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무역의 흐름이 요새 이상하다. 수출은 8월 기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고 9월도 연속해서 역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무려 12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내린 데 따른 영향으로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8월 기준 무역 흑자는 이어졌지만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구조’다. 최근 석유물가가 다시 오르고 있어서 ‘불황형이지만 흑자’였던 구조마저도 위태롭다. 수출과 수입의 무역 규모가 모두 성장하면서 적자를 보이는 것이 수출과 수입 모두 쪼그라들며 흑자를 보이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좋다. 경제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이고 그만큼 경제의 역동성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부가가치가 크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GDP에서 차지하는 수출입의 비율이 가히 압도적인 나라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GNI1) 대비 수출입 비율은 72.3%이다. 미국의 31.4%, 일본의 37.5%, 프랑스의 66.1%에 비해 상당히 높다. 즉 수출이 많지 않다는 것은 우리 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경고등이다. 1) GNI(1인당 국민총소득)는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동안 생산활동에 참가하여 받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올 여름은 유독 날씨가 덥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의 시대는 끝났고 지구가 끓는 시대(the era of boiling)가 왔다고까지 말했다. 연일 이어지는 삼복더위에 서민들은 그나마 보양식으로 지친 몸을 위로받고자 삼계탕을 찾게 되지만 그 가격에 또 한 번 놀라고 만다. 연이은 집중호우와 태풍,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살 처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곡물 가격(사료값) 상승, 닭의 온도 민감성으로 인한 냉방장치 운영 등이 닭고기 값 상승의 요인이 됐다. 이에 정부는 발 빠르게 할당관세를 적용하며 수입되는 닭고기에 대해 무(無)관세 수입정책을 펼치며 소비자 물가를 잡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닭고기 수입의 유인을 매우 촉진시킨 반면 의도치 않게 국내 양계장 업자에게는 그들의 업을 더욱 축소시켜 국산 닭고기의 공급을 줄이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동안 닭고기뿐만 아니라 달걀, 배추, 소고기, 돼지고기 등 소비자 물가에 예민한 품목에 대해 주로 할당관세 정책을 자주 활용해 왔다. 그에 따라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게 됐고 관세를 잘 알지 못하는 일부 국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10척 중 3척만 제때 입항…‘시동’끈 선박, 수출기업 ‘발동동’” 코로나19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했을 때 어느 기사의 제목이다. 감염병의 유입을 막고자 각국은 인적‧물적 대외 교류를 급진적으로 막는 여러 정책을 취하였다. 그 일환으로 해외와의 접점인 항만을 아예 봉쇄하거나 최소한의 작업만 가능하게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이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익숙해져 다시 항만이 열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참고 있었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그동안 밀렸던 물동량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항구에서 물품의 원활한 흐름은 기대할 수 없었다. 당시 미국의 대표적인 국제무역항인 LA항과 롱비치항은 하역작업이 매끄럽지 않아 무역선이 항구에 도착해도 입항하지 못하고 바다 위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롱비치항에 입항하고자 하는 39척의 화물선이 바다에 떠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역작업이 원활치 않음에 따라 수입자는 납기지연으로 인한 계약위반, 글로벌공급사슬의 단절 등 시간의 지연에 따른 여러 위험에 노출되었다. 이와 같은 시간의 흐름에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관세환급제도’는 관점에 따라 수출 보조금으로 보일 수 있다. 수출 보조금은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행위로 보조금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나라는 그만큼의 무역 보복 조치를 합법적으로 취할 수 있다.1) 1) 참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분쟁의 씨앗, 보조금’, 고태진, 2021.02, 월간조세금융 그러나 WTO는 수출품에 사용된 수입 중간재에 대한 관세환급이나 면제는 WTO 보조금 및 상계관세 협정에서 금지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 경쟁국인 일본, 중국 등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보편적 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관세환급제도가 한-EU FTA 협상 당시 막판 최대 걸림돌로 작용된 바 있다. 