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7 (토)

  • 맑음동두천 -3.3℃
  • 맑음강릉 5.1℃
  • 박무서울 -2.1℃
  • 박무대전 1.4℃
  • 맑음대구 3.4℃
  • 연무울산 5.2℃
  • 연무광주 4.5℃
  • 맑음부산 6.2℃
  • 흐림고창 3.8℃
  • 구름많음제주 9.2℃
  • 맑음강화 -4.5℃
  • 흐림보은 1.3℃
  • 흐림금산 2.0℃
  • 맑음강진군 2.8℃
  • 맑음경주시 -2.3℃
  • 맑음거제 2.9℃
기상청 제공

[예규·판례] ‘된장용 메주’라 신고했는데…45% 관세 부과 사연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된장을 만들기 위해 수입한 중국산 ‘발효 대두’의 품목분류를 둘러싸고 수입업체와 세관이 공방을 벌였다. 관세율 8%가 적용되는 ‘기타 장류(메주)’인지, 아니면 45%의 고율 관세가 매겨지는 ‘대두 조제품’인지가 분쟁의 핵심이다.

 

쟁점이 된 물품은 중국에서 수입된 낟알 형태의 발효 콩이다. 대두를 삶은 뒤 바실루스속균(고초균)을 넣어 발효시키고 건조한 낟알상 제품이다. 업체는 이를 ‘메주’로 판단해 수입했다. 업체는 수입신고 당시 품목번호를 ‘기타 장류’(HSK 2103.90-9040호, 기본세율 8%)로 기재했고, 세관은 이를 그대로 수리했다.

 

이후 세관은 분류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며 중앙관세분석소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이 물품은 “대두를 삶아 고초균으로 발효시킨 건조 낟알”로 확인됐고, 분석소는 제2008호(대두 조제품) 또는 제2103호(메주)에 분류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세관의 질의를 받은 관세평가분류원은 이 물품을 ‘대두 조제품’(HSK 2008.19-9000호)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최종 회신했다.

 

세관은 이를 근거로 45% 세율을 적용해 과세했고, 업체는 수정신고로 부족 세액을 납부했다. 이후 업체는 “된장용 메주가 맞다”며 세관에 경정청구를 제기했으나 거부당하자, 관세청에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 ‘메주’ vs ‘대두 조제품’, 품목분류 쟁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발효된 콩을 ‘장류’(제2103호)로 볼지, 아니면 ‘대두 조제품’(제2008호)으로 볼지 여부다.  

 

제2103호는 된장·고추장 등 ‘장류’와 소스류를 분류하며, 메주도 이 호에 속한다. 이 경우 관세율은 8%다.  반면 제2008호는 “이 류나 다른 류에서 특별히 규정한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조제하거나 보존 처리한 식용 식물의 부분”을 분류하는 코드다. 여기에는 설탕이나 감미료, 주정을 첨가한 것도 포함된다. 만약 쟁점 물품이 여기에 속하면 기본세율 45%가 적용된다.  

 

결국 같은 콩이라도 메주로 인정받느냐, 단순 조제품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5배 넘게 차이가 난다.

 

◆ 업체 “된장 만드는 메주…사전에 낟알 메주도 있다”

 

업체는 쟁점 물품이 명백한 ‘메주’라고 주장했다. 관세율표가 이미 ‘메주’를 따로 특정해 분류하고 있는데, 이를 ‘따로 분류되지 않은 조제품’인 제2008호로 보내는 것은 법 해석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업체는 “이 물품은 삶은 콩에 종균을 접종해 특유의 향과 맛을 낸 것으로, 그 자체로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된장을 담그기 위한 원료”라고 강조했다. 제2008호 해설서가 ‘땅콩버터’나 ‘조리한 과실’처럼 바로 먹을 수 있는 물품을 예시로 든 반면, 쟁점 물품은 딱딱한 낟알 상태라 식용으로는 부적합하므로 조제품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식품공전의 정의도 근거로 제시됐다. 식품공전은 메주를 ‘대두를 찌거나 삶아 발효시킨 것’으로 정의하며, 사전에도 낟알 형태의 메주 사진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단지 청국장 발효균(고초균)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메주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과거 관세청도 메주를 일관되게 장류로 분류해왔다”고 항변했다.

