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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염승열 인천본부세관 마약조사과장

밀반입 기법 갈수록 지능화.."단속 역량 집중하겠다"
“불법 밀반입 마약류 국내에 유통 원천 차단…사람 잡는 게 제일 힘듭니다”

 

(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마약 밀수가 활개를 치고 있다. 인천세관에서 검거한 마약류 밀수입사건이 최근 3년간 연평균 572건이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585건으로 이미 지난 연평균 수치를 넘어섰다. 예전에는 여행객을 통해 들여오던 마약이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공항이 통제되면서 특송화물이나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 반입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

 

밀반입 첩보를 입수하여 현장에 출동해도 밀수조직을 검거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들은 차명과 대포폰을 이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잠복해도 마약을 받을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체포할 방법이 없다.

 

특히 마약을 보낸 사람이 외국에 있으면 체포가 불가능하고, 물건을 건네받을 사람들은 지능화된 교묘한 수법으로 단속을 피하기 때문에 검거가 쉽지 않다. 조세금융신문은 마약 범죄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천본부세관 염승열 마약조사과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인터뷰 시작하기에 앞서, 인천세관 마약조사과 주요 업무를 알고 싶어요.

 

인천세관 마약조사과는 여행자, 특송화물, 국제우편물, 일반 수입화물을 통해 인천공항과 인천항으로 반입되는 마약류 밀수입 사건을 수사하여 피의자를 검거합니다. 전 세계 각국에서 밀반입되는 마약류가 국내에 유통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마약류 적발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세관에서 마약류를 적발하는 과정 ①선별(Targeting) → ②검색(Scanning) → ③검사(Inspection)은 3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별 및 검색은 마약탐지견, 우범화물선별시스템(C/S : Cargo selectivity), X-Ray 판독기 등 과학검색장비, 프로파일링 기법, 외부정보, 데이터분석 등 매우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며, 정밀 개장 검사를 통해 마약류를 적발하고 있습니다.

 

X-Ray 판독기에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건지?

 

X-Ray 탐지기는 말 그대로 X-Ray를 지나가면서 투시하는 것입니다. 투시하는 화면을 보고 이상 음영을 찾아내는 것인데요. X-Ray는 음영이 있습니다. 음영에 색깔이 들어있는데 색깔로 적발하는 거죠.

 

예를 들면 밀가루의 X-Ray 색깔은 이런 색깔인데, 약간 색이 다르다 하면 검사합니다. 마약도 갖고 있는 특유의 색깔이 있어요. 그래서 직원들이 직접 찾아내서 검사를 하고, 마약 성분이 있는지 정식으로 분석하고 확정해 나갑니다.

 

X-Ray 외에도 프로파일링 기법이 있는데요.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또는 물건이 이상하다고 하면 미리 선별을 합니다. 혹은 외국에서 오는 사람이 만약 전과가 있으면 세관에서 우범자로 찍어서 검사를 바로 합니다.

 

 

마약류 적발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활용되고 있네요.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있을까요?

 

어떤 방법을 중점적으로 활용할지는 반입경로나 시기, 국내외 적발 동향 등 여러 가지 환경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므로 일관성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요즘은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을 통한 개인의 밀반입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 데이터분석, 프로파일링 기법, 과학검색장비 등을 집중 활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우편과 특송 등 화물을 이용한 마약류 밀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증가했나요?

 

인천세관에서 검거한 마약류 밀수입사건은 최근 3년간 연평균 572건이었으나 올해는 상반기만 해도 585건으로 이미 연간 수치를 넘어섰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국제우편이 400건, 특송화물 70건 정도 증가했죠.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출입국이 어려워짐에 따라 여행자를 통한 밀수는 많이 줄었지만, 다크웹이나 텔레그램 등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소량의 마약류를 해외직구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유학생들이 못 나가는 이유도 하나의 원인인데요. 기존에 마약에 접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판매 루트를 잘 압니다. 옛날에 구매했던 미국 사람들에게 보내 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급증하는 원인도 그게 아닌가 싶습니다. 코로나19가 환경을 많이 바꿔놨습니다.

