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뛰노네 화살보다 더 빨리 헤엄쳐 뛰노네 나그네 길 멈추고 언덕에 앉아서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를 바라보네 젊은 어부 한 사람 기슭에 서서 낚시대로 송어를 낚으려 하였네 그걸 내려 보면서 나그네 생각에 거울 같은 물에선 송어가 안잡혀 그 어부는 마침내 꾀를 내어 흙탕물을 일으켰노라 아, 그 송어 떼가 모여 들어 이윽고 송어는 낚여 올렸네 마음이 아프게도 나는 그것을 보았네” ‘가곡의 왕’ 슈베르트가 1817년에 작곡한 가곡 ‘송어’의 내용입니다. 원래 슈베르트는 괴테를 비롯한 여러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이기를 좋아했습니다. 가곡 ‘송어’ 또한 독일 시인 슈바르트(Christian Friedrich Daniel Schubart 1739~1791)의 시에 곡을 붙인 것입니다. ‘숭어’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일제 강점기를 지나며 우리나라에 알려질 때 잘못 전달된 제목입니다. 가사의 내용에서 나타난 대로 강에서 생존하는 물고기임을 볼 때 ‘송어’가 맞는 말입니다. 슈바르트의 이 시는 사실 일종의 정치풍자시입니다. 어부는 정치인, 송어는 일반 국민을 빗대어서 시인의 정치적 신념을 표현하고자 한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한국을 빛나게 하는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K-클래식계에 전달되었습니다. 쇼팽, 차이콥스키, 퀸 엘리자베스콩쿨에 버금가는 권위를 가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콩쿨>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이 압도적인 지지로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입니다. 뿐만 아니라 청중상과 현대곡 최고 연주상까지 3관왕을 획득했다고 하지요. ‘괴물신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18세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이는 60년 ‘반 클라이번 국제콩쿨’ 사상 최연소 수상이어서 더욱 그 의미를 더합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쿨에서는 2009년 손열음이 2위, 그리고 지난 대회였던 제15회 2017년 선우예권의 우승에 연이어 이번 16회에서도 한국인이 수상해 2연패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독보적인 실력이 아니고서야 같은 나라에서 연달아 수상하기는 어렵고 불리한 상황이었는데도, 이 모두의 우려를 깬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임윤찬 군은 7세에 동네 피아노학원에서 피아노를 시작한 순수 국내파로서 현재는 한예종에 재학중이며, 이번 수상은 피아노 인생 불과 11년 만에 이룬 쾌거입니다. 이 콩쿨에서 임윤찬 군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라흐마니노프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음악인들의 공연이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습니다. 홀 연주는 물론이요, 거리마다 넘치는 버스킹 공연으로 활기 넘쳤던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요즘입니다. 원래 누렸던 것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직은 좀 어색하지만 쉬 적응이 되겠지요? 서곡(overture)이란? 슬슬 공연장 나들이로 발걸음들 하시는데 오페라 공연의 상식 하나 알려드립니다. 연주장을 찾을 때 늦게 도착해서 공연의 시작을 놓친 경험들 있으시지요? 음악회장에서는 그런 경우 늦게 도착한 관객이 곡과 곡 사이 또는 인터미션 때 입장하게 됩니다. 오페라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본 공연 전에 ‘서곡’이라는 순서를 넣는답니다. 늦게 들어오는 관객들을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죠. 서곡의 내용에 대해 쉽게 말하자면, 오페라 전체의 줄거리를 암시하는 듯한 음악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드라마의 ost나 영화음악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때론 10분 정도의 이 음악이 본공연보다 더 사랑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그런 예의 대표곡이 ‘롯시니’의 <윌리엄텔 서곡>입니다. 윌리엄 텔 서곡 ‘프렐류드(새벽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녹음이 짙어가고 새소리가 더욱 선명히 들리는 5월입니다. 일 년 중 가장 좋은 시즌입니다.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선선하니 가족과의 나들이도, 부모님과의 추억도 가장 많은 때입니다. 부모님께 선물 많이 하시지요? 이번 호에는 고인이 된 부모님을 향한 선물과 같은 음악 소개합니다. 우아한 유령 <우아한 유령>은 작곡가 볼컴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모하며 작곡한 ‘세 곡의 유령 래그(rag)’중 한 곡입니다. 제목에서 ‘Ghost’라는 표현을 쓰지만 ‘유령’보다는 ‘영혼’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어울립니다. 비록 고인이 되셨지만 생전에 춤추기를 좋아하시던 아버지의 영혼에게 바치는 아들의 사랑고백입니다. 볼컴은 슬픈 듯 우아한 듯 그러면서도 약간은 경쾌하게 춤을 추며 노니는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며 허전함을 달랜 듯 합니다. Rag-time 미국의 현대음악가인 볼컴은 ‘래그타임’이라는 기법을 주로 사용하여 작곡하였습니다. 래그타임이란 ‘규칙적인 리듬 위에 흥겨운 당김음(syncopation) 리듬을 얹어 표현하는 음악’을 말합니다. 재즈의 전신이라 할 수 있죠. 