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남춘천역_양현근 대합실의 나무의자는 먼지를 끌어안고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펄펄 내리는 눈은 길을 지우고 새벽을 껴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역무원이 느릿느릿 잠을 털며 난로에 불을 지피고 잔기침소리에 타닥, 타닥 불길이 일었다 허연 입김을 내뿜는 아저씨를 배경으로 등 굽은 노인이 급하지 않은 이정표를 뒤적거렸다 기차는 오지 않고 눈발은 풍경을 하얗게 지우는데 발목이 젖은 사람들 난로에 둘러앉아 온기를 껴입었다 외진 순대국밥집에서 며칠 눈에 파묻혀 막걸리나 몇 사발 걸쳤으면 싶은 날 대설주의보 소식이 분분하게 날리고 어느 설해목 아래 젖은 상처 부둥켜안고 한 사나흘 모진 눈발로 마저 휘날렸으면 싶은데 내내 소식은 오지 않았다 소복하게 기다림이 쌓여갈 때쯤 난로 위의 주전자는 들끓는 입김을 허공에 풀어내고 한 그릇 국밥 같은 소리가 선로 위를 달려오고 부풀어 오르는 발자국들 먼 길 가는 노인의 보따리에 창틈으로 스며든 외풍이 시린 엉덩이를 슬쩍 걸친다 초행길도 같이 기대어 가면 화르르 봄꽃도 될 거라고 몰려오는 졸음이 말없이 그 바람을 당겨 덮고 있다 울퉁불퉁한 사연을 견딘 멍 자국 가뭇한 유리창에 막 나온 국밥처럼 뜨거운 입김이 공손하게 얹
선인장_안이숲 꿈은 걸어 다니지 않는다 한자리에 서 있다 한자리에 앉아 사람을 향해 뿌리내린다 한번 찔리면 전갈보다 위험한 말 몇 년 전 생각에 찔린 상처가 다 아물지 못한 채 옆구리께 붙어 수분 없이 살아남았다 무뎌지지 않는 애인의 철없는 불만은 뾰족해요 마디를 뚝뚝 흘리며 급하게 달려온 땀방울은 뾰족해요 직장을 잃고 사업이 망하고 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까지 잘 마른 상처들은 모두 뾰족해요 짧게 솟아나는 것이 길게 휘어지는 것보다 날카롭고 무섭다 짧아서 응축된 독소 삶이 목말라, 쌓여 가는 갈증이 피부병처럼 돋아난다 그리움을 찌를 수 없어 스스로를 찌른다 해도 지독하게 꿈을 찔리면 푸른 심장에 독을 키우는 가시가 불쑥, 돋아나기도 한다 ― 안이숲 시집, 『요즘 입술』(실천문학사, 2023) 詩 감상_양현근 시인 가시로 쓴 생존의 독백 안이숲의 「선인장」을 읽는 동안, 우리는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자꾸만 숨을 고르게 됩니다. 언어가 거칠어서가 아니라, 그 시선이 너무나 투명하게 정곡을 찔러오기 때문입니다. 이 시를 읽는 경험은 다 아문 줄 알았던 상처의 딱지를 무심코 건드리는 일과 닮아 있습니다. 그 통증은 즉각적이지만, 아픔 뒤에 찾아오는 것은 현실을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사)한국연극협회와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는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청소년 대상 생명존중 캠페인을 본격 추진한다. 이번 협약식은 1월15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서미화 국회의원실 주최,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와 (사)한국연극협회 공동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날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용한 생명존중 인식 개선, 청소년 정신건강 증진, 자살 예방 메시지 확산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2026년 1차 협력 사업으로 뮤지컬 '4번 출구'가 공식 선정되었으며, 해당 작품은 주식회사 스토리움이 제작을 맡아 전국 순회 공연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뮤지컬 '4번 출구'는 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적 고민과 극단적 선택의 경계에 선 순간들을 다루며, 공연과 연계한 생명존중 인식 고취 프로그램 및 캠페인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사업은 단순 공연을 넘어, 학교·지역사회·청소년 기관과 연계한 문화예술 기반 캠페인으로 확장되어, 청소년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회적 통로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
우리 집 장독대 / 정찬경 부엌 뒷문을 열면 장독이 있다 옆에 아담한 감나무가 있고 주변에 채송화 봉숭아가 있었다 어머니는 아침마다 옹기들을 행주로 훔치고 정성껏 닦았다 항아리 숨구멍을 터주는 일이다 맑은 하늘 흰 구름도 배고프면 잠시 쉬어 가던 곳 감꽃이 떨어지면 해가 묵을수록 깊어지는 장맛 어머니의 정성이 배어 나왔다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휘어져도 단지는 하얀 옷 갈아입고 흰 모자를 쓰고 무사했다 [시인] 정찬경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저작권옹호위원장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이 시를 읽으며 장독대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어머니의 손길과 시간이 머무는 삶의 자리처럼 느껴진다. 