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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규칼럼] 이재명 대선후보, 난제 풀고 정권재창출 이뤄낼까?

(조세금융신문=박완규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경기도지사)가 10일 지역별 순회 경선 및 1∼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과반 이상인 50.29%를 기록하면서 결선투표 없이 집권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뽑혔다.

 

이낙연 후보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62.3% 득표로 압승을 거두며 뒷심을 보였지만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지지층 등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주경야독으로 변호사가 돼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낸 입지전적 뚝심의 행정가인 이 후보에게 정권 재창출의 과제를 맡겼다.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을 두 쪽으로 가른 후유증을 극복하고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반면교사 삼아 국민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새로운 정책과 비전으로 정정당당한 본선 대결을 펼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이 후보의 대권가도에는 적잖은 시련과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당초 56% 정도 득표율이 예상됐지만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큰 표 차로 이낙연 후보에게 뒤지면서 턱걸이 과반을 한 것은 정국을 뒤흔든 대장동 의혹의 여파 때문이다.

 

이낙연 후보가 띄웠던 '불안한 후보론'이 민심을 파고든 방증인 까닭인데, 이 후보 측근 인사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배임 혐의로 구속된 이 사건의 파장에 따라 그의 앞길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른바 '사법 리스크'는 대선 내내 불안 요인으로 잠복하며 이 후보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를 '국민의 힘 게이트'로 주장하며 정쟁화하기보다는 사업 추진 당시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빠져 민간사업자에게 수천억원대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 사건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명낙대전'으로 불릴 정도로 격화한 경선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고 원팀을 꾸려낼지도 관심사다. 경선기간 이낙연 캠프의 설훈 공동선대위원장이 이 후보의 배임 가능성을 제기하며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을 가상할 수 있다"고 했을 정도로 양 캠프 간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패배한 이낙연 후보가 경선 뒤 결과에 승복하느냐는 기자들의 수차 질문에 묵묵부답하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책임이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 주길 바란다"고 한 것은 후유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후보가 이낙연 지지그룹까지 아우르는 '용광로 선대위'를 꾸릴 수 있느냐가 원팀 여부의 관건이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를 천명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공과의 옥석을 가려 계승할 것은 계승하되, 차별화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교체의 여론이 과반인 현실을 고려한 고육책이자 중도로의 지지층 확장까지 염두에 둔 포석일 것이다.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겠다"고 강조한 것 역시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의 극복을 내세워 민심을 부여잡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보인다.

정국을 뒤흔든 대장동 의혹과 '명낙대전'에 묻힌 탓에 민주당 경선에서 정작 이 후보의 비전과 정책에 대한 검증은 소홀히 다뤄졌다. 그가 표방한 '전환적 공정성장'이라는 경제정책 기조는 기본소득ㆍ기본주택ㆍ기본금융 등 미답의 정책들로 구성돼 있다. 포퓰리즘 논란을 빚은 이러한 기본시리즈의 재원 조달 방안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등은 아직 제대로 검증된 바 없다.

 

그가 경선 승리 후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고 이번 대선을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으로 삼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자신은 게이트로 비화하는 대장동 의혹으로보터 자유롭지 못한 것도 역설적인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심판대에 오른 이 후보가 각종 법적, 도덕적 검증을 회피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스스로 결백을 입증해 내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비로소 막을 올린 대선 본선에 임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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