볼컴은 그의 음악이 형식과 틀에 갇히지 않고 연주자의 감성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고난 없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고뇌와 고문 가운데서도 평온한 마음, 오직 소망과 순결한 사랑으로 살았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현지 시각 새벽 5시였습니다. 전쟁이라는 것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충격이고 공포입니다만 예전처럼 영토정복전쟁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는 21세기의 세대들에게는 ‘고통’이라는 기본감정에 ‘당황’이라는 생소한 감정까지 더해졌습니다.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새벽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국민들은 군인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까지 총대를 메고 국가수비에 나섰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비단 피침략국가만 겪는 것이 아닙니다.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 역시 수입수출을 비롯한 경제 제재 등의 압박과 세계인들의 비난을 받으며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모든 일상과 평화가 전쟁이라는 먹구름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음악이 상처를 치유 매스컴을 통해 여러 나라의 음악인들이 고통당하는 이들을 응원하기 위하여 악기를 잡는 모습이 비춰졌습니다. 피난의 행렬 앞에서나 대피소등 장소를 불문하고 각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공연이 열렸고, 군인의 신분으로 수비를 하다가 총을 잠시 내려놓고 악기를 잡은 음악가도 있었습니다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아름답다, 슬프다, 우아하다… 이 곡은 브람스의 애틋하고 마음 저린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금기된 사랑 노래입니다. 청년 브람스는 20세에 14살 연상인, 스승 슈만의 부인 클라라와 운명적으로 만나서 43년을 이어간 외사랑, 음악계에서 이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수식어를 사용해 당신을 불러보고 싶습니다.”(클라라에게 보낸편지 中) 당시에 이미 촉망받는 여류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와 그녀의 남편 슈만, 그리고 슈만의 제자인 브람스의 운명같은 사랑. 이 질긴 운명의 고리 안에서 셋은 독일 낭만 음악의 동지로서 서로 지지하고 교감하며 예술혼을 불태웠습니다. 후에 슈만이 자살기도를 하고 결국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후에도 평생을 클라라 옆에서 보필하며 옆을 지키다가 60세의 어느 때에 74세인 클라라에게 이 6곡의 인터메조를 헌정합니다. 마치 보물처럼 애틋하고 귀한 마음을 곡의 중간중간에 담아놓고 이제라도 부디 그의 마음이 그녀에게 닿기를 기원하지요. 평생을 마음 열어 브람스를 받아 들여주지 않던 클라라가 죽기 전 브람스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그를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이보다 더 아름다운 곡은 이제 쓸 수 없다. 여기서 그만두자” 작곡가의 작품에 후세 사람들이 제목을 지어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제목이 나라마다 다르기도 한데, 슈베르트의 이 곡은 전 세계 공용으로 ‘미완성교향곡’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교향곡의 구성은 대부분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2악장만으로 지어져 후대에 전해지고 있는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을 소개합니다. 슈베르트가 작곡한 이 곡이 미완성으로 남게 된 데에는 많은 의혹과 분분한 의견들이 있으나, 다만 작품의 시기(1822년)로 볼 때 작곡하다가 사망을 하거나 한 이유는 아닌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 중에서도 ‘비록 2악장만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곡의 완성도가 너무나 훌륭하여 그가 의도적으로 작곡을 멈췄다’라고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여 하나의 작품으로서 퍼펙트하다고 생각한 데서 비롯된 이야기인데, 수긍이 갑니다. 지금까지도 슈베르트의 9개 교향곡 중에서 가장 명곡으로 남아있을 정도로 인정받는 작품이니 말입니다. 멜로디 장인 슈베르트 ‘가곡의 왕’답게 아름다운 멜로디에 능한 슈베르트의 악풍이 살아있어 9번과 함께 가장 유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그리스 신화에 ‘판(Pan)’이라는 신이 있었습니다. ‘판’은 ‘숲의 신’ 또는 ‘목신(牧神)’이라고도 불리며 술과 축제, 음악을 즐기던 유쾌한 신이었지요. 나른한 오후, 갈대피리를 불던 목신은 시냇가에서 목욕하던 요정들에 대한 생각에 잠깁니다. 그 생각이 발전하여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몽상이 되고, 그 몽상 속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한 요정을 좇아 헤맵니다. 그러나 환영 속의 요정은 곧 사라지고, 목신은 이미 커져 버린 욕정의 공상을 펴나가다가 마침내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를 만나 품에 안게 됩니다. 이윽고 환상이 사라지고 오후의 고요함과 그윽한 풀냄새 속에서 다시 졸기 시작하는 목신, 그에게 막연한 권태가 스며들어옵니다. 인상주의의 신호탄 “나는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를 자유롭게 회화로 표현하였다. 