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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정욱의 와인 랩소디②]테이스팅 이렇게… 와인 두 번째 잔, 10분 기다린 후 마셔라

와인을 제대로 마시려면 먼저 테이스팅 요령을 알아야 한다. 포도를 키워낸 토양이나 품종, 생산지, 양조철학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향과 맛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때 눈과 코, 혀 등 인간의 감각기관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와인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를 가로지르는 지롱드강을 기준으로, 우측에 위치한(우완) 쌩떼밀리옹이나 뽀므롤 지역은 진흙 섞인 석회질 토양이다. 그곳에서 와인 양조는 대부분 메를로 품종을 기본으로, 까베르네 프랑 등을 블랜딩한다.


그 덕분에 먼 나라 한국에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메를로 와인을 만날 수 있다. 만약 메를로 품종을 메독이나 마고 지역(좌완)에서 재배했다면 부드러움은 고사하고 밸런스와 풍미도 훨씬 떨어졌을 것이다.


이처럼 와인 한잔으로 프랑스 파리 남서쪽 토양이나 이태리의 부드러운 산미, 스페인의 열정 등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와인은 아는 만큼 맛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와인 테이스팅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약간의 훈련만 받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실제 와인을 올바르게 테이스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크게 색깔보기와 향 맡기, 맛보기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외관과 후각, 미각을 통해 종합적으로 따져본 후 그 결과를 토대로 품질은 물론 포도 품종이나 지역, 가격대까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품종·숙성 기간 따라 컬러 천차만별


이와 함께 와인은 최대한 천천히 마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 번째 잔부터는 와인을 따라놓고 최소 10분 이상 공기와 접촉한 후 마시는 것이 좋다. 이는 와인 속에 포함된 에스테르가 알코올과 함께 증발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신맛은 사라지고 단맛이 올라온다. 첫 잔보다 우수한 균형감이 생기면서 마시기에도 훨씬 부드러워진다. ‘와인은 마지막 잔이 가장 맛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자 그럼, ‘색깔보기’를 살펴보자. 포도 품종과 숙성 기간에 따라 와인 컬러가 다르게 나타난다. 실제 잔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외관을 살펴보면 와인의 정체를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다. 보통 선명도나 강도, 컬러를 기준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화이트 와인의 경우 처음에는 연하고 맑은 색상을 띄다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레몬, 황금빛으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숙성이 잘된 와인일수록 세련된 컬러를 유지한다.



1차 향 ‘아로마’ 발효하기 전 발생


반대로 레드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상을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까베르네 소비뇽의 컬러는 레드 루비. 일반적으로 ‘묵직하고 남성적’이라고 표현한다. ‘와인의 여왕’ 피노 누아는 투명하고 밝은 레드 자주, 즉 선홍빛을 띠어 조금만 관찰하면 금방 구분이 가능하다. 잔 가장자리 컬러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향 맡기. 와인 향은 크게 아로마와 부케로 구분할 수 있다. 아로마는 발효하기 전 주스에서 발생하는 향을 말한다. 포도의 품종을 구분할 수 있는 1차적향으로 꽃과 과일, 풀 향이 강하다. 실제 소비뇽 블랑에서는 하얀 꽃 향이 난다. 집중하면 자몽 향도 잡을 수 있다.


독일의 대표 화이트 와인 품종 리슬링의 경우 달콤한 꽃 향이 넘쳐난다. 특유의 휘발성 냄새 또는 고무 타는 냄새를 쉽게 맡을 수 있다.


와인 맛 당도와 산도, 탄닌감으로 결정


그러나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적 향인 부케를 맡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잔을 가볍게 돌려(스웰링) 잠들어 있는 향을 깨워야 한다.


이를 통해 와인 맛을 살아나게 하고 오묘한 향을 끌어낼 수 있다. 끝으로 와인 맛은 크게 당도와 산도, 탄닌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도 기억하자. 이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균형을 이뤄 복합미를 강조하거나 긴 여운을 남긴다.


여기서 말하는 균형은 과일 맛과 당분, 산도와 탄닌의 적절한 조화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신맛이 너무 강한 반면 단맛이 너무 약하면, 즉 균형이 맞지 않으면 와인은 자극적이고 떨떠름하게 느껴진다. 특이한 점은 와인 숙성기간이 길어질수록 탄닌의 떫은 맛은 사라지고 부드러운 맛이 올라온다는 것.


이 외에도 와인 테이스팅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바디 감’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는 포도껍질과 씨에 다량 들어있는 탄닌과 알코올이 주는 질감에 대한 표현이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물과 우유, 미숫가루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즉 물은 ‘가벼운(라이트)’, 우유는 ‘중간(미디움)’, 미숫가루는 ‘무거운(풀바디)’으로 표현하면 무리가 없다. 다만, 화이트 와인은 산도와 당도를 중심으로 파악한다.


[프로필] 안정욱

• 현) 와인 칼럼니스트
• 국제 와인소믈리에 자격증 보유
• 전) 대한항공 사무장, 기내 다양한 와인과 만남
• 고객만족 경영 ‘플립컨설팅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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