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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한 칼럼] 선제적 금리인하… 부채발 경제위기 막아낼 마지막 카드

고금리‧고물가 충격으로 내수 불황 장기화
코로나부채 양적 팽창‧질적 저하 진행
“선제적 금리인하”로 부채발 경제위기 발현 대응

 

(조세금융신문=송두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국민경제는 고물가‧고금리 충격으로 실질소득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코로나 민간부채는 부채함정에 빠져 백약이 무효인 비상 상황에 직면해 있다.

 

2019년 이후 발생한 코로나부채(자영업자, 가계대출, 중소기업대출)는 증분만 10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심각하다. 설상가상으로, 국가재정은 작년 56조원의 세수펑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부자감세 광풍에 힘입어 대규모 재정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생 확대재정 여력은 사실상 소진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인하”가 유일한 부채대책인 이유다.

 

만병의 근원인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한, 보편적 부채위험을 해소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은행은 물가에서 금융안정으로 정책목표를 전환하고 선제적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하고, 정부는 공공분야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춰 금리인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가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공공요금 인상 계획을 전면 중단해 공공분야 기대인플레를 낮춘다면, 올해 7월 금리인하도 가능하다. EU, 캐나다 등 세계 주요국들도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이번만큼은 부채발 경제위기를 조기에 진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실기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신용대란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실기가 민간부채의 양적 팽창 초래

 

자영업자대출을 키운 주범은 코로나사태이지만, 가계부채에 불을 붙인 주범은 한국은행의 잘못된 금리정책이다. 한은의 금리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금리 길을 따라 부채의 궤도가 설정되기 때문이다. 얼추 10년 단위로 반복되는 금리 주기에 따라 부채 팽창과 ‘디레버리징’(자산가격 하락을 수반하는 채무조정) 사이클을 반복한다. 금융위기를 수반한 ‘1994년 금리주기’나 ‘2004년 금리주기’도 그러했고, 코로나사태로 길게 늘어져 버린 ‘2015년 금리주기’도 그랬다.

 

부채 위기의 주범이 한국은행인 이유를 살펴보자. 글로벌 자산시장은 2008년 부동산버블 붕괴와 함께 부채를 덜어내는 디레버리징 과정을 거친 후 2015년 들어 재차 버블확정 국면에 진입했다. 저금리 환경하에서 부동산경기가 대세 상승국면에 진입하면서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팽창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이는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으로 부채의 불길을 잡을 수 있었던 골든타임이 ‘2015~2018년 금리구간’이었음을 의미한다.

 

2015년~2018년 골든타임 기간에 미국 연준(Fed)은 9차례에 걸친 고강도 금리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 수준을 제로금리에서 2.5%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금리인상 방식도 ▶2015년 1회 ▶2016년 1회 ▶2017년 3회 ▶2018년 4회로 점차 강도를 높여가며 가계부채 양적 팽창을 조기에 진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2015년 80%, 2018년 78%, 2023년 76% 등으로 10년간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연준이 부동산 가격상승 초기 국면에서 과감한 금리인상을 단행해 가계부채 팽창을 조기에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한국은행도 골든타임(2015년~2018년) 구간에서 5차례에 걸친 금리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2015년 2회 인하 ▶2016년 1회 인하 ▶2017년 1회 인상 ▶2018년 1회 인상으로 3번 올리고 2번 내렸다. 즉, 골든타임 구간에서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이처럼 정책금리가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는 사이, 민간부채가 부동산 가격상승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즉, 지금의 부채버블 문제는 한국은행이 골든타임을 놓쳐 부채의 발화점을 조기에 진화하지 못해서 발생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결코 민생부채 위기를 키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이번에는 금리하락 주기에서 똑같은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 ‘선제적 금리인하’ 단행해 부채발 경제위기 진화해야

 

우리나라 금리주기는 산 정상에 오른 2023년 1월 이후 16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려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민생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2배 이상 급등하며 중산층과 서민경제에 보편으로 충격을 가하고 있다. 이번에도 한국은행이 실기해 고금리 충격이 장기화된다면, 한국경제는 부실이 추가 부실을 부르는 부채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선제적 금리인하가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코로나부채(가계대출‧자영업자대출‧중소기업대출) 경착륙 위험이다. 코로나부채는 2019년 2441조원에서 2023년 3329조원으로 36% 증가했는데, 2019년 이후 발생한 코로나대출 증분만 888조원에 이른다. 즉, 이 기간에 가계대출은 263조원, 중소기업대출은 377조원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은 248조원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곳은 자영업자대출이다.

