결과는 뻔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사내 변호사‧법무팀을 거느린 거대 자본에 개인은 한없이 작었다.

 

업무에 진심인 설계사일수록 노동권의 사각 지대에서 비롯되는 고충에 더욱 취약했다는 사실은 요즘말로 ‘웃픈일’이었던 셈이다.

 

이직과 휴직이 잦고 수수료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큰데다 코드만 살려놓은 ‘유령 설계사’가 넘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풀타임 설계사’의 고충에 너무도 무관심했던 것.

 

이번 설계사 노조의 등장은 때문에 ‘전문직 설계사’로의 변화를 거치고 있는 설계사,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설계사 노조는 시장 생존에 성공한 ‘풀타임 설계사’들이 본인의 업무의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데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사와 GA가 극히 두려워 했던 수수료 협상‧단체행동이 현실화될 것이란 뜻이다.

 

반면 이는 현 설계사들에게 있어 양날의 검이 될 것 역시 분명하다. 노조가 요구하는 만큼 보험사와 GA는 설계사들에게 근로자에 준하는 수준의 전문성과 업무 역량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설계사의 권익을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고용주’의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결국 ‘자격 있는’ 설계사들은 정당한 수주의 대우를 받을 것이요 그렇지 못한 설계사들은 밀려나게 될 것이란 분명한 사실이 이번 설계사 노조의 등장으로 재확인된 것일 뿐이다.

 

‘보험아줌마’로 대변되던, 정과 인맥에 호소하며 덮어높고 상품을 모집한 거대 설계사 조직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설계사 노조가 ‘제대로 된’ 역량을 갖춘 설계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등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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