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전쟁을 감행한 러시아를 향한 국제 사회의 제재 중 가장 강력한 한 방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러시아 주요 은행을 퇴출 시킨 것이다.
사실상 국제 금융망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배제시킨 것으로 핵폭탄급 제재로 불린다.
SWIFT는 전 세계 국가와 은행이 국제거래때 사용하는 통신망인데 여기에서 배제된 러시아 은행과는 돈을 주고받을 수 없게 된다.
현재 제재 대상은 VTB방크‧방크로시야·방크 오트크리티예·노비콤방크·소브콤방크·프롬스비야지방크(PSB)·VEB 등 7곳이다.
우리 정부 역시 러시아를 대상으로한 금융제재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일 국내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향해 다음날부터 신규 발행되는 모든 러시아 국고채의 거래 중단을 강력 권고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24시간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러시아 관련 외환 결제망 현황 및 일별 자금결제동향 점검, 외국환은행 핫라인 가동 등 전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며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대러 금융제재에 동참키로 하자 국내 시중은행들도 사태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익스포저(잠재 위험에 노출된 대출·투자액)가 크지 않은 만큼 리스크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4대 시중은행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익스포저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총 6063억원이다.
시중은행 중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960억원, 266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357억원, 56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이와 관련 나이스신용평가도 러시아 관련 자산 부실화에 따른 은행의 부담 요인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익스포저가 높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비중도 전체 익스포저의 0.1%, 외화 익스포저의 0.4%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국내기업 본사가 러시아 현지법인에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점 또한 국내은행의 부담을 줄여주는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현지 법인 외에도 외환거래 등 각종 문제 발생 가능성은 국내 은행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러시아는 원유, 천연가스, 석유 등 원자재 수출국인데, 원자재 시장에 급격한 변동성이 발생하면 글로벌 벨류체인이 영향을 받고 국내 영업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은행의 경우 대출이 대부분이므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글로벌 밸류체인 영향에 따른 타격이 발생하면 대손비용률 상승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큰 군사 충돌로 이어지거나 분쟁 장기화로 인해 실물경기가 침체될 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하면 외화유동성 위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한 상황이다.
은행들은 현재로선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차후 대응방안을 마련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취재진에 “정부가 스위프트 배제 조치에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므로 금융당국의 가이라드라인에 따르면서 동시에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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