얼핏 상관없어 보이는 FTA와 관세환급제도인데 왜 EU는 이것에 그리도 집착하여 협상 결렬까지 생각한 원인이었을까. 이에 대해 ‘공정성 시비와 역(逆)수입의 문제’, 그리고 역외국인 ‘제3국의 무임승차 문제’가 그 핵심이었음을 지난 글2)에서 언급한 바 있다. 2) 참조: ‘확산되는 FTA속, 관세환급일병 구하기’ 고태진, 2023.06, 월간조세금융 이 밖에도 확산하는 FTA 환경에서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관세는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 부과한다1). 수출이나 반송2)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 관세가 소비세라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1) 관세법 제14조 2) 관세법에서의 ‘반송’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것과 차이가 있다. 관세법에서는 외국에서 들어온 물건이 수입 통관되지 않고 우리나라 보세구역에 머물다 이내 외국으로 다시 나가는 것을 반송이라고 한다. 즉, 수입 통관된 물건을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수출자한테 보내는 것은 관세법상 반송이 아니다. 그렇다면 직접 물건을 소비하는 자에게 세금을 내게 하면 되지만, 시중의 그 수많은 다양한 물품에 대해 일일이 소비자에게 관세를 계산해서 신고하고 납부하라 하면 아마도 범법자들 투성이에 유통도 어지러워질 것이 뻔하다. 그래서 수입된 물건이 수입국에서 그 어떤 소비자에게 사용될 것으로 일단 보고, 수입자로부터 선제적으로 수입통관 때 관세 등 세금을 납부케 하는 방법으로 세금의 누수를 막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 소비되고 사용될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여 세금을 거뒀는데, 막상 그러한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고 해외로 다시 수출되었을 땐 어떻게 될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확전되는 양상이다. 소비자 물가의 상승률은 한창 높았을 때보다는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외식물가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물가의 상승의 이유로는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각국에서 풀어버린 돈의 영향도 있겠지만 양국의 전쟁도 그 원인임은 부인할 수 없다. 국내외 경제는 매우 힘든 늪으로 빠진 형국이다. 그런데 최근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중고차 수출량은 관세청 통관 기준 3만 7833대로 전년 동기(3만 3545대) 대비 1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2억 903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 4899만 달러)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중고차의 평균 수출가격이 전년대비 크게 올랐다. 이렇게 된 원인에는 러시아로의 중고차 수출량과 수출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국가가 대러시아 경제제재 수위를 높였고, 이러한 가운데 고가의 완성차가 러시아로 수출되는 것을 막았다. 따라서 중고차 수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반사이익으로 덕을 보게 됐다. 러시아 수출 자동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우리는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수입’을 하고 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대금수령도 불확실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다. 이유는 무얼까. 한 가지만 얘기하라면 ‘만족’이다. 그 만족의 포인트가 물건 자체에 있든, 가격에 있든 국내에서 얻을 수 없는 만족을 해외 그 어디에선가 찾아내어, 내 것으로 함으로써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이 수입이다. 그런데 수입해 도착한 물건이 나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기는커녕 아예 엉뚱한 상품들이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수입자는 애초부터 까다로운 일련의 수입절차를 밟을 고려조차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수출입을 하다 보면 매우 다양한 사유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비일비재 일어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떤 표준인증, 예를 들어 KC인증을 받아야 하는 헬스기구를 계약했는데 인증 없이 반입된 경우라든지, 계약 당시 제시했던 견본과 품질이 다른 경우 또는 수출입계약서에 명시된 규격이나 양 등이 다른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위반 사례는 수출입 무역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중 일부에 불과하며, 이외에도 위반 사례는 다양하다. 따라서 수입자는 수출입계약서와 다른 물품을 수입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공포와 예측불가의 연속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절벽에 가까웠던 국가 간 이동이 급격히 증가되는 모습이다. 사실 MZ세대는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지금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해외여행이 자연스럽지 않은 때가 있었다. 1982년까지 해외여행은 일부 고위직이나 부유층이 특별한 목적이 있을 때만 다녀올 수 있는 특권같은 것이었다. 