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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코로나 역설도 피해간 실손진료비 증가세 '여전'

손보업계 3분기말 실손보험 손실액 1조7천억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병원 이용이 감소했음에도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진출은 증가, 일부 소비자의 의료쇼핑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손해보험업계의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액, 즉 발생손해액은 7조474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발생손해액 6조7500억원보다 10.7% 증가했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영업·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발생손해액을 뺀 금액, 즉 '손실액'은 작년 3분기 말 1조5천921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7천383억원으로 확대됐다.

3분기 말 현재 위험손해율은 130.3%로 작년 같은 시기의 130.9%와 비슷한 수준이다. 위험손해율이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비율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손해보험업계에서만 실손보험으로 2조원 넘는 손실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꾸준히 확대되고, 올해는 코로나19 치료(본인부담 없음) 외에는 의료기관 이용이 줄어들어 실손보험의 손실이 많이 개선되리란 전망이 있었으나 현실은 달리 전개된 것이다.

 

이는 경증 외래환자 중심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도수치료 같은 건강보험 미적용 진료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병원비 부담이 큰 중병 탓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과반수 가입자가 외래 진료비조차 청구하지 않지만 소수 가입자는 많게는 수백회씩 진료를 받을 정도로 이용량이 많다.

 

이날 공개된 보험연구원 간행물 'KIRI 리포트'에 실린 '실손의료보험 청구 특징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전체 가입자 중 연간 입원비 100만원 이상을 청구하는 가입자는 2∼3%에 불과하다. 95%는 입원비를 아예 청구하지 않거나 청구금액이 연간 50만원 이하 구간에 속했다.

 

외래 진료의 경우에도 9%가량이 연간 30만원 이상을 청구하고, 80% 이상은 10만원 미만을 청구하거나 한 번도 청구하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성희 연구위원과 문혜정 연구원은 "실손보험 청구의 특징은 의원급 비급여 진료 증가와 특정 진료과목 집중 현상, 소수 가입자에 편중된 이용으로 요약된다"며 "이에 따라 대다수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이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보험료는 갱신 때마다 대폭으로 인상되고, 고령자를 받아주지 않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상태로는 실손보험이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 상품 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중병을 제외한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4세대' 실손보험의 구조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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