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3.6℃
  • 맑음강릉 3.0℃
  • 맑음서울 -1.9℃
  • 맑음대전 0.2℃
  • 맑음대구 1.7℃
  • 맑음울산 2.7℃
  • 맑음광주 3.9℃
  • 맑음부산 3.9℃
  • 맑음고창 2.7℃
  • 구름조금제주 8.0℃
  • 맑음강화 -1.6℃
  • 맑음보은 -0.3℃
  • 맑음금산 0.3℃
  • 맑음강진군 4.5℃
  • 맑음경주시 2.3℃
  • 맑음거제 3.9℃
기상청 제공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5·18 북한개입설’이 떠도는 이유와 후유증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우리나라는 반도라는 지정학적인 이유로 역사 속에서 일어난 끊임없는 수난을 자주민족정신으로 헤쳐 나갔던 불굴의 혼을 가진 민족이다. 먼 과거인 고구려, 고려 시대에는 대륙으로부터의 침략을 받았고, 근대인 조선 시대에 와서는 일본, 중국으로부터 침탈을 받았다.

 

그런데도 일제 식민 시대의 독립운동, 해방 후 북한 공산주의와의 대립, 이승만 정권에 대한 4·19혁명, 유신독재와의 투쟁, 군부정권과의 투쟁 등 그때마다 민족 고유의 저력을 발휘해 꿋꿋하게 민족을 지켜냈다. 이는 불의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과감히 맞서는 투쟁정신이다. 우리 민족의 고유한 자긍심인 것이다.

 

1980년 5월 당시 유신독재를 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최측근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졸지에 살해당하고 뒤이어 쿠데타에 의해 권력을 잡은 전두환 정권이 민주재야의 반대세력들을 무력으로 제압하자 우리 민족은 또 다시 일어났다. 바로 ‘5·18 민주화운동’이다. 이를 총칼로 제압한 군부정권의 실상은 이미 정부 및 사법부는 물론 전 국민도 의문 없이 역사적 사실로 공인했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5·18 민주화운동’이 북한군에 의해 조종당했다는 극우논객들의 망언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필자는 얼토당토 않은 북한개입설이 ‘지라시’ 수준으로 SNS를 파고들고, 심지어는 국회에서까지 공청회를 열어 저력이 있는 우리 민족의 혼을 꼭두각시로 전락시키는 이유가 무엇이며 또 그 후유증이 뭔지 추측했다.

 

첫째는 작금의 국제 상황을 역류시키기 위한 술수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과 남북평화통일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즈음에 극우논객은 이를 저해할 비장의 논리가 필요했다.

 

보다 전파력과 영향력을 가진 충격적인 뉴스가 필요한 것이다. 시민의 민주화운동이 북한 개입에 의해 일어났다는 뉴스는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오히려 믿고 싶어하는 호사가들을 더욱 부추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내용이다.

 

둘째는 ‘팬덤(Fandom)’을 형성하려는 의도이다. 극우, 보수, 중도, 진보, 극좌로 분류되는 사상체계상 극우, 극좌의 양극단이 가장 저돌적, 폐쇄적이다. 이런 충격적인 루머를 받아들이는 성향이 강한 집단이다.

 

이 주장을 처음 펼친 극우논객 지만원 씨는 그의 자서전을 통해 극도의 저돌성, 폐쇄성을 보일뿐더러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병적인 과시집착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극우집단들의 광적인 행동성을 조장하고 영역을 넓히는 데는 이 역전의 뉴스가 최고의 소재임은 분명하다.

 

실제 필자가 만나본 보수, 중도의 사람들이 이 소문을 여과 없이 믿고 따르면서 극우로 경계선을 넘어가는 사례를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런 근거 없는 낭설이 국민 사이에 암묵적으로 횡행함은 그 후유증이 지대하다 하겠다.

 

현대판 ‘정감록(鄭鑑錄)’의 등장이 우려됨은 기우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감록은 저자나 성립시기가 불확실하지만, 시대에 걸쳐 여러 사람에 의해 첨가된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예언과 ‘참요(讖謠 ; 시대의 변화, 정치적 징후를 암시)’를 다룬 비결서로 반왕조적이며 현실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금서지만 민간에 은밀히 전승되어 왔다. 당시 조선 정부에 의해 등용 차별을 받았던 서북지방에서 주로 널리 퍼지게 되었음은 사회 혼란을 틈탄 왕조 교체와 사회 변혁에 대한 동경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조선 시대 이 정감록이 반역, 반란의 명분으로 사용되었음은 ‘정감록(鄭鑑錄)’의 ‘감(鑑)’과 ‘록(錄)’이라는 표현이 이를 말해준다.

 

‘감(鑑)’은 거울을 뜻하는 것으로 과거의 잘못을 돌아보고 고치는 것이고 ‘록(錄)’은 사실을 기록하는 의미로 보이므로 정감록이란 언어 표현상 그 속에 기술되어 있는 어떤 황당한 거짓 내용이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절실히 믿게 하는 무서운 힘을 가지게 할 것이다. 사회 혼란을 틈타 황당무계한 ‘참요(讖謠)’를 퍼트리는 현대판 정감록이 된다면 그것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과의 갈등과 반목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5·18 북한개입설’이 점점 더 또 다른 극우논객에 의해 자꾸 첨가되며 현대판 정감록 대신 현대판 ‘북감론’으로 민중 사이에 계속 은밀히 전승된다면 역사의 흐름이 크게 우려됨이 당연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 우 일
• 현)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