그나마도 여행가기 전 엄격한 신원조회와 함께 남자는 반공연맹(現 자유총연맹), 여자는 예지원에서 국제 에티켓과, 공산권 주민을 만났을 때의 행동요령 등 소양교육을 받아야 했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을 위시한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 철저히 대립했던 냉전체제였고, 그에 따라 서로 간 어떠한 인적, 물적 교류도 용납되지 않았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우연히 만난 공산주의자로부터 소위 ‘빨간 물’이 들어와 국내를 오염(?)시킬까 하는 우려가 매우 컸다. 경제적인 성장도 해외여행 확대에 한몫했다. 2021년 현재 우리나라 1인당 GDP는 35000달러에 육박하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하지만 1982년 당시의 우리 GDP 규모는 1977달러밖에 안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드론 ‘바이락타르’ 등장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전면 침공을 감행하면서 시작된 두 나라 간 전쟁은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손쉽게 러시아가 이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의 패전과 이후 내전까지도 바라보는 시각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외부 변수가 있었지만, 실전에 등장한 새롭고 강력한 공격 무기에 이목이 집중됐다. 러시아군의 값비싼 탱크, 포, 장갑차, 레이더들만을 정확히 집어 파괴하는 ‘바이락타르’가 그것이다. 심지어 러시아 헬리콥터까지 격추시키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강한 실전력을 입증했다. 현대전의 양상을 뒤바꾸는 신종 무기의 탄생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신고식이었다. 이 공포의 신종 무기, 바이락타르는 드론(DRONE)이다. 드론의 정식 명칭은 UAV(unmanned aerial vehicle)로 무인(無人) 항공기를 말한다. DRONE의 원뜻은 벌이 날 때 나는 웅웅거리는 소리를 말하는데, 드론이 날 때 나는 소리가 그 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북한 무인 드론의 침범 사실 우리에게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드론 활약상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무역으로 물가를 잡는다고?1) 1) KTV국민방송 “PD리포트 이슈 본(本)” (407회) ‘장바구니 부담안정! 할당관세’편 고태진 관세사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던 이전과는 다르게 올해 여러 경제지표가 들뜨게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상용근로자인 가구의 실질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수치인 월급이 올랐다 해도 시장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적어졌다면 인상된 월급은 숫자에 불과하다. 물가의 상승을 잡아야 하는 이유이다. 안타깝게도 지난 7월 6.3%,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등으로 올라갔던 물가상승률이 좀처럼 내려올 기미가 없다. 과거 3년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 2021년 2.5%였다. 오르는 물가 내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간단히 수요와 공급 관계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수요가 증가하거나 공급이 부족하다면 가격이 상승하고 그 반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한국은 ‘FTA 허브국’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총 18건, 58개국과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하여 FTA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앞으로도 한-인도네시아 등 4개의 FTA가 곧 발효를 기다리고 있고, 한중일 등 10건의 FTA가 협상중에 있다. CPTPP도 충분히 가입 가능성이 있다. 과감한 지역무역협정의 추진정책을 통해 FTA 허브국임을 자임하고 있다. 계속되는 FTA의 체결은 원래의 무역자유화 의도와는 달리 복잡한 원산지규정으로 FTA 활용률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Bhagwati 교수가 동시다발적 FTA의 비효율성을 지적한 ‘스파게티볼 효과’(spaghetti bowl effect)는 나름 일리 있어 보인다. 한편 Boldwin(2006a)은 역설적이게도 스파게티볼 효과가 무역자유화를 ‘촉진’시킨다고도 했다. 지역협정이 늘어날수록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은 세계조류에 뒤처진다는 생각에 FTA를 체결해야겠다는 압박이 생김과 동시에, 복수국간 FTA처럼 회원국이 여럿 있는 경우 동일한 원산지규정을 채택하고자 하는 강한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WTO 다자간 체제의 위기’는 또한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글에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확보가 최근 들어 국제통상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체결한 FTA를 활용해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FTA 특례기준인 누적기준을 제시하였고 이의 전반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난 글에 이어 누적기준을 형태에 따라 구별한 양자누적, 교차누적, 유사누적, 완전누적을 사례와 함께 좀 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1. 