 

 

자영업자대출은 2019년 685조원에서 2023년 1110조원으로 415조원 증가했는데, 최근 들어 부채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같은 기간, 빚 있는 자영업자 비중은 37%에서 60%로, 1인당 대출 규모는 1.2억원에서 2.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더욱이,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은 107만 명에서 173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정도면 특단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비상 상황으로 보는 것이 맞다. 현실적 대안은 금리인하를 단행해 보편적 금리 수준을 낮추는 것뿐이다.

 

선제적 금리인하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재정이 거덜난 상황에서 정부가 쓸 수 있는 부채대책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보편 위험을 선별로 타격하는 정부 대책은 대체로 졸속이거나 오늘의 부실을 내일의 부실로 미루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금융기관의 선의에 의지하는 ‘상생금융패키지’나 만기연장‧이자유예 조치, 서민금융 출연금 확대, 정책금융공급 확대 등이 이에 속한다.

 

또한,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등 금리구조 개선을 통해 이자부담을 낮추는 것도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저금리로의 주기 전환을 재촉해 민생경제가 직면한 고금리 충격을 해소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물가관리에서 금융안정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조속히 단행해야 한다. 금리인하가 어렵다면, 적어도 “물가가 추가 하락하면 금리인하에 나서겠다” 정도의 강력한 메시지(forward guidance)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 총재가 언급한 “물가상승률 둔화에도 금리인하는 신중하게” 메시지는 논평에 가까운 무책임한 발언일 뿐만 아니라, 부채발 경제위기에 대한 상황인식이 얼마나 안일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하산하고 싶은 시장금리가 기준금리에 발목이 잡혀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올해 5월 들어 소비자물가는 2.7%까지 하락하며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이 바로 금리인하에 착수할 골든타임이라는 의미다. 금리인하 예고는 강력하게, 금리인하는 빠르게 할수록 정책 시행에 따른 효과성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 계획 중단해 ‘기대인플레이션’ 낮춰야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정책 조합을 통해 “선제적 금리인하”에 필요한 제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이유는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금리 인하시, 신규대출이 급증해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크게 2가지다.

 

첫째, 대출총량 관리를 철저하게 해 신용팽창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보면, 2022년 –0.4%, 2022년 1.0%, 2024년 1분기 0.0% 등으로 2021년 이후 성장이 멈춘 상태다. 금리를 인하하면, 기존 대출의 이자부담이 줄어들지만, 신규대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대출 총량규제를 통해 신용팽창을 적절하게 관리한다면,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착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둘째,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 계획을 전면 중단해 앞으로의 물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공공발 물가대란 사태를 일으킨 주범은 정부다. 공공의 적자를 급격한 가격 인상을 통해 민간에 전가하는 “공공요금 시장화” 정책을 추진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즉, 미친 공공물가 상승이 일반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다. 그러나 공공요금 인상이 중단된 2023년 이후 공공물가와 소비자물가 모두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일례로, 전기‧가스‧수도물가는 2023년에 소비자물가보다 6배 이상 높은 20%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수준인 2.7%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는 금리주기가 저점에 도달할 때까지 공공요금 인상 계획을 중단하면, 기대인플레가 하락해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의 고금리 국면이 연말까지 장기화된다면, 민간부채 잠재부실이 현실화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재정정책의 역할이 축소된 상황에서 금리인하 정책은 최고의 민생대책이자 유일한 부채대책이다.

 

한국은행은 당장 금리인하에 대한 선제적 안내를 예고하고, 선제적인 금리인하에 착수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금리인하와 충돌하는 걸림돌(공공요금 인상, 신규대출 증가)을 철저하게 관리해 금리인하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프로필] 송두한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 국민대학교 특임교수

◾ 전) NH금융연구소장(NH금융지주)

◾ 전) Visiting Assistant Professor

(Otterbein University, Columbus, Ohio)

※ 저술: 서브프라임 버블진단과 파급효과 진단, 주택버블주기 진단과 시사점, 경영분석을 위한 고급통계학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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