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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행법 "의사실기 채점기준 비공개 정당…공개시 평가 어려워"

"공개항목만으로 준비 가능성·정합성 시비 우려…막대한 지장"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불합격한 응시자가 채점기준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냈으나 행정법원이 허락하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이모씨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씨는 실기시험에서 총점과 통과 문제 수 기준 합격선을 모두 넘지 못해 불합격했다. 그는 통과하지 못한 문제들의 채점요소 등 채점기준 공개를 청구했으나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이씨는 "시험이 종료돼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서 업무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기시험이 문제은행 출제방식으로 운영되고 문제별 평가 내용과 방법을 매년 변경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문제은행 방식에서 채점항목의 내용과 구성이 공개되는 경우 응시자들은 병력청취, 신체진찰, 환자와 의사소통 등 전반적인 능력 향상을 도모하기보다는 공개된 항목만을 기준으로 준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실기시험을 통해 온전한 능력을 측정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기 채점항목 내용과 구성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변별력을 유지하려면 매년 항목을 변경하거나 구성을 달리할 필요가 있는데, 시험에 출제할 수 있는 임상표현과 기본진료술기가 정해져 있어 문제별 평가 내용과 방법을 변경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설령 가능하더라도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이미 검증된 평가 내용과 방법을 활용할 수 없어 해가 갈수록 지엽적 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나아가 "실기 채점항목은 과목 특성상 어느 정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데 내용과 구성을 공개할 경우 정합성을 둘러싼 시시비비에 휘말리는 상황이 초래될 우려가 높다"며 "평가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궁극적으로 실기시험의 존립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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