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통치권과 경영권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만기친람으로 국가의 모든 기무, 국정 전반 혹은 기업의 모든 경영 전반에 걸쳐 아래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일일이 체크하는 것을 말한다.
상위자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다며 근면 성실을 과시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인식되게 만든다. 무위지치는 중국의 도가에서 나온 개념인데,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스리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입 없이도 자연과 만물의 조화를 통해 균형 잡힌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가급적 간섭과 규제를 멀리한다는 사상으로, 아마 춘추전국시대에 군주들의 패권 싸움에 고역을 안은 백성들의 한이 맺힌 절규에서 생겨난 개념일 것이다.
과연 어느 것이 좋은 것인가? 이는 우문우답(愚問愚答)인가? 아니면 현문현답(賢問賢答)인가? 이와 관련해 두 가지 방법의 장단점을 거론해보기로 한다.
만기친람은 장점으로 상위자의 근면과 권위를 내세워 통치의 집행 의지를 알려 미래의 방향을 확실히 잡아 모두가 경계심을 갖고 직분에 철저히 매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으로는 부하 직원에 대한 불신과 신뢰 결여로 인한 독주가 내부적 불만을 키워 자율적 업무 집행이 막히고 잘못된 방향에 대한 내부 충언이 사라진다. 또한 전문 영역에서의 오도를 할 염려가 있다.
무위지치는 장점으로 스스로 책임과 의무의 자율성을 부여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단점으로는 장점의 성과가 거꾸로 갈 경우 방임, 무책임으로 산만해지고 정책의 조율과 집행성이 약해져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즉 만기친람이나 무위지치는 양쪽 다 장단점의 그 결과가 극한적으로 몰려, 잘하면 극대의 플러스 성과를, 잘못하면 극대의 마이너스 성과를 시현한다.
과거 역사의 사례를 들어보자. 만기친람의 성공 사례는 당 태종 이세민, 조선 세종을 꼽을 수 있고, 실패 사례는 진시황, 명 태조 홍무제 등을 들 수 있다.
무위지치의 성공 사례는 한나라 문제, 조선 성종을 꼽을 수 있고, 실패 사례는 당 현종, 조선 선조를 들 수 있다. 만기친람이 성공하려면 성군과 충언 허용이 전제돼야 하고, 무위지치가 성공하려면 모든 제도가 안정되고 인재가 풍부해야 한다.
현대 경영의 사례를 들어보면 만기친람형 성공 사례 CEO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실패 사례 CEO는 위워크의 아담 뉴먼을 꼽을 수 있다.
무위지치의 성공 사례 CEO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애플의 팀 쿡, 실패 사례 CEO는 GE의 잭 웰치 등을 들 수 있다.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친숙한 CEO를 거론해보겠다. 대우그룹의 김우중과 삼성그룹의 이건희이다.
실제 있었던 회의 석상에서의 일화라 재미있다. 양 그룹 모두 때때로 그룹의 전략을 위해 그룹 사장단 회의를 하고 그 주재를 회장이 맡는다.
김우중은 일일이 혼자서 모든 것을 체크하고 세부 사항까지 지시하며 사후 점검도 한다. 그러다 보니 사장단들은 지시 사항을 메모하기 바쁘다. 모든 계열사 수십 개를 챙기니 시간도 7일 연속으로 강행군하게 된다.
이건희는 회의 석상에서 앞으로 해나갈 전략 방향만을 얘기하고 나머지 세부 사항은 사장단들이 알아서 잘 토의하고 집행하라는 지시를 하고는 자리를 뜬다.
그래서 그 영향이 그룹의 총사령탑인 기획조정실(대우), 비서실(삼성)의 파워가 차이가 난다. 삼성그룹 비서실은 회장으로부터 모든 사항을 위임받아 사후 점검하니 그 위세가 대단해 비서실이 계열사로 출동하면 산천초목이 떨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많이 들렸다.
반면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은 계열사로 출동하더라도 어차피 그 위의 회장으로부터 별도의 구체적 지시를 받으니 위세가 크게 강하지 못했다.
만기친람과 무위지치, 어느 쪽을 택할 것이냐는 정답이 없고 그 부닥친 상황과 여건에 따라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최적의 답인 것 같다.
그러나 필자가 느낀 과거의 경험을 보면, 사업 초기에는 만기친람 대 무위지치의 비중을 7대 3으로, 안정된 다음에는 거꾸로 3대 7의 비중으로 경영한다면 크게 오류를 벗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주요한 것은 절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10대 0의 비중은 자멸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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