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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유통 · 의료

[기업분석]②오리온, 5년새 직원 37% 줄였다...일자리 정책 ‘외면?’

2013년 대비 수익성 대폭 호전에도 직원수 제과 4사중 최대 감소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도 감소세 지속...정부 정책 소극 대응?

 

(조세금융신문=민경종 전문기자) 국내 제과 4사중 지난해 연결매출 1위를 기록한 오리온이 문재인 정부 출범 최대 역점·공약사업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 정책에 가장 미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예외 없이 매년 직원 수(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 포함)가 줄어 이 기간 중 무려 37.0%나 감소한데다가, 더욱이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직전년도인 2016년 말 대비로도 11.9%나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쟁사인 롯데제과의 경우에는 영업환경 및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2013년과 비교해 9.2%와, 2016년 말 대비로도 5.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아울러 비슷한 외형규모를 가진 업계 3위 해태제과는 2013년 대비 6.1% 감소, 또 크라운제과의 3.7% 감소와 비교해도 직원 감소폭과 그 비율이 월등히 높다. 

 

이정도면 오리온이 현 정부의 일자리창출 노력에 대해 소극적임을 넘어 아예 외면한 것으로 봐도 무방한 것 아니냐는 것이 제과업계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기간 중 국내 제과업계 4사의 직원 수는 어떠한 궤적을 그려왔을까?

 

■ 롯데제과, 손익악화 와중에도 4사 중 홀로 직원수 늘려..오리온과 ‘대조’

 

각사 사업보고서에 의거해 이들 4사의 직원 수 추이를 살펴보면, 먼저 업계 1위 롯데제과는 지난 2013년 4541명에서 2018년 4958명으로 417명이 늘어 약 9.2% 증가했다.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직전 년도인 2016년과 비교해도 약 252명이 늘어 5.4%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실적은 외형과 손익 공히 매년 악화추세를 보여 직원 수 증가와 대조를 보였다. 별도재무제표기준 매출은 2013년 1조6101억에서 지난해 1조5861억 원으로 약 1.5%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96억 원에서 599억으로 무려 45.3%나 급감한 것.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롯데제과는 현 정부의 일자리창출 정책에 적극 호응하며 직원 수를 오히려 더 늘린 반면에, 오리온(오리온홀딩스 포함)의 경우 직원 수는 2013년 2450명에서 지난해 1740명으로 무려 710명이나 줄어(감소율 37.0%)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오리온 실적은 2013년 7922억 매출에 영업이익 475억에서 지난해 7119억 매출과 922억의 영업이익을 시현, 매출은 10.1% 준 반면에 영업이익은 되레 94.1%나 급증했다. 

 

분석기간을 좁혀 현 정부 출범직전인 2016년말과 비교하면 매출은 4.8%, 영업이익도 17.2%나 신장해 외형과 손익 공히 향상된 호 실적을 기록해 롯데제과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특히 손익의 급격한 호조세는 양사의 직원들 급여 총액을 비교해보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롯데제과가 지난해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은 2381.4억 원인 반면에 오리온은 1093.2억으로, 롯데제과가 약 1290억 원 가량 더 많이 지출했다. 그만큼 회사 손익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롯데제과는 실적(손익) 악화세가 지속중임에도 불구, 정부의 일자리 창출노력에 부응하며 직원 수를 늘린 반면, 오리온은 손익이 호전되는 양상임에도 되레 직원 수는 감소시킴으로써 마치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역행하는 듯한 오해를 살만한 행보를 보여 대조적이다.

 

뿐만 아니라 오리온과 외형(매출액)이 비슷한 해태제과와 크라운제과의 직원 수 감소율이 각각 6.1%와 3.7%에 그친 점과 비교해도 오리온의 직원 수 감소폭과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오리온이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지적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한 오리온 측 입장은 무엇일까?

 

■ “직접 고용에서 간접으로 형태만 변경, 일자리 이어가고 있어”...“궁색한 변명” 

 

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대리점제도 도입을 통해 직접 영업에서 간접 영업으로 전환중에 있다”며 “대리점체제 전환으로 감소한 인력 대부분은 영업사업권을 가지고 대리점을 운영 중이어서, 이는 곧 직접고용에서 간접고용으로 형태가 변했을 뿐 일자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리온은 간편대용식, 물 등 신규 사업을 적극 펼치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오리온농협 밀양공장, 제주도에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 등을 건설해 현지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으며(오리온 임직원으로 합산되지 않음),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등을 배려한 다양한 일자리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이에 대해 제과4사에 근무 중인 박성호(38세 가명)씨는 “어느 직장인이 급여와 복리후생 등 안정적인 회사를 떠나 불안정한 개인사업자의 길로 자진해 들어서겠느냐”며 “더욱이 지주사의 종속법인(계열사)설립이나 합작사의 공장 건립 등으로 채용한 직원까지 자사의 일자리창출 공로에 포함시키려는 것은 너무 궁색해 보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참고로, 2018년 말 기준 제주용암수는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가 86.8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오리온의 관계사이고, 오리온농협의 경우는 농협경제지주 51%, 오리온이 49%의 지분을 투자해 2016년 9월 설립한 합작법인이어서 오리온 자체의 순수한 일자리 창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즉, 오리온이 제시한 논리대로라면 롯데, 해태, 크라운 등 나머지 3사도 그룹 내 관계사나 합작법인이 채용한 인원까지 일자리창출 성과로 간주해야 논리적 형평성이 맞는다는 설명이다.

 

이상에서 보듯 오리온이 직원 감소로 절감된 인건비로 큰 폭의 손익 개선에 도움을 얻은 점은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에는 크게 일조했겠지만, 또 다른 존립 목적인 사회 공헌을 통한 ‘사회적 책임’실천에는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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