 

한국으로 밀반입되는 마약류 중 가장 많이 들어오는 것은? 어느 국가가 밀반입 비중이 큰가요?

 

최근 3년간 검거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주로 남용되는 메트암페타민(속칭 ‘필로폰’)이 약 239kg로 가장 많고, 대마초 및 대마오일 등 대마류가 977건으로 사건 수로는 가장 많았습니다. 적발되는 마약류의 출발지는 미국(38%)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뒤로 중국(12%), 네덜란드(11%), 태국(7%), 영국(6%) 순입니다.

 

대마초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필로폰이 가장 많이 들어오네요.

 

제 사견인데, 필로폰은 돈이 되는 것이고, 대마는 솔직히 흔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일부에서 대마가 합법화되었습니다. 그래서 구매할 루트가 다양합니다. 필로폰은 전 세계적으로 금지죠. 그래서 필로폰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유통 자체가 돈이 되는 겁니다. 범죄자들은 이익이 많은 쪽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마약 밀수의 공통적인 특징은 있나요?

 

과거에는 특정 국가가 중요했습니다. 주로 대마는 어디서 오고, 필로폰은 어디서 오고 이런 게 있었는데 요즘에는 전 세계에 너무 퍼져있어서 국가가 다양해졌습니다. 다만, 빈도가 높은 국가는 있습니다. 미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그런 곳에서 오는 화물은 집중적으로 봅니다.

 

마약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퍼졌습니다. 옛날에는 눈에 띄는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편화되고 다양화돼서 ‘특정 국가가 위험하고, 특정 국가는 안전하다’라는 개념이 안섭니다.

 

빈도수가 높은 국가에서 오는 경우에는 X-Ray를 집중해서 보는데요. 우리 인력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빈도수가 낮은 국가는 검사률을 낮추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씩 적발되기 때문에 마약밀수의 공통적인 특징은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마약조사는 유관기관의 협조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마약 수사 관련 유관기관은 검찰, 경찰, 국정원, 외국기관 등이 있습니다. 검찰의 경우 세관에서 적발되는 일부 마약류 밀수사건에 대하여 합동수사를 하고 있으며, 경찰, 국정원과는 서로 각종 정보교류와 수사협조를 통해 국내반입 차단을 위해 기관 간 공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 마약류 사건의 경우 해외공급책을 차단하고 삼국 간 환적루트를 활용한 국제마약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필요시 외국기관과도 정보를 공유합니다.

 

최근 적발사례 중 가장 특이하거나 치밀한 은닉수법은 무엇이었나요?

 

필로폰을 은박지로 싸서 털실로 감아 실타래로 위장한 사례, 진공 포장한 대마초를 수프 통조림 속에 은닉한 사례, 필로폰을 얇게 펴서 골판지 사이에 은닉한 사례, MDMA를 시리얼 속에 섞어 넣은 사례 등 은닉수법은 끝도 없이 다양하고 기발합니다. 하지만 복합적인 적발기법과 과학검색장비, 마약류판독장비, 오랜 기간 축적된 세관직원들 노하우로 적발이 가능했습니다.

 

 

 

마약 밀수하는 사람을 잡기도 어렵겠네요.

 

외국에 있으면 찾기 힘듭니다. 외국인이 입국을 하면 우리나라에서 잡을 수 있는데 그게 아니면 어렵습니다. 만약 특정 국가에서 어떤 사람이 마약을 계속 보낸다 하면 그 국가에서 수사를 합니다. 마약은 국제 간 공조가 굉장히 중요하고 또 굉장히 잘됩니다. 한국에서 외국인 피의자를 잡았다고 해도, 소통이 잘 안 돼요, 언어가 어려워서 통역을 불러야 되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세관 직원이 영어를 잘해도 법률상 외부 통역사를 해야 합니다. 영어, 중국어는 흔하지만 특이한 나라에서 잡히면 통역사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약조사과의 업무 환경은?

