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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0 (화)


[이슈체크] 전쟁에 흔들린 증시…“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 반대매매 공포

전쟁 리스크에 증시 변동성 확대
빚투 33조 속 반대매매 급증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위험이 다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자금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증시가 급락하자 강제 청산을 의미하는 ‘반대매매’ 위험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또한 이러한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자들이 과도한 신용거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시장 점검과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임원회의를 통해 최근 중동 정세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 안정 대응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투자자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신용거래 관련 위험 안내와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이 원장은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자 유의사항 안내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주식 인플루언서의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허위 정보 유포, 리딩방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권 전반의 잠재 위험요인 점검도 강조됐다. 유가와 환율 상승이 산업별로 미치는 영향, 기업의 유동성 상황과 자금 조달 여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중동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 체계를 지속 가동해 국내·외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관계 기관과 협력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시에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 증시 하락에 반대매매 급증

 

금융당국의 우려처럼 최근 시장에서는 반대매매 물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산 뒤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거래를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실제 체결 기준 반대매매 규모는 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135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위탁매매 미수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먼저 매수한 뒤 결제일까지 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남아 있는 금액을 뜻한다. 이달 들어 미수금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서며,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수거래는 일정 기간 내 결제 대금을 납부해야 하는 단기 신용거래 성격이 강해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할 경우 강제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증시 급락은 레버리지 투자 위험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내 증시는 단기간에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코스피는 이달 3일과 4일 7.24%, 12.05% 하락하며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약 32조7000억~33조원 수준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대출금 규모를 뜻한다. 위탁매매 미수거래가 결제일까지의 단기 외상거래라면, 신용거래융자는 일정 기간 동안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 자금에 가깝다.

 

신용잔액이 높은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반대매매 가능성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는 투자금 대비 약 140% 수준의 담보유지비율을 적용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먼저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이뤄지고, 투자자가 추가 자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다음 거래일에 강제 청산이 진행된다.

 

반대매매는 통상 증시 개장과 동시에 시장가 매도로 처리되므로, 주가 하락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주가 하락이 추가 반대매매를 부르고 다시 주가가 밀리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최근 반대매매 증가 속도는 과거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 5일과 6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각각 6.5%, 3.8%로 나타났다. 통상적인 반대매매 비중이 0.5~1%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증권업계에선 앞으로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반대매매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김현석 iM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자금의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반대매매 부담까지 겹치며 수급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선제적으로 신용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는 최근 신용거래융자 신규 취급을 일시 중단했다.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확대된 만큼 향후 증시 흐름에 따라 반대매매가 새로운 시장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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