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첫 忌日 / 김정윤 겨울비가 나목을 적시는 어머니의 첫 기일 고이 간직한 살아생전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때 이른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겨울 삼베 수의 곱게 차려입으시고 잠자는 공주처럼 하얀 미소를 머금고 떠나시는 날을 생각합니다 어머니! 세상에 보고 듣는 모든 것 헛되고 헛된 것이요 먹고 마시고 취하는 모든 것 허공에 피는 꽃이니 잊고 가소서 세간을 둘러보면 살아온 자취가 꿈속에 일과 같습니다. 이제 높은 곳에서 먼저 가신 선친들과 함께 할 것이니 모두 잊고 가소서 고요하고 적막하나 어둠의 빛이 비추어 허공을 밝힐 것이니 두려워 마시고 고이 가시옵소서 마지막 착 관의 수의 자락을 얼굴에 내리고 영원한 안식처로 떠나가신 어머니! 오늘 어머니의 첫 기일입니다 보잘 것 없는 정성을 드리오니 높은 곳에서 내려와 저희와 함께하소서! [시인] 김정윤 울산거주( 울릉도 출생)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사)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울산지회 정회원 * 수상 2019년 한국문학 올해의 시인상 2020년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선정 2020년 3월 이달의 시인 선정 [시감상] 박영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 그 이름만 들어도 지
배롱나무 연정 / 백승운 봄부터 피어난 그리움이 마음 언저리 배고픈 사랑 되어 보고 싶다 편지를 쓰고 세월이 지나온 애절함 바쁘게 달려간 그곳엔 소복이 쌓여있는 슬픔만 부서지고 강렬한 태양 아래 무더위에 지쳐 헐떡이며 첫사랑 헤어짐의 추억 떠도는 철자들이 봉글봉글 물방울 되어 여름 내내 그리움으로 달려서 붉은 꽃으로 피고 있다 [시인] 백승운 현재 알에스오토메이션(주) 전략영업팀 재직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입협회 서울지회 사무국장 대한문인협회 2019년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19년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게시용 詩 공모전 당선 대한문입협회 2020년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선정 [시감상] 박영애 가슴 깊이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한다는 것 행복이면서 때로는 진한 아픔이다. 그 그리움의 조각들이 하나둘 모여 퍼즐이 맞추어 가듯 우리의 삶도 제각각 다양하게 만들어 간다. 시간이 흘러 훗날 삶을 돌아볼 때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도 마음껏 사랑하고 그리워하련다. 그 아픔까지도.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
숲 속으로 달려간다 / 김수용 새벽부터 휘몰아친 세찬 비바람에 촉촉한 아카시아 꽃잎 하나 둘 떨어지고 때 이른 작별 인사에 못다 한 사랑 가득 상처만 남았을 뿐이라며 짧았던 인연이었지만 잊을 수 없노라고 이렇게 떠날 수 없노라고 마지막 남은 꽃잎의 힘겨운 춤사위에 향기마저 사라지니 앙상한 가지 서걱서걱 흐느껴 우는 아카시아 숲 속에서 그리움이 나를 부른다 가던 걸음 멈추고 숲 속으로 달려간다 [시인] 김수용 인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대한문인협회 인천지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아직 이별 준비를 못했는데 갑자기 찾아온 이별 앞에 아픔과 그리움이 비가 되어 내린다. 언젠가는 떠날 시간 앞에서 무엇이 그리 미련이 많은지 이승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좀 더 머물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애잔하여 나를 끌어당긴다. 바쁜 삶 잠시 내려놓고 나를 깊이 돌아본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
