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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1 (금)

[이슈체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4년만에 재시행…유예 종료 전 매물 출회 확대

비거주 주택 매물 출회 유도해 시장 안정·공급 증대 효과 노려
절세용 급매물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강남3구 약세 전환도

 

(조세금융신문=정지은 기자) 올 초부터 서울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였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이달 9일 종료되면서 4년 만에 제도 재시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가 유예 종료를 명확히 못 박고,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시장은 이를 선반영하며 다주택자 매물 출회가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단기간 공급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주택의 시장 유입을 유도하는 정책이 가격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급매물이 등장하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반면, 외곽 지역은 실수요 유입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유예 종료 이후에는 매물 감소와 거래 위축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현행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는 조정대상지역 내 기본세율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높아진다.

 

이 체계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완성됐으나 이후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뒤 2022년 5월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시행을 유예했고, 탄핵정국 이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서도 유예 상태는 이어졌다. 이 때문에 새 정부에서도 유예조치가 유지될지가 부동산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전례를 보면 현 여당 집권 시기에는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 등장하곤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밝혀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새 정부가 집권 초 과열된 서울 아파트 시장을 안정화하고자 6·27 대출규제를 시행하기도 했지만, 세금 규제를 집값 안정에 활용하는 데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신중론이 강한 분위기였다.

 

다만 2030년까지 수도권 내 135만가구 착공 계획을 담은 지난해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이어가자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두번째 규제책을 내놨다.

 

다주택자 중과는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세제여서 10·15 대책으로 대상 지역이 대폭 확대됐지만, 당시는 유예조치가 계속되던 상황이어서 시장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 그러던 정부는 해를 넘긴 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핵심 이슈로 끌어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투기·투자 목적 주택 보유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공급책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틀 후인 같은 달 23일에는 하루에 4차례 X(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해 "(기간)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이는 비거주 주택 매도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고자 호가를 낮춘 급매물을 내놓게 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면서 기존 주택을 활용한 공급 증가 효과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양도세 중과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제도를 시행만 유예한 상태였으므로 입법으로 기존 세제를 바꾸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덜하고 절차도 복잡하지 않다.

 

다만 양도세는 주택 매매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어서 팔지 않으면 부과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매도하지 않고 버티면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가능성에 대해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며 향후 보유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언급도 내놨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가 명확해지고 보유세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자 실제로 시장에는 다주택자나 고가 1주택자들이 내놓는 급매물이 풀리기 시작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초고가 단지에서는 기존 최고가 대비 수억원에서 10억원 이상 가격을 낮춘 매물이 '다주택자 급매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속속 등장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이 대통령이 X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1월23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축소되기 시작해 3월 중순에는 0.05%까지 낮아졌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는 2월 넷째 주에 가격이 하락 전환했고, 차상급지에 해당하는 한강벨트권도 영향을 받아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강남권에서는 호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매수 희망자들이 거래를 미룬 채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 양상도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가격 상승이 미미했던 외곽 또는 비강남권의 중하위 지역은 오히려 낮은 가격대 매물을 찾는 실수요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유지해 지역 간 '키 맞추기' 장세가 형성됐다.

 

유예가 종료되는 이달 9일 이후에도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1월부터 유예 종료와 더불어 다주택자 및 비거주 1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규제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한 결과 한동안 매물은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올 1월1일 5만7천1건이었으나 1월 말부터 지속 증가해 3월21일(8만80건)에는 8만건을 넘기도 했다. 이후 매물은 감소 추세로 돌아서 이날 기준으로는 7만2천3015건을 기록 중이다.

 

유예 종료 이후에는 다주택자 급매 유인이 약화되면서 매물 감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시에 거래량 역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았던 만큼  매물과 거래가 동시에 감소하는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매물이 그간 차지한 비중이 작지 않았기 때문에 이달부터 강남 등 고가 지역의 매물 감소는 구조적으로 불가피하고 거래도 같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인데, 다만 경기 침체에 따른 금리 인하 등 변수가 등장한다면 시장이 움직일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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