시 전체를 샅샅이 다룬 것은 아니고 하나의 배경으로 삼아 목신의 갖가지 욕망과 꿈이 오후의 열기 속을 헤매고 있는 공기를 그렸다. 요정은 겁을 먹고 달아나고 목신은 평범한 자연 속에서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된다는 꿈에 부푼 채 잠이 든다”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초연 때 드뷔시가 한 말입니다. 이 곡은 ‘스테판 말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하늘길이 열리다 “호주는 이제 이륙할 준비가 되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말입니다. 호주 시드니공항의 닫혀있던 문이 열렸습니다. 600일만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타국인은 물론 자국민까지도 해외 왕래를 할 수 없도록 꽁꽁 봉쇄조치를 취했었던 호주입니다. 업무차 호주에 나가 체류해 있던 외국인들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해외에 잠시 나와 있던 호주인 또한 돌아가지 못해 타국에서 외로움을 삭혀야 했던 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80%에 이르고 전 세계적인 ‘위드코로나’의 움직임에 맞추어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해서 서서히 규제를 풀어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봉쇄해제 이후 첫 비행기가 착륙한 날 시드니공항은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사랑하는 연인이, 형제자매가 그동안 그리움 속에 얼마나 애를 태웠을런지요. 그리움 가곡 ‘그리움’은 박목월 작사 이수인 곡의 명곡입니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1915~1978)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객지생활을 호되게 하면서 지독한 향수병을 앓았다 합니다. 하긴 그가 살았던 한국의 시대상이 워낙 그랬을 겁니다. 전쟁, 가난을 동반한 격동의 세월이고 보니 누구나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오징어 게임과 왈츠 전세계가 열광하는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가 집계하는 세계 83여개국에서 당당하게 1위.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들이 여과 없이 드러나서 약간의 충격이긴 했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한 진한 감동도 있고 여운도 남더군요. 인터넷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 아이들의 놀이는 정말 창의적이고 다양했어요. ‘사회성’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알아서 단합하고 조율하고 그랬지요. 장난감 하나 없어도 눈만 뜨면 나가서 해가 질 때까지 어울려 놀고, 저녁이 되면 “○○야, 밥 먹어라!”하는 엄마들의 호출에 집으로 돌아가던 추억에 잠시 젖었습니다. 전쟁의 피비린내를 잠재우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오징어 게임에는 클래식 음악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그들이 게임을 하러 나갈 때, 그리고 게임을 마친 후 사용된 음악이 ‘요한스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입니다. 얼핏 보면 너무 안 어울리는 듯 해요. 죽고 사는 일이 걸려있는 게임인데 왈츠를 들려주다니... 놀리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이 곡의 그 창작배경을 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1866년에 오스트리아는 프로이센과의 전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십 수년간 다니던 서점이 영업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참새 방앗간처럼 오며 가며 들러 지식도 채우고, 지칠 땐 에너지도 채우던 정든 곳인데 많이 아쉽습니다. 새 도약을 위해 리모델링 후 재개원하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에코백을 아직 포장도 풀지 않았는데 이것이 이제는 메모리얼 물품이 되고 말았네요.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오프라인의 아이템이 하나둘 사라진다는 소식은 어찌보면 받아들여야 하는 자연스러운 변화인데 한구석 씁쓸한 마음은 금할 길이 없습니다. 유독 이곳을 자주 찾게 되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서점의 BGM으로 항상 피아노 소나티네가 흘러나왔다는 것입니다. ‘소나티네’란 쉽게 말하면 ‘규모가 작은 짧은 소나타’인데 가볍고 부담스럽지 않아 책 읽는 공간에서 더없이 좋았습니다. 화려함이나 웅장함과는 거리가 멀고, 당시의 피아노 형태로 인한 특성이긴 하지만, 절제된 페달 사용덕분인지 음악이 무척 깔끔하기도 합니다. 고전주의 음악의 형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단순함은 마치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순수함을 연상시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클레멘티 소나티네 피아노라는 악기를 배울 때 초보자에서 벗어나 처음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기억하시나요?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뜻대로 하세요, 십이야, 그리고… 이번 호의 주제인 바로 ‘한여름 밤의 꿈’. 두 젊은 남녀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랑, 도피, 그리고 요정들의 개입으로 인한 뒤죽박죽 얽힌 떠들썩한 상황이 익살스럽게 펼쳐지는 한여름 밤, 숲속에서 펼쳐지는 꿈과 같은 이야기 입니다. 줄거리 요정의 숲속에서 아름다운 처녀 헤르미나는 아버지가 정해 준 약혼자인 드미트리어스에게서 도망쳐 사랑하는 애인 라이샌더와 함께 달아납니다. 그러자 드미트리어스는 약혼녀 헤르미아를 뒤따라 숲속으로 찾아 들어가며, 또한 드미트리어스를 짝사랑하는 헬레나 역시 사랑을 좇아 숲속을 헤맵니다.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는 헬레나를 불쌍하게 생각한 요정의 왕 오베론은 헬레나의 사랑을 이어주기 위해 자기 아내 티타니아에게 쓰려던 사랑의 꽃즙을 그녀에게 바르도록 계획하죠. 하지만 서두르는 통에 그만 사랑의 꽃즙을 라이샌더와 드미트리어스에게 바르게 되고, 두 남자 모두 헬레나를 사랑하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일이 복잡하게 얽히게 되지만 결국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오고 성대한 결혼으로 마무리된다는 다소 엉뚱하고 재미난 내