초록 마음으로 / 이상노 땅속 꿈 많은 사랑씨 한알 한알 싹틔운 초록 마음 얼었던 땅 들고 솟은 봄 산과 들의 산뜻한 모습처럼 우리 초록 마음으로 살아가요. 초록 마음속에는 욕망도, 시기도, 미움도 온갖 거짓된 마음도 없으니까요. 그렇게 초록 마음으로 이해하고 초록 마음으로 용서하고 초록 마음으로 사랑하며 우리 초록 마음으로 살아가요. 초록 마음으로 살다가 숲이 부르면 그때 초록 마음 안고 숲으로 가요. 탯줄 하나 잡고 태어났던 그 마음으로... [시인] 이상노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초록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 참 아름다움으로 빛날 것 같다. 맑고 깨끗한 시심 속에 복잡했던 마음 하나 잠시 내려놓는다. ‘탯줄 하나 잡고 태어났던 그 마음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좀 더 살기 좋고 풍족한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알게 모르게 치장되었던 많은 것을 내려놓고 숲의 공기를 마시면서 숲길을 걷는 오늘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
이 봄이 가기 전에 / 염규식 이 봄이 가기 전에 나는 그대에게 봄 향기 가득한 고운 손편지 하나 보내고 싶습니다. 온갖 들풀이 만발한 그곳에서 그대를 만나게 되면 당신에게 향기 가득한 사랑 하나 드리렵니다. 하지만 봄 길에 나서는 나의 영혼은 조금은 쓸쓸한 혼자입니다. 어느새 걷다 보니 홀로인 것을 알았습니다. 걷다가 그대를 만나게 되면 당신의 봄꽃 같은 귀한 사랑을 조금만 아주 조금만이라도 주실 수 있을는지요. 춥고 눈이 내리는 거리도 싫고 낙엽 뒹구는 가을도 외로우니까요 이 봄이 가기 전에 따스한 봄 사랑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인] 염규식 부산 거주 한울문학 시 부분 등단 대한문학세계 수필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봄이 지나 여름이 문턱에 와 있다. 올봄은 참 길게 느껴지는 아픔 가득한 시간이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소통과 동행이라는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생동감이 넘치는 봄의 계절이 가기 전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시적 화자의 마음을 엿보면서 누군가에게 따듯함을 전해 주고 사랑을 나누는 꽃처럼 아름다운 삶이고 싶다. 꽃의 향기가 곳곳에 퍼지듯 ‘이 봄이 가기 전에’ 시향이 짙
오늘은 / 임수현 질척거리는 젖은 철길을 달리는 소리 차창 밖엔 빗물이 넘실거린다 쏟아진 빗줄기가 만든 뻘건 흙탕물에 살포시 발 담근 수양버들 잎 한강에 배 띄우고 뿌연 안개는 도심을 가리고 물고기 떼 강둑을 선회하며 빗속을 떠도는 여심은 비에 젖은 한강에 들어앉았다 서릿발 세운 듯 바삭거리던 잔디 끝이 안쓰럽던 어제 푹 젖어 잠들 너를 생각하니 오늘은 달콤한 마음으로 눕는다. [시인] 임수현 인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대한문인협회 인천지회 사무국장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시감상] 박영애 비가 내리는 날은 맑은 날보다 깊은 사색에 더 빠지게 된다. 감성도 풍부해지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시어에 마음을 써 내려간다. 빗소리가 유난히 울림이 큰 날 누군가 더욱 그리워지고 보고 싶은 그 마음 아려오면서 옛 추억에 빠져본다. 임수현 시인의 ‘오늘은’ 시심이 비가 내리는 오늘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라면서 고운 시향 함께 나누어 본다. 오늘은 ‘詩’가 있어 참 행복하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동그라미 속의 하루 / 김금자 온전한 일상은 동그라미 안의 스물네 개의 시점 천사백사십 개의 분점에 도달하기 위해 초침은 쉴 새 없이 째깍거리며 나의 게으름을 일깨운다. 여명이 산봉우리 타고 넘어오면 어제 벗은 삶의 굴레 대신 새 희망이 가득한 인생 옷을 입는다. 시침은 산등성이에 분침 초침을 끼우고 빛줄기 따라 일터로 향하라는 무언을 남긴다. 오늘을 쪼개어 놓은 시간대로 경작하고 남은 자투리 시간을 붙잡아 글을 쓰고, 대금 연습에 내 인생을 색칠한다. 내려놓지 못한 자존심은 무거운 짐이 되어 비틀거리게 하고 힘겨운 욕심으로 어긋난 마음 초승달은 비웃듯 훔쳐보겠지만 투명한 양질의 삶 바쁜 일상 속에 뿌듯함을 느낀 환해진 얼굴을 보름달 같은 동그라미가 반깁니다. [시인] 김금자 경기도 성남시 거주 2017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정회원 2018. 대한창작문예대학 8기 졸업 2018. 문예창작지도자자격증 취득 2018. 대한시낭송가협회 제7기 수료 및 정회원 2018. 한국문학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19. 가울문 동인지 그 외 다수 [시감상] 박영애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곗바늘과 함께 하루의 삶이 시작된다.
