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흐림동두천 -8.3℃
  • 구름많음강릉 2.3℃
  • 구름많음서울 -6.7℃
  • 구름많음대전 -3.8℃
  • 연무대구 1.7℃
  • 연무울산 3.7℃
  • 흐림광주 -1.0℃
  • 흐림부산 6.0℃
  • 흐림고창 -2.1℃
  • 구름많음제주 5.4℃
  • 흐림강화 -8.6℃
  • 흐림보은 -4.3℃
  • 구름많음금산 -3.0℃
  • 흐림강진군 -0.1℃
  • 흐림경주시 2.8℃
  • 구름많음거제 3.8℃
기상청 제공

산으로 간 ‘합산규제’…주무부처간 밥그릇 싸움 변질

“경쟁 촉진 vs 공정환경” 공전 거듭…KT-딜라이브 M&A ‘발목’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1년째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고 정부는 두 주무부처의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의견을 조율 중이다. 향후 논의 일정도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통신사와 케이블 TV 사업자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기업결합심사에 착수했고,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통신 3사 중 당장 KT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관련 결정이 재차 연기되면서 딜라이브와의 인수합병(M&A) 추진전략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란 위성방송, 케이블 TV, IPTV를 하나의 유료방송시장으로 보고 특정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유료방송시장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게 막는 법이다. 독과점 방지를 위해 도입됐으며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이에 따라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는 당초 지난 1월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야간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제출한 사후규제안을 두고 소위원회가 언제 열릴지도 미지수다.

 

때문에 합산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합산규제 향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장 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기업은 KT와 딜라이브다. 이들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가 각각 티브로드와 CJ헬로 M&A에 나선 것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없는 상황이다.

 

비록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인수가 예정대로 마무리돼도 KT는 KT스카이라이프와 함께 31.07%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한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품고 유료방송시장 2위(24.54%)를 차지하게 된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와 함께 3위(23.92%)다.

 

당초 KT는 딜라이브와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산규제 논의가 지연되면서 일시 중단된 상태다. 향후에는 경쟁사들이 추가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딜라이브도 내달 말까지 1조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채권단에 상환해야 하는 처지여서 난감하다. 딜라이브 대주주 KCI(국민유선방송투자)는 지난 2007년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2조2000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았다. 채권단은 이 중 8000억원을 출자전환했고 나머지 금액은 3년 동안 만기를 연장해줬다.

 

딜라이브는 올 초부터 채무에 대한 만기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M&A 절차가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당장 합산규제 폐지가 확정되고 KT와 협상을 진행하더라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vs 방통위…합산규제 논의 ‘엇박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합산규제 사후규제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후 과기정통부의 방안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견과 방통위의 의견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의견도 들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실무자들이 만나며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업무 성격이 태생적으로 달라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산업 진흥이, 방통위는 규제가 주요 업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근본적으로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부터 지향점이 다르다. 과기정통부는 시장환경과 해외 제도 등을 고려해 유료방송에 대한 사전규제를 완화해 경쟁을 촉진하되 공정경쟁 및 이용자 보호 관련 제도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달리 방통위는 합산규제가 시장 점유율 규제로 독과점적 지위를 제한해 공정경쟁 질서를 확보했다는 기본 취지에 집중, 정책 목적이 실현되는 것을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을 놓고도 의견 차가 크다. 가장 차이가 뚜렷한 부분은 요금 신고제 도입과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여부다.

 

과기정통부는 사후규제 방안 중 공정경쟁 환경 조성의 일환으로 요금 신고제를 포함했다. 현재 유료방송 사업자의 이용요금은 정부의 승인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요금 승인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되 이용자 보호를 위해 최소 채널 상품 요금은 승인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합산규제가 일몰된 만큼 이용요금 승인제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이를 포함해 시장 지배력이 높은 사업자를 시장집중 사업자로 지정하고 금지행위 위반 시 과징금을 행위별로 차등해 규제하는 의견도 냈다.

 

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에 대해 다른 행보를 보인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규제안에 대해서도 서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사후규제안은 양 부처가 얼마나 의견 차를 좁힐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으나 각각 규제권한을 가져가기 위한 양상으로 변질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 부처가 갈등 양상을 보임으로써 또 다시 합산규제의 불확실성이 연장되는 것”이라며 “기존 1~2년 연장이 아니라 사후규제 방안 마련까지 무기한 연장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