대한민국에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었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 사뭇 긴장도 됩니다. 휴전협정 이후 한반도의 안보가 어느 때 보다 위험한 상황이고 보니, 뽑은 사람이나 뽑힌 사람이나 떨리긴 매한가지네요. 한 사람을 소개해 봅니다. 파울 비트겐슈타인(Paul Wittgenstein. 1887~1961) 오스트리아 태생이며 어릴 때부터 피아노 연주에 두각을 나타내어 브람스, 말러 등 당대최고의 음악가들과 함께 협연을 할 정도로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였습니다. 그러나 1차 대전에 참전하여 팔에 총탄을 맞고 급기야 오른팔을 절단하는 비극을 당합니다. 그것으로도 부족하여 이후 오스트리아의 패배로 시베리아 포로수용소에 수감되기도 하죠. 그러나 그는 왼손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다는 꿈을 꾸면서 나무상자를 왼손으로 두드려가며 상상연주를 하곤 했답니다. 종전 후 빈으로 돌아온 파울은 약간의 침체기를 딛고,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에게 왼손만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해 줄 것을 의뢰하였고 빈에서의 초연은 대성 공을 거두었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파울 본인도 수많은 곡을 왼손만의 연주로 가능하게 편곡하였습니다. 현존하는 전설적인 왼손의 피아니스트
동서냉전의 시대를 마감하는 무너진 베를린 장벽 앞에서 세계적인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 는 나지막한 첼로의 선율로 평화를 환영하며 맞아들입니다. 그 음악이 무엇인지 아시는지요? 바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이념과 공간, 세대를 뛰어넘어 전 세계인들이 이 음악 하나로 뭉쳐질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도 여겨집니다. 가장 대중적인 클래식 작곡가 바흐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가장 대중적인 클래식 작곡가로 바흐가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대중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클래식 곡이 바흐의 음악이라는 사실에 저도 깊은 수긍이 됩니다. 바흐의 곡을 감상하면 마음이 차분하고 정리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바로크 음악의 절제적인 아름다움 덕분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바흐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바흐스러운’ 따뜻함과 위로의 힘이라고나 할까요? 바흐의 부인인 ‘안나 막달레나’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자신의 남편이 ‘하늘의 영감을 받아 음악을 작곡한다’고 했는데, 인생의 많은 어려움을 신앙의 힘으로 극복했던 내면의 보석과도 같은 음악성에 대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저는 고민이 있거나 감정이 혼란스러울 때 바흐의 평균율을 연주합니다. 바흐의 음악에는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는
“베토벤,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한다네!” “그 녀석도 역시 속물이었군. 그 녀석도 역시 야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민중의 권리를 짓밟고 그 누구보다도 더 지독한 폭군이 되겠지!” 친구 페르디낭의 급보를 전해들은 베토벤은 비통한 심정에 빠졌다. 베토벤이 생존하던 시기의 유럽은 정치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일대 변혁기였다. 프랑스 대혁명(1789년)이 일어나 절대주의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제가 실시된 시기였는데, 이후 나폴레옹 전쟁(1799~1814) 와중에 빈도 프랑스군의 점령으로 왕족과 귀족이 헝가리로 피신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베토벤은 빈 주재 프랑스 대사였던 베르나도트와 친해지며 나폴레옹에 대해 듣게 되고 그를 지지하는 마음이 불같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가 신봉해 마지않던 나폴레옹은 일개 포병으로 전투에 참가했다가 반란군을 평정하고 최고사령관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희대의 영웅이었다. 전제군주의 폐해에 깊이 공감하고 자유를 위한 투쟁을 하며, 민중의 편에 서서 자유의 정신을 간직한 나폴레옹. 그를 너무나 신봉하던 베토벤이었기에 나폴레옹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작품을 통해 찬미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1803에 작곡을 시작해 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