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최고 권력자로 장기간 군림해오며 국가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중, 그의 딸들이 전적으로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또 다시 최고 권력자로 등장한 인물을 꼽으라면 인도의 네루의 딸인 인디라 간디와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를 들 수가 있겠다. 인디라 간디는 인도의 건국아버지인 자와할랄 네루총리의 딸로 아버지와 함께 영국으로부터 독립운동에 나섰고 독립 후 초대 총리로 당선되며 정치의 길을 걸었다. 네루는 17년간 재임하며 민주주의 정착에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인도경제를 빈곤으로부터 구출해 내는 데는 실패했고 이른바 배고픈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네루에 대한 인도 국민들의 지지는 변하지 않았다. 비록 경제성장의 발판은 마련하지 못했지만 민주주의 토대를 이룩했다는 인식은 국민들의 네루에 대한 향수를 더 갖게 했다. 이 향수가 딸 인디라 간디가 총리에 오르는데 큰 발판이 되었고 전적으로 아버지인 네루의 후광으로 최고 권력자에 올랐던 것이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딸인 박근혜는 영부인인 육영수의 사망 후 실질적인 영부인 역할을 하며 아버지를 내조했다. 20여 년간을 최고통치자로 군림한 박정희는 우리나라의 경제빈곤을 타파하기 위해 재벌위주와 민
우리나라 역사에 내려오는 최고 권력자의 궁궐 내 벌어지는 암투, 권모술수의 피비린내 나는 잔혹사를 살펴보면 필자의 견지로 다음 네가지 사건으로 구분하여 음미해봄이 나름대로 큰 교훈을 얻을 것 같다. 첫 번째 사건은 서기 670여년도에 일어난 고구려의 권력다툼이다. 연개소문은 당시 왕이던 영류왕을 죽이고 최고 권력자로 국정을 마음대로 휘두르다 666년 사망하자 그의 아들 남생, 남건, 남산 간에 권력다툼이 발생, 장남인 남생이 권력을 승계하지만 동생에 의해 쫓겨나 중국 당에 항복, 결국 우리나라의 북방영토국인 고구려가 중국 당나라에 의해 멸망하는 계기가 된다. 두 번째 사건은 서기 1398년 조선초기 태조 이성계가 계비 신덕왕후 강씨사이에 낳은 막내아들 방석을 태자로 삼은 것에 반발해 개국공신이었던 신의왕후의 아들 이방원이 무력으로 태자 방석을 죽이고 태조이성계를 함흥으로 쫓아낸 사건이다. 세 번째 사건은 서기 1453년 조선의 5대 왕인 문종의 아들 단종이 13세 어린나이로 즉위하자 문종의 유명을 받은 황보인, 김종서 등 고명대신들이 권력을 잡고 있었다. 이에 정치적 야심이 큰 문종의 동생인 수양대군이 거사를 일으켜 권력을 쥔 고명대신들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