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고려아연이 금융당국에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MBK·영풍)의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MBK·영풍은 고려아연이 허위 주장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17일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감독원에 MBK·영풍의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MBK·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마감일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장이 열림과 동시에 상승세를 타 이날 오후 1시경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돼 장중 한 때 77만9000원까지 떨어졌고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79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이후 특정 시간대에서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됐다”며 “결국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행위가 이날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금융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해 조사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상승세를 타던 주가가 8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이득일 수 있는데도 시장에서는 매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주가가 78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점은 일반적인 상황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금감원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시 엄중 조치하겠다고 공언했기에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부연했다.
고려아연의 이같은 주장에 MBK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강력히 반박했다. MBK측은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110만주 이상, 5.34% 의결권 추가 지분 청약이 들어온 것은 주주들이 그만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실망했기 때문”이라며 “MBK·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하려는 입장인데 이와 반대로 시장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자본 및 협력 업체들의 참여설 등을 지속 유포해 주가 상승을 유도하고 공시 전 이사회 개최 소식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무리하게 자극한 것은 오히려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측”이라며 “(고려아연은)이제 터무니 없는 흑색선전과 허위 주장, 근거없는 의혹제기 등은 그만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려아연 지분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향후 누구 손을 들어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부터 올해초까지 열린 고려아연 주총에 참석해 총 53건 의안 중 92.5%에 해당하는 49건 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고려아연 경영진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고려아연이 향후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경우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MBK·영풍은 최대 48%, 최윤범 회장은 최대 45% 가량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양측 모두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앞으로 열릴 임시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이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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