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수)

  • 흐림동두천 4.4℃
  • 흐림강릉 7.5℃
  • 연무서울 4.0℃
  • 흐림대전 5.3℃
  • 구름많음대구 6.0℃
  • 구름많음울산 7.6℃
  • 연무광주 6.7℃
  • 맑음부산 8.1℃
  • 맑음고창 7.9℃
  • 구름조금제주 12.0℃
  • 흐림강화 4.6℃
  • 흐림보은 3.5℃
  • 구름많음금산 5.5℃
  • 맑음강진군 9.1℃
  • 구름많음경주시 6.6℃
  • 맑음거제 7.3℃
기상청 제공

문화

[김동식의 와인기행]해외 와이너리 투어, 시음주는 조금씩 와인 구입은 신중히

풍경에 반하고 포도향에 취하다


(조세금융신문=김동식 와인 칼럼니스트) 요즘 해외 와이너리 투어가 인기다. 우리나라와는 정반대 계절인 호주 이야기다. 꼭 와인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혼자 떠나기도 하고, 친구나 가족 등 삼삼오오 그룹 지어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곳에 가면 시원스럽게 펼쳐진 포도밭 풍광과 테이스팅 룸, 전설 같은 와인메이커의 숨은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보르도나 부르고뉴는 물론 미국 나파밸리, 호주 애들레이드에서는 국가 관광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와이너리 측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고, 자사 제품 애호가로 유인할 수 있어 두 팔 벌려 반기는 추세다. 실제 테이스팅용 와인의 경우 무료로 제공하거나, 별도의 마진 없이 실비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와이너리 투어 ‘사방에 복병’
그러나 와이너리 투어는 사방에 복병이 깔려있다. 대부분 사전예약이 필수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방문예약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관광객 발걸음 소리에 포도나무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품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리 지르지 말고, 천천히 걸을 것’을 조건으로 예약 받는 곳도 있다. 이런 곳에서는 ‘조용히 하시오’, ‘신발을 끌지 마시 오’라는 경고문이 사방에 붙어있다.


더 큰 문제는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좌충우돌, 실패를 거듭하기 일쑤라는 점이다. 와인을 따라 주는 대로 덥석덥석 받아먹었다가 너무 취해 다음 일정을 취소하기도 하고, 렌터카 운전이 불가능해 거액의 대리 운전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인적이 뜸한 외국 와이너리에서는 대리 기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거니와 가격도 우리나라보다 10배 정도 비싸다.


그 외에도 고가 와인을 무리하게 다량 구입했다가 발등을 찍고 후회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로 많다. 물론 세관문제다.


현재 국내 반입 가능한 와인은 1인당 한 병, 금액으로는 미화 400달러까지다. 이를 초과하면 주세 30% 외에도 교육세 10%, 관세 15%, 부가가치세 10%를 따로 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를 당하게 된다.


와인 국내반입 1인당 1병만 허용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와이너리 투어는 아직 생소한 여행문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실린 관련 기사를 참조해 ‘와이너리 방문 팁 8가지’를 소개한다.



1. 테이스팅 룸은 결코 동네 술집이 아니다. 말 그대로 ‘맛보기 공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운전하지 않더라도 음주량에 매우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너무 많이 마셔 취하면 다른 고객들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일행의 테이스팅 경험을 망치기도 한다. 만약 와인에 실컷 취하고 싶다면 와이너리 투어가 끝나고 따로 자리를 옮겨 마시는 것이 좋다.


2. 싹쓸이 쇼핑은 후회막급이다. 테이스팅이 끝나자마자 달려가 와인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생산지에서 사면 쌀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다. 무턱대고 여러 병 구입했다가 여행 내내 주체하지 못해 괴로워하기도 한다.


와인 가격이 결코 저렴한 것도 아니다. 유명 와이너리는 대부분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테이스팅 룸은 그야말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시장 형태로 운영하면서 정해진 가격을 그대로 받는다. 어렵게 구축한 국제가격 시스템을 스스로 무너뜨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3. 차량이 제공되는 와이너리 프로그램이나 운전기사 딸린 렌터카를 이용하라.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여행이다.


먼 이국땅에 왔는데 음주운전 걱정에 와인 마실 기회를 놓친다면 그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와이너리 주변에는 볼 것도 많고, 가성비 높은 훌륭한 레스토랑도 널려있다. 전문여행사들은 곳곳에 숨겨진 보석 같은 와이너리 방문상품을 판매한다.


4. 가능하면 아이들을 데리고 가라.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자연지형이 매우 아름답다. 봄에는 연둣빛 싹들이, 여름에는 무성한 포도잎들이, 가을에는 탐스러운 포도알들이 반긴다.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 위에 핀 눈꽃도 장관이다.


사계절 다른 감동을 주는 와이너리 풍광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함께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다만 아이들은 테이스팅 룸에서 지루함을 참지 못한다. 출발하기 전에 장난감놀이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미리 짜놓는 것이 좋다.



5. 와이너리에서 구입한 와인 맛이 변했다? 아니다.
와인 맛과 향은 분위기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 친구들과 함께 풍광이 멋진 와이너리 테이스팅 룸에서 마신 와인이 훨씬 더 큰 감동으로 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내 집에서는 같은 조건을 갖출 수 없는 노릇이다. 매우 유감스럽지만, 응접실 탁자에서 혼자 마시는 와인에서 어찌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와이너리 투어를 떠나야 하는 이유이다.


6. 예의를 지켜라. 와인메이커는 자부심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직접 테이스팅에 나설 때는 적당한 반응도 필요하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거침없이 질문하라. ‘올해 이곳 날씨는 어땠나요? 품질 좋은 와인이 나올 것 같나요?’ 또는 ‘이 와인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나요?’와 같은 간단한 질문을 해도 테이스팅 룸 직원은 신이 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7. 관광객들이 붐비는 주말에는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천천히 돌아보고, 여유롭게 테이스팅 장소에 들어서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서두르면 아무것도 얻을 게 없는 곳이 와이너리다. 기념품 판매점에서 티셔츠를 구입하는 것보다 직원들에게 포도 품종과 양조방법에 대해 질문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와인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8. 새로운 포도 품종 테이스팅에 도전하라. 보통 테이스팅 룸에 들어서면 직원들은 ‘어떤 종류의 와인을 좋아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한다. 이는 ‘아이스 브레이커(ice breaker, 처음 만났을 때 어색함을 누그러뜨리는 활동)’이지만 와인 초보자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만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나는 모든 와인을 좋아합니다. 어떤 와인으로 시작할까요’라며 공을 직원에게 넘기면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진다.



[프로필] 김 동 식
• 국제 와인전문가 자격증(WSET Level 3)

• ‘와인 왕초보 탈출하기(매일경제)’, ‘김동식의 와인 랩소디(헬스조선)’ 등 와인 칼럼 연재

• 서울시교육청 등 와인교육 출강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