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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그림자 금융의 존재

 

마치 은행인 듯 은행이 아닌 듯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이 지켜야 하는 규제를 피해가는 금융기관을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System)이라고 한다. 일명 신용중개기관으로 쉽게 말해서 자산운용기업을 생각하면 된다. 이들은 돈을 움직이지만 투자 구조가 복잡해서 은행처럼 쉽게 손익이 잡히지 않는다.

 

은행들이 깐깐한 규제 속에서 정기코스의 운행만 하는데 비해 이들 그림자 금융은 은행의 뒤에서 은행간 차입이나 기업어음을 발행하여 금융을 움직인다. 레버리지라는 마술봉을 만들어 가지고 있는 자산의 몇 배의 금융을 만들고 이를 운용한다.

 

이들은 시장에 은행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상품들을 만들어 돈을 불리고 유통시키지만 건전성이 확실하지 못하여 원금의 보전이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것은 그들이 내놓는 수익률이다.

 

세계를 흔드는 그림자 금융 파워

 

최근 들어 신용파생상품들의 활약에 금융위기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한껏 부풀려진 레버리지 때문에 신용으로 펼쳐지는 마술의 세계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다. 신용파생상품시장의 경우 이미 2008년 미국발 세계적 금융위기의 주역이었다.

 

여러 개의 주택 담보대출을 엮어서 위험도는 높지만 높은 수익을 만날 수 있는 부채담보부채권(CDO :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을 만들었고 이것으로 재무제표의 위험을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불량 대출이 늘어나 결국 터져버린 것이 금융위기였다.

 

주택을 담보로 이자율을 낮게 대출해주는 상품은 가장 삶의 기반이 되는 주택을 담보로 하고 집이 없으면 살 수 있는 근거지도 없어질 것임을 고려할 때 원금의 회수와 동시에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상품이라 생각했다. 이것이 은행이 판매하는 모기지(Mortgage) 상품이다.

 

그러나 이 상품은 단번에 수익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평균 잡아 10년에서 20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만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런데 증권사들이 이러한 상품들을 모아서 주택담보증권(MBO)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은행은 이들 주택의 가치를 담보로 투자자에게 투자를 끌어내어 유동성을 만들어 냈다. 은행은 수십 년간 조금씩 받아야 하는 이자를 단번에 받았고 이 자산으로 다시 주택담보증권을 돌렸다.

 

여기에 투자은행의 등장으로 주택담보증권들을 묶어 부채담보부증권를 만들어 리스크를 보전하자 완전한 사이클로 채권이 돌고 돌려지면서 엄청난 자금의 규모가 되었다.

 

고수익과 안정적 투자처이니 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했다. 심지어 이들의 수익률을 본 제조업이나 일반 회사들은 업종을 전환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대출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어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투자자는 넘치지만 대출을 받을 사람이 없어지니 은행들은 대출의 쿼터를 넓혔다. 결국 대출의 신용도가 되지 못하는 저소득층에게까지 대출이 진행됐으며 점점 낮아지는 신용도 쿼터에 상품의 근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모기지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담보인 주택을 팔면 되니까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 이를 헷지하는 부채담보부증권이 있으니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부채담보부증권은 또 다른 부채담보부증권을 만들었고 이것이 불이행될 경우를 대비하여 보험금을 지불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도 늘었다. 즉, 주택 한 채에 수없이 많은 파생상품이 걸린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실체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등급만 보고 기묘한 사이클을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곧 주택 가격이 낮아지면서 갑작스럽게 거품의 성이 무너지게 되었다. 거품의 실체에 실질적 가격 하락은 그것을 기반으로 파생된 상품들을 흔들었고 한순간에 부채담보부증권을 휴지로 만들었다. 대부분의 자산을 부채담보부증권에 의지하던 금융기관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투자자들이 떠나고 은행은 채무불이행의 위약금까지 지급하니 돈이 없고 이 파장이 미국 전체를 흔드니 정부가 나서 돈을 찍어 유동성을 공급하지만 역부족으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전 세계의 금융이 흔들렸다.

 

실체를 훨씬 넘어버린 그림자 버블

 

자본주의 경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자산의 버블이다.

부풀대로 부푼 자산거품 속에서 어느 한 축이 중심을 잃어버리면 세계는 연달아 도산의 도미노를 맞는다. 시장에 돈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돈은 투자할 수 있는 투자처로 몰리게 된다. 리스크가 낮은 상황이고 수익률이 높다면 이를 마다할 투자자가 없을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경우 700조 가량의 파산규모로 정부도 손을 들었다. 미국은 이후 몇 년 동안 0%대의 금리를 유지하며 돈을 찍어대야 했고 독일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까지 등장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그림자 금융으로 은행금융이 날개를 폈지만 너무 높이 올랐다.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확대된 파생상품의 점입가경 생태를 지켜만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프로필] 김 용 훈

• 법학박사
•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 정치·경제 컨설턴트.
• 시사칼럼니스트(헤럴드경제, 천지일보, 대구신문, 조선, 동아, 경향 등)
• 「1% 명품스피치」 「협상을 흔들면 논리가 털린다」 외 다수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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