아침마다 항아리를 닦던 모습에서 말없는 사랑과 정성이 전해지고, 계절이 바뀌고 눈이 내려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장독처럼, 어머니의 사랑도 변함없이 가족을 감싸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정찬경 시인의 ‘우리 집 장독대’시는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 그리움과 따뜻함을 전해주고 있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2026년 새해 첫 곡, 르네상스 음악을 소개합니다. ‘르네상스(Renaissance)’라는 말은 프랑스어로 ‘재탄생’,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은 새로 만든 ‘혁신’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잊혀졌던 것들을 다시 꺼내어 처음부터 다시 바라보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르네상스에서의 ‘시작’이라는 개념은 ‘중심을 다시 맞추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의 중세시대에는 신의 절대성 속에서 모든 세계를 이해했지만, 르네상스는 그 구도를 살짝 옮깁니다. 이는 신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눈높이에서 다시 세계를 이해해보려는 사람들의 시도였습니다. 교황 마르첼루스 미사 16세기 중반, 가톨릭교회는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혼란에 빠졌고, 이때 등장한 작품이 바로 ‘교황 마르첼루스 미사’입니다. 당시의 교회음악은 “아름답지만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모방과 기교가 복잡해졌으며 가사는 음악 속에 파묻혀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교회 내부에서는 “이것이 기도인가, 음악적 과시인가”라는 질문까지 제기될 정도였습니다. 팔레스트리나는 이 질문에 논쟁이나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시인 양현근의 일곱 번째 시집 시간의 우물이 도서출판 시산맥을 통해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기억’과 ‘존재’가 형성되는 경계의 지점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개인의 회상을 넘어 공동체의 시간과 장소에 축적된 기억의 윤리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시간의 우물』에서 시간은 단순히 흘러가고 사라지는 개념이 아니다. 양현근 시인은 시간을 고이고 침전되는 공간으로 사유하며, ‘우물’이라는 상징을 통해 과거와 현재, 부재와 현존, 망각과 기억이 맞닿는 지점을 시적으로 형상화한다. 이 시집에서 기억은 개인의 내면에 갇힌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장소와 습관, 노동과 기다림 속에 축적된 공동의 감각으로 확장된다. 시 속의 우물은 과거를 복원하는 장치이자, 지금의 삶을 다시 비추는 깊은 매개로 작동한다. 문학평론가 황정산은 시집 해설에서 “존재는 경계에서 태어나고, 기억은 경계에서 굳는다”고 평하며, 『시간의 우물』이 선택한 기억의 복원 방식에 주목한다. 그는 “이 시집은 사소한 것들의 윤리, 낮은 자리의 노동, 공동체의 시간을 통해 기억이 어떻게 저장되고 굳어지는지를 보여준다”며, 기억을 ‘나’의 소유물로 한정하지 않고 “살아온 세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미국에서 소규모 개봉 후 현지 영화 팬들을 꾸준히 끌어들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미국의 영화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미국 13개 극장에서 개봉한 '어쩔수가없다'는 이달 2일부터 상영 극장을 45개로 늘렸다고 전했다. 개봉 다음 날부터 북미 박스오피스 12위에 오른 이 영화는 이달 4일까지 같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개봉 열흘간 총 티켓 매출은 약 198만달러(약 29억원)를 기록했다.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과 케이트 허드슨 주연의 저예산 영화 '송 썽 블루'(Song Sung Blue)가 같은 시기 2천587개 극장에서 개봉해 열흘간 2천494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에 비하면 극장당 티켓 매출은 '어쩔수가없다'가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또 '송 썽 블루'가 개봉 2주차 일요일에 티켓 매출이 일주일 전보다 24% 떨어진 데 비해 '어쩔수가없다'는 오히려 같은 기간 매출이 97.7% 늘었다. 박 감독의 신작에 대한 현지 관객 반응도 대체로 좋은 편이다. 미국의 영화·TV쇼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어쩔수가없다'는 일반 관객 평점 93점을 기록
행복의 꽃 / 김용호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고요히 창을 열면 마음이 젖는다 그 따스함이 오늘을 깨우는 시작이 행복은 그렇게 피어난다 말없이 곁에 있는 사람이 있다 눈빛 하나로 온기를 전하는 이가 그 존재만으로 숨이 고요해 사랑은 그런 모습으로 머문다 흔들리는 날들 속에도 가만히 피어나는 작은 웃음이 그 미소 하나가 하루를 견디게 하며 기쁨은 그렇게 자란다 마음의 구석진 곳 오래된 슬픔 곁에도 꽃은 피고 울음 뒤에 찾아오는 고요한 빛이 희망은 그런 곳에 머문다. [시인] 김용호 경북 안동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 지회장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이 시를 읽으며 내 하루의 작은 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아침에 창을 열고 느끼는 공기, 말없이 곁에 있는 사람의 존재가 떠오른다. 바쁜 일상에서도 스쳐 지나간 미소 하나가 나를 버티게 했음을 깨닫는다. 힘들었던 날들 옆에도 조용한 위로가 함께 있었음을 알게 된다. 행복과 희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 피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
