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3 (수)

  • 흐림동두천 29.3℃
기상청 제공

은행

[기자수첩] 당정 ‘금융정책 엇박자’에 새우등 터지는 은행권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주택시장 잡는다고 금리 올려 대출 막으라더니, 이번엔 금리를 내리란다. 대체 어쩌란 말인가”

 

금융정책을 두고 당정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중은행을 향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금리 인하를 압박하자, 은행권에서 일제히 이런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6일 이 대표는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등 시중은행 부행장급 간부와의 ‘병상확보 협력을 위한 금융업계 화상 간담회’에서 예금 금리는 그대로인데 대출 금리는 오르고 있는 예대 금리차 문제를 지적,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이자를 낮춰야 한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시중은행은 난색을 숨기지 못했다. 이미 금융당국이 요구한 데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대출한도를 축소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여당 대표가 금리 인하를 요구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러울 따름인 것.

 

이미 금융당국은 시중에서 횡행하는 ‘영끌’, ‘빚투’ 양산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대출 억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시중은행들은 이런 분위기에 한도 축소, 우대금리 폐지, 일부 신용대출 중단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시중은행 입장에서 이 대표의 주문이 황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아가 은행권은 이 대표의 지시를 두고, 이자를 낮추면서 동시에 대출 규모를 축소해 가계부채 총량 관리가 가능한 방안을 내놓을 수 있으면 내놓으라고 항변하고 있다.

 

물론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취지에는 공감이 간다. 그런데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짚었다. 이 문제는 민간을 압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건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 국민을 돌보고 나라 살림을 챙기는 역할은 정부의 몫이다. 대기업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게 미덕이긴 하나, 호의를 의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다.

 

지금 같은 상황에 필요한 것은 당정이 엇박자를 내지 않는 일 아닐까. 이 대표는 정말로 예대금리차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은행을 압박할게 아니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나 해법을 찾는게 빠르겠다. 난세일수록 협치가 절실하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인사만사…제갈량의 ‘백부장, 천부장, 만부장, 십만지장’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할 기관들의 수장들이 검증을 거치면서 논란도 불러일으키며 진행되었다. 인간인 만큼 어찌 허물이 없겠냐만, 흔히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할 만큼 중요하다. 이 세상 사는 사람이 움직이는, 고로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이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최고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띄고 풀어진다는 것이다. 즉 사람을 쓰는 용인(用人)의 도에는 사람을 헤아리는 측인(測人)의 도, 선발하는 선인(選人)의 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사람의 역량, 재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어느 보직에 어울리는지 적재적소 꼽아주는 능력이 바로 용인의 도다. 어느 조직이고 과장, 부장, 임원, 대표의 4단계 업무 단계 체제를 가지고 있다. 정부, 군대, 민간기업은 물론 조직은 어느 조직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수직단계를 가져야 함은 일의 효율성과 일관성 때문일 것이다. 이런 단계가 없으면 ‘콩켸팥켸’ 현상, 콩과 팥이 뒤섞여 정리가 안 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된다. 엉망진창은 제갈량이 나오는 얘기다. 제갈량은 북벌을 위하여 10만 대군을 이끌고 진창성을 공격하였다. 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