 

경찰하고 똑같은 시스템입니다. 7개의 수사팀이 있는데 7개의 계가 돌아갑니다. 근무 3일은 9시에서 6시까지, 4일차는 24시간, 그리고 쉬고 그 다음날도 쉬고, 그 다음날에 출근합니다. 교대로 돌아가는 거죠. 그리고 수사는 사건이 발생하고 구속 피의자가 생기면 밤샘을 해야 해요. 9~6시 근무시간이어도, 피의자를 체포했다 하면 밤샘 조사를 해야 합니다.

 

마약조사과가 인기가 많나요?

 

일이 힘들어서 인기는 많이 없습니다. 근무시간으로 따지면 시간외 근무가 굉장히 많아요. 체포 구속하면 무조건 밤샘해야 해요. 그리고 통제가 들어가도 마약 물건을 받는 사람이 안 나타나면 끝입니다.

 

 

머리 싸움을 합니다. 마약 배송을 해보면 우편이나 특송은 들어오면 수취인이 차명이 많아요. 핸드폰도 대포폰이에요. 사람 잡는 게 제일 힘듭니다. 어떤 사람이 주문했고, 실제 주인이 누군지를 알아내야 하는데 택배 물건 인수를 할 때 인수자 찾기가 힘듭니다. 마약밀수자들도 낌새가 이상하면 물건을 그날 버리는 거죠.

 

업무 중에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일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대학생 또래의 젊은 친구들이 한때의 호기심으로 마약을 접하면서 인생을 망치거나, 어렵게 해외유학까지 보냈는데 세관조사를 받는 자식을 보면서 가슴을 치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저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아픕니다. 과거에는 사건이 해결되면 고생한 직원들과 소주도 한잔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코로나로 술좌석이 힘들어서 퇴근 후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과장님은 마약조사과 이외에도 어느 부서에서 근무하셨나요?

 

부산세관 조사국에서 12년 동안 수사업무를 담당했고, 관세청 조사총괄과에서 8년 동안 수사기획 및 지휘업무를 하는 등 수사업무에만 20년 넘게 종사했습니다. 최근에는 인천세관 감사담당관으로 1년 반 정도 근무하다가 올해 8월에 마약조사과장으로 부임했습니다.

 

올해 마약조사과 과장으로 오셨는데, 감회가 어떠신가요?

 

마약 업무는 옛날부터 했는데, 마약을 직접 수사하진 않았어요. 올해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약사건의 특징은 일반 사건과 달리 체포, 구속이 굉장히 많습니다. 일반 범죄는 관세사범은 구속영장을 잘 안합니다. 마약사범자는 도망가거나 위험해서 웬만하면 체포 구속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밤새고, 고생합니다. 특히 신규 직원들이 고생하죠.

 

마약조사과 과장으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적은 인력으로 전국 최다 마약사건을 수사하다 보니 직원들의 지방출장도 잦고, 체포 및 구속사건도 많아, 야간은 물론 비번일도 반납하고 근무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사경력이 짧은 8, 9급 직원들이 하나씩 배워 나가면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하고 또 성과를 올리는 모습을 보면 대견합니다. 이런 저희 직원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마약류를 차단하고 마약사범들을 엄단함으로써 국민 안전을 수호한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합니다.

 

현재로서는 마약류 반입을 100% 끊어내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앞으로의 마약 조사 방향성은?

 

우리나라는 장기간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유지해 왔는데, 최근 마약범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더이상 그 타이틀을 내세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한국 내 마약류 소비량과 투약인구가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마약류가 생산 또는 제조되는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또한 해외에서 유입되는 마약류를 국경단계에서 차단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전국 각지로 확산되기 때문에 세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하다 할 것입니다.

 

인천세관 마약조사과는 앞으로 수사인력 확대, 최신 수사장비 보강은 물론 다크웹 우범정보 분석, 가상화폐 추적 등 수사역량을 더욱 고도화하여 마약류 밀수사범을 검거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요즘은 미국,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 합법화된 대마를 경험한 유학파 등 젊은 친구들이 국내 입국 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약 전과가 남으면 향후 공무원이나 대기업 응시가 불가능해지는 등 직업선택에도 큰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젊은 친구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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