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수)

  • 흐림동두천 4.4℃
  • 흐림강릉 7.5℃
  • 연무서울 4.0℃
  • 흐림대전 5.3℃
  • 구름많음대구 6.0℃
  • 구름많음울산 7.6℃
  • 연무광주 6.7℃
  • 맑음부산 8.1℃
  • 맑음고창 7.9℃
  • 구름조금제주 12.0℃
  • 흐림강화 4.6℃
  • 흐림보은 3.5℃
  • 구름많음금산 5.5℃
  • 맑음강진군 9.1℃
  • 구름많음경주시 6.6℃
  • 맑음거제 7.3℃
기상청 제공

문화

[김동식의 와인기행] 호주 와인 1번지, 남호주를 가다

영화 속 풍광서 와인 한잔, ‘몰리두커’에는 꿈과 사랑 가득


애들레이드(Adelaide) 시내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 남호주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에 위치한 몰리두커(Mollydooker)는 부티크 와이너리(boutique winery)다. 고품질 소량 생산체제 유지는 물론, 와인을 마시면서 영화 속 이국적인 멋진 풍경을 실컷 감상할 수 있다. 한마디로 와인 매니아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우리 와이너리를 방문한다면 두 손 들어 환영할 겁니다. 원한다면 숙소도 소개하고, 양조과정과 와인 철학에 대해 알려주고 싶군요.” 몰리두커 와이너리 오너 ‘사라 마르퀴 즈(Sarah Marquis)’의 장담이다.


‘몰리두커가 사라지다’ 와인 사건으로 주목받다
몰리두커는 2005년 첫 빈티지(Vintage)를 생산하고 와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몰리두커는 와인 전량을 미국에 수출했다. 12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생산된 최고급 와인 ‘벨벳 글로브(Velvet Glove)’가 컬트 반열에 올라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는 총생 산량 절반만 미국에 수출하고 나머지 30%는 한국을 포함한 외국에, 20%는 호주 국내에 판매 하고 있다.


그간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몰리두커가 사라지다(Shiraz Spill Sinks Winemaker’s Dream, for Now)’는 2010년 호주 애들레이드 항구에서 일어난, 한 사건을 다룬 뉴욕타임즈 헤드라인이다. 수출용 와인을 선적하던 중, ‘벨벳 글로브’ 1500케이스(한 케이스당 12병, 약 8억 4700만원 상당)가 5m 높이에서 추락하고 만 것. 와인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 일어나자 호주는 물론 미국, 영국 등 세계 주요 신문과 방송이 앞다퉈 기사로 다뤘다.

 

"그 사건이 나고 처음에는 정말 아찔했지 뭡니까. 나중에 따져보니 축복이나 다름없더군요. 당시 보험에 가입해 3개월 만에 100% 보상받았어요. 그것도 소비자가격으로 말이죠. 그 정도 고가 와인을 모두 팔려면 최소한 2년의 기간이 소요 되거든요. 와인도 팔고 세계적인 매체에 집중 소개됐으니 행운을 얻은 셈이죠.”

 

사라의 설명을 들으며 ‘새옹지마’라는 말 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에선 와인 ‘카니발 오브 러브’ 가장 인기
한국시장에는 2013년 정식으로 들어왔다. 그동안 한국 수입사 등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보냈으나 꼼짝하지 않던 몰리두커가 국내 수입사 씨에스알와인(The Vin CSR)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무엇보다 몰리두커의 양조, 경영철학을 진심 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사라의 설명이다.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그 중심에 씨에 스알와인이라는 좋은 파트너가 있죠. 물론 계속 관계를 유지 하고 싶습니다. 우리 와이너리와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합니 다.” 다행히 한국인들은 몰리두커 와인 스타일을 잘 이해하 고 좋아한다는 것이 사라의 설명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카니발 오브 러브(Carnival of Love)’가 가장 많이 팔린다.

 

[인터뷰]
몰리두커 와이너리 오너 ‘사라 마르퀴즈(Sarah Marquis)’
오직 감각에 의존하여 과일 향에 중점을 두고 와인을 만든다

 

 

Q ‘카니발 오브 러브’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TOP 10’에 올랐다.