새해 첫날에 _김정수 새벽에 출근하던 아내가 사진 한 장 찍어 문자를 보내왔다 예쁘지? 저렇게 달 가까이 빛나는 별 첨 봐 환한 그믐달과 샛별이 날이 밝아오는 줄도 모르고 서로를 씻겨 주고 있다 우리는 언제 서로의 등을 밀어주었더라? 처음 같이 목욕하던 때처럼 쑥스럽게 부끄럽게 마중하다가 개밥바라기와 비너스를 생각하다가 오늘도 갈 곳 없는 날 자책하다가 고마워! 추운데 잘 다녀오라는 답장도 못 하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베란다에서 달달 벌벌 떨고 있다 오래오래 그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날카롭게 차오르는 말과 상처 잘 여미는 일 젊은 날의 약속 희미해지는 순간까지 그냥 사는 일 남들보다 일찍 늙은 직장 진작 스러져 아득하고 아뜩해도 새해 아침 하늘욕조에선 신혼 첫날밤의 어둠이 빛나고 있다 ―김정수 시집, 『홀연, 선잠』 (천년의시작, 2020) [詩 감상_양현근 시인] 이 시는 새해의 첫 아침을, 거창한 다짐 대신 사진 한 장으로 엽니다. 새벽 출근길 아내가 보내온 달과 별, 그 작은 빛이 집 안의 잠까지 조용히 흔들어 깨웁니다. 환한 그믐달과 샛별이 “서로를 씻겨 주고 있다”는 문장은, 사랑이란 결국 서로의 하루를 살며시 닦아 주는 일임을 맑게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성대한 문학 잔치가 열린 날, 따뜻한 온기 속에서 문학의 꽃이 활짝 피어났다. 2025 연말 한국문학 문학대상 및 제86회 대한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상식, 그리고 2026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출간 기념식이 함께 열리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일, 대한문인협회가 주최하고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가 함께한 가운데 대전시립미술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회자 박영애 부이사장의 개회사로 힘차게 막을 올린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모인 200여 명의 시인과 작가, 그리고 축하를 위해 참석한 하객들이 함께하며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 문학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김락호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같은 문인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참으로 축복”이라며 “앞으로도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합쳐 좋은 작품을 써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문인을 발굴하는 데 있어서도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25 명인명시 특선 시인선에 선정돼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47명에게 기념패가 증정됐으며, 특선시인선 대표 시노래 50곡이 담긴 USB 음원도 함께 전달됐다. 개인 저서
고무신을 신은 지게 / 김보승 萬古의 그 바람 불어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푸른 물결 소리는 깎이고 닳아버린 몽돌의 눈물인 양 설움 같은 아버지의 거친 숨소리입니다 그 숨소리 보릿고개 넘나들던 허름한 지게엔 낡은 무명천 같은 가난이 실려있고 잔챙이 같은 배고픔이 담겨있습니다 얼기설기 꿰매진 고무신 속에는 허기진 고달픔이 걷고 있고 지친 육신의 무게가 걷고 있습니다 암울했던 아버지의 역사 위로 지팡이에 의지한 허름한 지게 하나 버젓이 버티고 있었으니 그때 그 시절 낡은 지게 속에서 빛바랜 고무신 속에서 서글픈 추억 같은 아버지의 애환은 고무신을 신은 지게에 실려 온 하얀 그리움입니다. [시인] 김보승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부산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김보승의 「고무신을 신은 지게」 작품을 보면 한 개인의 아버지를 넘어, 가난했던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낸 한 세대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시다. 시 속의 지게와 고무신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아버지의 노동과 고통, 그리고 침묵 속에 쌓인 세월을 상징한다. 바람과 물결 소리를 아버지의 거친 숨소리에 빗댄 표현에서는 삶의 무게가 자연처럼 반복되고 쌓여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국밥 한 그릇에는 참 오랜 시간이 들어 있다. 소를 잡던 이른 새벽의 서늘한 공기, 칼과 도마가 오가는 부지런함, 커다란 솥에서 하루 종일 끓어오르며 뼈와 살을 풀어내던 국물의 숨, 그리고 그 한 그릇으로 하루를 버텨야 했던 사람들의 삶까지. 국밥은 언제나 땀과 기다림이 빚어낸 음식이었다. 소머리국밥은 그 많은 국밥들 가운데서도 한층 더 깊고 묵직한 맛을 품고 있다. 예부터 집에서 소를 잡는 일은 집안의 큰일이었고, 소머리는 손질도 번거롭지만 가장 알찬 부위였다. 