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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 · 판례

[예규‧판례] 야간배달 중 사고낸 고교생에 보험급여 환수…행법 "위법"

건보공단 "본인 중대과실로 사고" 주장...법원 "우천·과로 원인 가능성"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야간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교통사고를 낸 고교생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이 병원 치료비로 지급된 보험급여를 환수하려고 했으나 행정법원이 "우천과 과로로 인한 사고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미성년자였던 A씨의 부모가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환수 고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22년 6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A씨는 야간 배달 아르바이트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경기 안양시의 한 교차로를 지나던 중 신호를 위반해 반대 방향에서 오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는 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5개월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건강보험공단은 해당 병원에 요양급여 비용 2천677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공단은 A씨의 중대한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보험급여 제한 대상에 해당한다며 이 돈을 A씨로부터 부당이득으로 징수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A씨 측은 "사고 당시 우천으로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시야가 방해됐을 개연성이 상당하고, 당시 학생으로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과로가 사고 발생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단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당시 주위 상황, 운전자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A씨가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나 판단 착오로 신호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A씨의 중대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공단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고 당시 야간이었고 비가 내리고 있어 원고가 착용한 헬멧에도 빗방울이 맺혀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또 낮에는 학교에 다니면서 야간에 배달 업무를 하는 상황에서 피로가 상당히 누적돼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거의 고의에 가깝게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라며 "원고가 음주나 과속을 했다고 인정할 사정도 없는 상황에서 단지 신호를 위반했다는 것만으로 이러한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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