흥미롭다. 기자들은 보통 몰리두커의 최고 와인 ‘벨벳 글로브’에 더관심이 많은데…. ‘카니발 오브 러브’가 TOP 10에 오른 것은 가격 때문이다. 와인 스펙테이터에서는 3가지 심사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 번째가 100달러 이하 가격이다. 그 다음이 생산량이 많아야 하고, ‘와우 펙터(Wow factor, 사람을 흥분시키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소량 생산하는 ‘벨벳 글로브’를 출품하지 못해 아쉽다.

 

Q 평가를 받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나.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샘플을 보내면 그걸로 끝이다. 다만 다른 방식으로 후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와인 스펙테이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그랜드 투어(Grand Tour)’에 참가해야 한다. 그 투어의 일환으로 매년 ‘뉴욕 와인 익스피리언스(New York Wine Experience)’에 참가한다. 아무튼 총비용은 5000달러(호주달러, 42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Q 로버트 파커에게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첫 번째 빈티지 와인이 출고됐을 때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의 평가를 받고 싶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여러 날 고민 끝에 그가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몰리두커(호주식 표현으로 ‘왼손잡이’라는 의미) 사연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전략은 대성공, 파커에게 회신을 받았다. 물론 ‘테이스팅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곧장 미국행 비행기에 몸과 샘플 와인을 실었다.


Q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사연이 많다. 테이스팅 전날 로버트 파커가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직 와인 테이스팅을 위해 미국까지 날아왔는데 말이다. 다음날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기다리는데, 그가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파커는 ‘오늘 와인 시음을 위해 진통제도 먹지 않았다’고 말해 그의 프로정신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Q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첫 시음 와인은 ‘바이올리니스트(Violinist)’였다. 그가 ‘내가 먹어본 화이트 와인 중 최고’라고 말해 환호성을 지르고 싶을 만큼 기뻤다. 이어 ‘더 박서(The Boxer)’를 ‘세계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레드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그 뒤에도 ‘카니발 오브 러브’와 ‘인첸티드 패스(Enchanted PATH)’에 각각 99점, 96점을 줬다.

 

그게 로버트 파커가 테이스팅한 마지막 호주산 와인이다. 만약 그가 지속적으로 호주 와인 평가를 했다면 우리는 아마 100점을 받았을 것이다. 파커는 몰리두커 스타일의 와인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인간중심과 사회환원’이라는 우리 와이너리의 양조 철학과도 궤를 함께한다.


Q 기회 있을 때마다 ‘프룻 웨이트(Fruit Weight)’를 강조하던데….


프룻 웨이트는 와인의 품질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됐다. 와인을 감싸고 있는 향긋한 과일 층이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혀에서 과실의 부드러운 느낌이 얼마나 길게, 어디까지 느껴지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구조보다는 과일 향에 중점을 두고 와인을 만들고 있다. 프룻 웨이트가 65% 이하로 나오면 모두 다른 와이너리에 팔아버린다.


Q 측정 방법이 궁금하다.


오직 감각에 의존한다. 블렌딩 등 모든 양조과정에서 프룻웨이트를 측정한다. 실제 ‘더 박서’는 65~75%, ‘블루아이 보이(Blue Eyed Boy)’는 75~85%, ‘카니발 오브 러브’는 85~95%, ‘벨벳 글로브’는 95%의 프룻 웨이트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같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내는 비법이다. 몰리두커의 모든 제품 가격은 이 기준에 의해서 결정된다.


Q 포도 품질이 와인의 맛을 결정하지 않나.


맞다. 우리는 좋은 포도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예를 들어 우리 와이너리에서는 포도나무에서 포도를 수확한 후에도 3~4주간 물을 준다. 포도나무는 수확 전까지 기계에 치이고, 열매를 잃는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꾸준히 물을 보충해주면 다시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사람이든 나무든 자식 같은 열매를 잃고 나면 회복 기간이 필요한 것아닌가. 그 덕분인지 우리 포도나무가 주변에 다른 포도나무보다 훨씬 더 건강하다.


Q 산화방지제로 질소를 사용한다던데….


이 세상 모든 와인 메이커(wine maker)는 이산화황을 첨가한다. 산화를 막기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의 경우 알레르기 발생 등 이산화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얼굴 홍조와 두통, 가려움증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산화 방지제인 질소를 이용한다. 질소는 기체이기 때문에 화학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

 

[프로필]김 동 식
• 국제 와인전문가 자격증(WSET Level 3)

• ‘와인 왕초보 탈출하기(매일경제)’, ‘김동식의 와인 랩소디(헬스조선)’ 등 와인 칼럼 연재

• 서울시교육청 등 와인교육 출강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