 

◆ 세관 “삶은 콩 발효한 청국장 유형…‘대두 조제품’이 맞다”

 

반면 세관은 쟁점 물품을 메주나 소스류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관세율표 제2103호의 본질은 ‘높은 향신성을 가진 소스나 혼합조미료’인데 쟁점 물품은 단순히 삶은 콩을 발효한 낟알일 뿐 조미료 기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관은 오히려 이 물품이 식품공전상 ‘청국장’ 정의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식품공전은 ‘대두를 삶아 바실루스속균(고초균)으로 발효시킨 것’을 청국장으로 분류한다. 세관은 “전통적인 메주 제조 방식과 달리 삶은 콩을 고초균으로 속성 발효시킨 제조 방식은 메주보다 청국장이나 낫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관은 “식품공전상의 분류가 관세 품목분류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관세품목분류위원회가 청국장 가루와 낫또를 제2008호로 분류한 점 ▲영국·일본 등 해외 사례에서도 발효 대두를 대두 조제품으로 분류하는 점 등을 들어 HSK 2008.19-9000호 적용이 타당하다고 맞섰다.

 

◆ 관세청 “청국장 유형의 대두 조제품…심사청구 기각”

 

관세청은 심사 끝에 세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결정했다. 관세청은 품목분류 원칙과 HS 해설서를 토대로 쟁점 물품을 ‘소스 및 혼합조미료’(제2103호)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관세청은 결정문에서 “대두를 단지 발효시켰다고 해서 곧바로 향신성을 가진 소스나 조미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쟁점 물품은 음식물에 향을 더하는 조미료로서의 기능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제2103호에 분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식약처가 해당 물품을 청국장 유형으로 회신한 점, 관세평가분류원과 해외 관세 당국이 유사한 발효 대두 제품을 일관되게 ‘대두 조제품’(제2008호)으로 분류해온 점 등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  

 

최종적으로 관세청은 쟁점 물품을 ‘그 밖의 방법으로 조제한 대두 조제품’(HSK 2008.19-9000호, 기본세율 45%)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업체의 심사청구를 기각했다.

 

[참고 심판례: 관세청-심사-2022-29]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세금은 낮춰 줬는데, 조세정책 방향은 안 보인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정부가 16일 2025년 세법 시행을 위한 후속 시행령을 내놨다. 개정 세법에 담겼던 원칙을 집행 규정으로 옮겼다. 과세요건과 적용 범위, 산식과 절차를 구체화했다. 소득 구분과 공제 기준, 국제조세 계산 체계도 시행령 차원에서 정비했다. 조세법률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개정의 가장 분명한 성과는 과세 기준의 명확화와 집행 가능성 제고다. 현장에서 반복되던 해석 혼선을 제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행정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도 개선됐다. 정책적 메시지도 읽힌다. 민생 분야에서는 육아휴직수당 비과세 확대, 생산직 야간근로수당 요건 완화, 초등 저학년 예체능 학원비 세액공제가 도입됐다. 조세지출을 활용한 전형적인 소득보완형 조세정책이다. 기업 세제는 국가전략기술·R&D 세액공제 범위 구체화, 콘텐츠 산업 지원, 통합고용세액공제 개편, 해외진출기업 국내복귀·지방이전 기업 지원, 가상자산·보험자산 평가기준 정비로 이어진다. 조세특례의 집행 기준을 촘촘히 정비해 투자 유인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금융·자본시장에서는 IMA 소득구분 명확화,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마련, 금융상품 세제지원 확대가 담겼고, 국제조세 분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