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증권

[송두한칼럼] 본말 전도 금투세, 증권거래세 폐지로 바로 잡자

‘주식양도세’는 상위 1%에 국한된 친자본 정책
‘증권거래세’는 개미 독박 과세
금투세 2년 유예하고 ‘증권거래세 폐지’ 로드맵 마련해야

(조세금융신문=송두한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부가 주장하는 금융투자소득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증권거래세를 견고하게 유지하며 주식양도세를 완화하는 이중과세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안이 관철되면 세수의 원천인 개인투자자를 증권거래세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고, 주식양도세는 100여명에 불과한 100억 이상의 초고액 투자자에게만 적용하게 된다. 즉, “개인투자자 독박 과세 ∙ 부자감세”를 담아낼 수 있는 퇴행적 증권과세체제가 완성된다는 의미다.

 

일단 금투세를 2년간 유예하고 그 동안에 원안인 주식양도세 비과세 5,000만원을 살리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2023년에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0.15%로 낮추고, 2025년 주식양도세 전면 과세와 맞물려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 된다.

 

상위 1%를 위한 주식양도세 논쟁에 뒷전으로 밀려나버린 99%의 일반투자자

 

2020년 여야가 합의해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5,000만원으로 하향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0.15%까지 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정부가 내놓은 금투세 개정안은 현행 대주주 요건인 종목당 10억원을 100억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증권거래세를 0.15%가 아니라 0.2%로 소폭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정부는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10억원에서 10년 전 기준인 100억원으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다. 근본도 없을뿐더러 시대에 역행하는 퇴행적인 제도개악임에 분명하다. 주식시장이 어려우니 대주주 감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비과세 기준 역시 그때는 5,000만원이 맞고 지금은 100억원이 맞다는 것이다.

 

먼저, 주식양도세와 관련된 대주주 요건의 변화 추이를 보자. 코스피의 대주주 요건은 2013년 이전만 해도 100억원이었는데, 그 기준이 2013년 50억원, 2016년 25억원, 2018년 15억원, 2020년 10억원으로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정부안의 골자는 현행 비과세 10억원을 다시 100억원으로 되돌려 개인투자자의 세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그렇다면,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5,000만원, ▲10억원, ▲100억원으로 늘리면 수혜를 보는 개인투자자 대상과 범위가 얼마나 늘어날까?

 

첫째,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5,000만원이면, 0.9%의 개인투자자가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2021년 주식매매 거래자 1,308만명 중에서 약 10만명 정도가 이 범주에 속한다. “비과세 5,000만원” 기준 하에서도 99%의 개인투자자는 주식양도세와 큰 관련이 없다.

 

둘째, 현행 비과세 기준인 10억원으로 좁히면, 그 대상이 0.07%의 개인투자자에 국한된다. 2020년 과세 대상이 6,045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많아야 1만명 미만일 것으로 보인다. 셋째,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100억원으로 대폭 올리면, 0.001%의 개인투자자가 과세 대상이며, 그 숫자는 100명 내외에 불과하다.

 

정리하자면, 주식양도세 문제는 상위 1% 시장에 국한된 과세체제로 사실상 개인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다. 3가지의 비과세 시나리오를 모두 감안한다 해도 주식양도세는 99%의 개인투자자와 별다른 관련이 없다. 즉, 1% 미만에 속하는 대주주나 초고액 투자자의 범주에서 논의되는 과세체제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정부가 논리나 맥락도 없이 주식시장이 어려우니 주식양도세 기준을 100억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과세체제의 고유 목적이 주식시장 활력 제고에 있다면 1%의 시장참여자가 아닌, 1,300만 내국인투자자의 참여 유인을 높일 수 있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투자자의 세수기여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증권거래세를 손보는 편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금투세가 주식양도세 논쟁에 휘말리면서 개인투자자의 보편감세와 직결된 “증권거래세” 이슈는 아예 뒷전으로 밀려나 버렸다. 금투세 시행을 2년간 유예한다면, 증권거래세 인하나 폐지가 그 중심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이유다.