울어주는 꿈 / 안태현 어디 같이 울어 주는 이가 있으면 좋겠다 어디 다독여 주는 이가 있으면 좋겠다 홀로 사색에 잠겨 속으로 맘껏 우는 빈방 창으로 봄의 꽃의 향기가 솔솔 들어온다 들어오는 향마저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두툼하고 봉긋한 목련이 웃고 있었다. 곧 방안으로 들어와 그동안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애환의 그 이야기를 그냥 귓전을 맴돌다 가는 속절없는 이야기들 귀에 익지 않은 마음속에는 안지 못하고 그냥 흘려보냈다 맵새의 울음이 찾아들고 비루(悲淚)를 쏟아 내는 마음속 지나가는 바람이 싣고 간다 그 눈물은 흐르다 못해 타는 가슴이 되어 뭇 사물 위에 이슬이 되고 메어 달린 윤슬은 빛 받아 떨군다 덩달아 우는 참새들의 무리와 함께 토해내는 생채기로 드넓은 세상 밖으로 흩어진다 거기에 흐르는 기억 속 내(淶)의 고요 흐름이 우뚝이 서 있었다 온갖 것을 품고는... [시인] 안태현 수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바쁜 현대인들의 삶이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겉으로는 화려한 삶 같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면 모두가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
봄 비 / 박희자 맑은 하늘이 흩어진 구름을 돌돌 뭉쳐서 마침내 비를 내린다 허공 떠돌며 기웃거리는 미세먼지를 씻고 침묵에 잠긴 가로수 나뭇가지를 흔들며 갈라진 콘크리트 사이로 빗물을 흘러내린다 베란다 난간을 두드리며 겨우내 앉았던 검은 먼지를 밀어내고 희뿌연 유리창을 닦는다 골목을 걷다 돌아보니 길을 따라오는 빗줄기가 때 묻은 내 자국을 지우고 있었다 [시인] 박희자 부산시 사하구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희외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주룩주룩 내리는 봄비와 함께 우리 사회에 소리 없이 침투한 코로나19가 깨끗이 물러가길 간절히 바란다. 비 온 뒤의 깨끗한 풍경처럼 지금의 희뿌옇고 답답함이 투명해지길 기도한다. 가장 힘든 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이 아픔이 아름다운 흔적이 되어 더 나은 우리의 삶이 되길 봄비에 희망을 실어 내린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모닝 커피 한 잔 / 박영애 아침 커피 한 잔 속에 세상사 이야기 다 담아있다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 이야기보따리 풀어내고 기분에 따라 커피 향이 달라진다 누군가는 달달하며 부드럽고 또 씁쓸하고 텁텁할 수 있지만 그 한 잔 속에 삶의 희로애락 다 녹아있다 커피 한 모금으로 지난 밤사이 불편했던 마음을 마셔 버리고 또 한 모금으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마신다 진한 커피 한 잔 속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담는다. [시감상] 박영애 모든 사물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느끼는 것도 맛도 그리고 표현도 달라진다. 우리의 삶이 각양각색으로 다르듯 ‘커피’라는 같은 소재로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럼에도 작가의 발상에 따라 저마다 다른 향기와 색깔을 가지고 있기에 맛이 다르고 느끼는 감성도 달라진다. 어쩌면 독자의 성향에 따라 또한 시향이 달라질 것이다. 오늘 아침 커피의 맛은 쓴 것보다는 달달하고, 부드럽고, 따뜻함으로 다가가 아픔을 위로하는 사랑의 맛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희망을 열어가는 시작이길 소망한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