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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완규 칼럼] 그대, 지금 대권을 꿈꾸는가?

(조세금융신문=박완규 논설위원) ‘아직 살아 있기에 / 꿈을 꿀 수 있습니다 / 꿈꾸지 말라고 / 강요하지 마세요 / 꿈이 많은 사람은 / 정신이 산만하고 / 삶이 맑지 못한 때문이라고 / 단정 짓지 마세요

나는 매일 꿈을 꿉니다 / 슬퍼도 기뻐도 / 아름다운 꿈 / 꿈은 그대로 삶이 됩니다‘ (꿈을 위한 변명/이해인)

 

‘단 한번뿐인 생애 / 차갑게 얼어붙은 / 내 가슴에 불을 지피고 / 무지개가 떠오를 날을 기다리겠다 /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 / 너를 기다리겠다 / 꿈대로 살아가기 위하여 /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겠다 / 이 세상 생명 있는 /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며‘ (나는 내 꿈대로 살겠다/나명옥)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학창시절에 한 번쯤 들어봤을 금언이다. 그런데 앞의 꿈과 뒤의 꿈은 뜻이 전혀 다르다. 전자는 ‘잠자는 동안에도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물을 보고 듣고 행동하는 정신현상’이요, 후자의 꿈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의미한다. 시쳇말로 ‘깨몽’이라고 일컫던 ‘꿈 깨라’ 같은 말에서의 꿈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을 뜻한다.

 

앞뒤의 문맥에 따라 뜻이 달라지듯 꿈의 종류도 다양하다. 꿈의 허망함과 헛됨을 절절히 묘사한 일장춘몽과 백일몽이 있는가 하면, 토속신앙에서 발원된 해몽은 길몽과 흉몽으로 나뉘고, 앞날을 미리 점치는 예지몽도 있다. 태어날 아기의 운명을 점지하는 태몽도 있고, 가위눌리는 악몽도 있다. 또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 남영로의 소설 ‘옥루몽’도 있다. 내 오랜 언론지기 벗은 몽유라는 필명을 쓰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하고많은 꿈 중에서도 가장 야무지고 원대한 꿈은 역시 대권 꿈이지 싶다. 5년에 한 번씩 뽑는, 하늘이 내린다는 나랏님. 스무 번째 대통령 권좌를 꿈꾸는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이 줄지어 출사표를 냈다. 치열한 경선을 거치고 또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이런저런 부침(浮沈)도 감내하면서 어느덧 여당은 이재명, 이낙연 후보, 야당은 윤석열, 홍준표 후보가 4강 구도를 형성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형국이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이라는 사상초유의 환란 시국에도 이들 대선 후보들은 유권자인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꿈 마케팅을 펼친다. 서민들에게는 확실한 내 집 마련의 꿈을, 중소기업에는 대기업과의 상생의 꿈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는 안정된 영업활동의 꿈을, 대학생을 포함한 취준생에게는 정규직 취업보장의 꿈을 제시하기도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꿈이 담긴 청사진을 보면 이상(理想) 국가가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실상은 그저 몽상에 불과할 뿐이다. 황금만능사회의 기득권과 집단이기로부터, 반칙과 위선, 불공정으로부터 여전히 보통사람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현실은 남루하고 초라하기만 한 까닭이다.

 

자식에게 대물림될 지경의 가계빚 청산의 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개선의 꿈, 안전사고가 없는 노동현장의 꿈, 다문화 가정 또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 평등의 꿈, 이주 노동자의 취약한 노동환경 개선의 꿈,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에 대한 복지확충의 꿈, 이런 소박한 꿈들이 이뤄져 반칙과 위선이 없는 가운데 모두가 공평무사하게 살아갔으면 싶은 꿈일진대, 헌정 이래 열 아홉 번째 대통령조차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됐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궐위나 헌법 개정에 따른 임기단축 혹은, 선거법 개정이 없는 한 내년 3월 9일에 치러질 것이고 앞서 열거했던 후보 중 한 사람은 대권의 꿈을 이룰 것이다. 소수 정치지망 세력을 뺀 대다수 국민들은 정권재창출이니 정권교체니 하는 정치놀음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제발 스무 번째 대통령만큼은 실패하지 말고 ‘국민이 진정으로 꿈꾸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단언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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