뼈와 살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부위마다 식감과 풍미가 다른 만큼, 한 번 삶아내는 데만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머릿고기는 귀한 손님이 오거나 집안 대소사를 치를 때 상 위에 올리던 특별한 음식이었고, 그것이 국밥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조선 후기, 장시(場市)와 시장 문화가 활발해지면서부터다. 장터 한 켠, 쉬어갈 틈 없이 분주한 국밥집에서 사발에 후룩 떠주는 소머리국밥은 장정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힘이었고, 전쟁 이후 가난하던 시절에는 값싸고 든든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으며, 오늘날에도 누구에게나 구수한 위로가 되어준다. 그래서일까. 소머리국밥 한 그릇을 마주하면, 단순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동시대 미술을 탐구하는 작가들의 서로 다른 회화 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초대전시 ‘결과 겹’이 오는 16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금보성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회화적 결을 지닌 작품들이 하나의 공간에 겹쳐질 때 형성되는 관계성과 공존의 미학에 주목한다. 전시 제목 ‘결과 겹’은 서로 다른 회화의 결이 한 공간에 중첩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는 개별 작가의 작업 의도나 상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서로 다른 물질적 ‘결’의 표현이 상대를 지우지 않으면서도 리듬을 조율하고 비트는 독특한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 ‘겹’은 단순한 층위의 상태를 넘어, 작업을 구성하는 물질과 매체의 규칙, 그 사이의 틈과 시간, 그리고 전시장이라는 조건이 만나 형성되는 잠정적인 공존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는 권영빈, 김영은, 김지원, 김현정, 김혜진, 박은화, 송현정, 유아영, 이은영, 임우, 정소희, 정재은, 황민희 등 총 13명의 작가가 참여해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인간과 비인간, 감각과 물질, 표면과 환경이 함께 배열되는 동시대적 시각성의 양상을 보여준다. 전시가 제안하
병실에서 본 세상 / 최윤서 야윈 몸이 떨리는 짧은 비명이 가득한 병실 젊디젊은 시절 어디 가고 주삿바늘에 의지하고 계시는지 긴 세월에 남은 것은 굽어진 허리와 흔들리는 정신 가정을 위해 헌신했던 어르신들의 나약한 모습에 울컥 가슴이 젖어온다 기계도 오래 쓰면 고장 나듯 사람의 병도 고쳐 가며 사는 거라네 가족의 따뜻한 품에서 효도 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쇠약한 어르신 먼 훗날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시인] 최윤서 경남 김해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때는 그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한다. 젊었을 때는 그 젊음이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시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누구나 나이를 먹으며 살아가다 보면 몸이 아프고 늙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과정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약해지고, 병원을 내 집처럼 드나들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이 언젠가는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면, 지금, 이 순간 부모님을 더 아끼고 공경하며 정성껏 모셔야 함을 또 한 번 가슴으로 느끼고 깨닫는다.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 3)가 개봉 첫 주간 전 세계에서 5천억원이 넘는 티켓 매출을 올렸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아바타 3'은 이날까지 북미에서 8천800만달러(약 1천303억원), 북미 외 지역에서 2억5천700만달러를 벌어들여 총 티켓 수입 3억4천500만달러(약 5천109억원)를 기록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 영화는 지난 17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 뒤 19일 미국과 캐나다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상영을 시작했다. 다만 북미 지역 흥행 성적은 2022년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이 같은 기간 1억3천400만달러(약 1천985억원)를 벌어들인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또 업계 예상치였던 1억∼1억2천500만달러 수준에도 못 미쳤다. 3시간 17분의 다소 부담스러운 상영시간에 더해, 첫 작품 이후 10년 만에 나온 2편에 비해 3편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번 영화가 시리즈 전작들에 비해 기술적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