 

▍증권거래세는 개미 독박과세

 

증권거래세는 돈을 잃든 벌든 주식을 팔기만하면 내야하는 일종의 통행세다.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은 동학개미운동에 힘 입에 증권거래세가 크게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세수 목적에 최적화된 과세임에는 분명하다. 0.15%의 농특세를 포함한 증권거래세 세액은 2019년 6.1조원, 2020년 12.4조원, 2021년 15.0조원 등으로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다 세금이기 때문에, 농특세를 포함한 수치로 증권거래세를 발표하는 것이 맞다.

 

증권거래세의 원천인 1,300만 개인투자자는 전체 주식거래의 65%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세수기여도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2021년에 거둔 15조원의 증권거래세 중에서 개미로부터 10조원가량을 거둬들인 셈이다. 2020년에 10억원 이상의 고액투자자로부터 걷은 양도세가 1.5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투자자가 낸 증권거래세가 7배 가까이 많다. 개인투자자가 독박을 쓰는 증권거래세가 바람직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첫 번째 이유다.

 

정부가 철벽 사수하려는 증권거래세는 세수 목적에 부합할지 모르나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투자손실을 입거나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이 세수 증대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세수목적으로 변질된 증권거래세가 바람직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두 번째 이유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증권과세에 대한 정부의 행태가 일관되게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을 강조하면서 주식양도세를 전면 과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다 갑자기 10억까지 내려온 비과세 요건을 다시 100억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우기고 있다. 이처럼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 이유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증권거래세 폐지에서 주식양도세 폐지로 급선회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이 증권거래세 인하를 요구할 요량이며 0.15%의 농특세를 빼면 사실상 폐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얼버무린다. 그게 농특세든 뭐든 개미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다 증권거래세인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이미 개인투자자의 세수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23년에 증권거래세를 0.15%까지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 때는 0.15%가 맞지만 지금은 0.2%가 맞는 것이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증권거래세가 바람직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세 번째 이유다.

 

▍금투세 2년 유예하고, “증권거래세 폐지로드맵” 마련하라.

 

증권거래세와 주식양도세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현행 이중과세체제는 시장을 키워 세수를 늘려가는 성장의 가치를 담아내기 어렵다. 1,300만 개인투자자를 위해 주식양도세와 증권거래세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당연히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것이 맞다.

 

이러한 점에서, 증권거래세를 살리고 주식양도세를 죽이려는 시도는 퇴행적일 뿐만 아니라 시대역행적이다. 주식시장이 어려워 금투세를 유예하려는 것이 진심이라면, 99%의 시장참여자와 관련된 증권거래세를 대폭 인하하고, 상위 1% 시장인 주식양도세는 원안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렇다면, 증권과세체제를 어떻게 정비해야 하나?

 

일단 금투세 도입을 2년간 유예하고 주어진 기간 안에 증권거래세 폐지로드맵을 마련하면 된다. 물론, 2년 유예의 목적은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10억에서 100억으로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증권거래세 폐지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증권거래세 폐지는 크게 2단계로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일단 0.23%에 묶여있는 증권거래세를 2023년에 0.15%(농특세)로 인하하는 것이다. 농특세를 제외한 세율 조정은 제도적 제약 없이 개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에 즉시 시행할 수 있다. 둘째, 2025년 주식양도세 전면 과세와 맞물려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것이다. 정부가 물고 늘어지는 0.15%의 농특세 문제는 농특세 사업계정에 주식양도세를 포함하는 세법개정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농특세 세목 때문에 증권거래세를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끝으로,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아 1%도 안되는 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친기업∙친자본 정책인 것이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해 부동산자금의 증시 유입을 촉진시키고 일반투자자들의 참여 유인을 높일 수 있도록 비정상적인 과세체제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또한, 소모적인 금투세 논쟁에 매몰되기 보다는 장기보유 특별공제 도입, 공매도금지 조치 등과 같은 증시 체질개선 방안을 마련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프로필] 송두한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dsong2@gmail.com)

◾ 국민대학교 특임교수

◾ KDI 경제정책 자문위원

◾ 전) NH금융연구소장(NH금융지주)

◾ 전) Visiting Assistant Professor

(Otterbein University, Columbus, Ohio)

※ 저술: 서브프라임 버블진단과 파급효과 진단, 주택버블주기 진단과 시사점, 경영분석을 위한 고급통계학 등 다수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