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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슈체크] 화난 개미, 정부측 ‘대주주 10억→5억’ 진화에도 거센 반발

한투연 정의정 대표 “조세 형평 어긋나…연말 매도 폭탄 예고”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당‧정‧청이 지난 1일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놓고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주주 요건을 강화하기로 한 기존 정책 대신 ‘개인별 5억원’으로 조정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변경된 양도세 대주주 범위 기준이 내년 4월 본격 적용되기 전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올해 연말 ‘매도 행렬’이 이어질 거란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증시 하단을 단단하게 방어하던 개인투자자들의 포지션 전환으로 국내 증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제기된다.

 

2일 개인투자자 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정의정 대표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을 3억원에 이어 5억원으로 수정한다는 조건 역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외국인들은 예외…과세 형평성은?

 

정 대표는 “당초 기재부가 발표했던 대주주 기준 3억원에 비해 진일보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자증세, 서민감세’ 조세정책 기조가 제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주주 범위 확대에서 외국인이 예외로 분류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정 대표는 “외국인에게도 변경된 대주주 기준을 적용하는 게 맞다”라며 “개인에게만 강화된 기준에 따라 양도세를 내게 하는 것은 ‘과세 형평’에 어긋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대주주 범위 확대에서 외국인은 이중과세방지 조약에 따라 한국에 대주주 양도세를 낼 의무가 없다. 기획재정부는 “자국에 양도세를 내는 외국인은 이중과세방지 조약에 따라 부과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과 이중과세방지 조약이 체결된 곳은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등 90여 개국인데 문제는 이중과세방지 조약이 체결되지 않았거나, 한국 정부에 자국민에 대한 양도세 과세권을 준 경우다.

 

호주, 홍콩,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12개국이 이에 해당하며 이들 국가 거주민은 한국 증시에 투자할 때 지분율이 25% 이상인 경우만 대주주로 지정돼 양도세가 부과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차이를 두고 내국인 투자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주식시장에 얼음물…‘개미 무덤’ 늘어날 것

 

또 정 대표는 정부 측 양도세 대주주 기준 강화 정책은 올해 2월 미국발 증시충격으로 위기를 겪을 뻔한 한국증시를 구한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주식 중 32조원을 순매수하며 온몸으로 받아낸 바 있다.

 

그는 “우리나라 주가는 올라가면 떨어지고, 올라가면 떨어지고를 반복 중이다. 13년째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며 “이제 박스피에서 탈출하려고 하는데 기재부에서 3억원을 강행하고 결국 5억원으로 조정한다는 것은 주식시장에 ‘얼음물’ 끼얹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2017년에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어물쩍 낮춰놨는데 개인투자자 중 이 사실을 알았던 사람은 극히 일부분일 거다”라며 “주식투자자들을 세금 내는 기계로 보는 것이고 이대로 가다간 ‘개미 무덤’만 늘어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상장사 대주주 기준을 2018년 4월부터 15억원, 2020년 4월부터 10억원, 2021년 4월부터 3억원 등으로 단계 조정하기로 했다.

 

만약 이대로 해당 안이 확정되면, 내년 4월부터 투자자가 보유한 개별 종목 주식이 3억원이 넘을 경우 매매 차익에 대해 최고 25% 양도세가 부과된다. 5억원으로 수정 되도 10억원에서는 기준이 강화되는 셈이다.

 

이에 정 대표는 “(대주주 요건 10억원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700만 주식투자자와 연대해 민주당은 물론이고 현 정권에 대해 심판 운동을 펼칠 각오를 하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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