양자누적 양자누적(bilateral cumulation)은 누적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FTA 체결 ‘당사국’의 ‘원산지’ 재료(originating material)를 자국에서 생산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누적이다. 양자누적은 최종 생산품에 들어간 체결 상대국산 원재료가 그 협정에서 정한 원산지기준을 통과한 ‘역내산’ 원재료일 경우에만 유리하게 원산지 판정이 진행된다. 따라서 역내에서 일정 수준의 공정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원산지 지위를 얻지 못한다면 (설령 원재료를 만드는 데 들어간 역내산 원재료와 공정이 있더라도) 그 전체 원재료를 역외산으로 간주하게 된다. 생산 및 공정 여부와 관계없이 재료가 원산지인지 아닌지만 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재료누적이라고 불리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RCEP의 ‘누적기준’은 보호무역이 득세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핵심 사항이다. 지금 세계는 미국 중국간 무역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은 과거 냉전체제로의 회기를 연상시킨다. 여기에 ‘코로나19’는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을 키웠다. 이런 큰 틀의 글로벌 변화에 있어 기업에게는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그 무엇보다 요구되어진다. 그 솔루션의 중심에 FTA 누적기준이 있어 이의 충분한 이해와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누적기준의 이해와 필요성 어떤 물품에 대해 FTA 혜택을 받고자 한다면 수출 물품이 협정에서 정한 원산지기준을 ‘수출국’에서 충족하여야 함이 기본이다. 즉 양자간 협정의 특성상 체결 당사국 물품임을 증명해 내야 하는데 그 증명은 당연히 수출국에서 이루어진 것만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그런데 FTA의 취지에는 체결국간 여하한의 교역을 절대적으로 확대하여 경제규모를 키워 성장하는 데 있다. 이러한 점에서 각 체결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자국산과 동일한 지위로 인정해 준다면 실질적 FTA 시장통합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누적기준(accumulation, cumulati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FTA와 같은 지역무역협정을 체결하는 이유는 다자간 채널인 WTO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마음이 맞는 나라끼리라도 좀 더 수준 높은 협정으로 교역을 확대해 보자는 데 있다. 그래서 전 세계 GDP, 인구, 교역의 약 3분의 1을 자랑하는 RCEP1) 협상의 개시가 선언됐을 때 많은 이들의 기대와 주목을 받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협정이 발효된 지난 2월 이후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RCEP의 경제적 효과는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15개라는 서로 다른 여건의 나라들끼리 자국의 위치에 맞춰 최적의 교집합을 찾다 보니, 그저 그런 수준의 개방밖에 나올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그 이유로 보인다.2) RCEP은 한-아세안 FTA보다 문화콘텐츠, 유통 등 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확대했고, 전자상거래, 지식재산권 관련 챕터를 새롭게 도입했다. 일본과는 온라인 게임, 쌀/담배/소금에 대한 도소매 및 중개 서비스를 개방했다. 1)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6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6%가 올랐다. 24년 만에 최고치다. 정확히 23년 7개월 전인 1998년 11월(6.8%)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6%를 넘은 적이 없다. 게다가 예정되어있는 전기·가스 요금 인상과 추석 명절 대목의 수요가 몰리는 7~8월을 본다면 6.8% 이상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998년은 우리 내부의 문제인 IMF 외환위기 상황으로, 환율은 급등했고 수입 원자재 값이 따라 올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급등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엔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코로나 감염병 위기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세계 각국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경쟁적으로 사용하였다. 이는 곧 유동성 팽창으로 이어져 공급인플레이션을 가져오게 했다. 이것 하나만도 문제 해결이 어려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고 장기화되고 있다. 덩달아 국제 유가와 원자재·곡물 가격상승, 공급망 차질 등으로 재료비·연료비가 증가하였다. 이는 곧 공업 제품뿐만 아니라 개인 서비스 물가까지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미국이 자국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정책을 펴 우리나라에는 고환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비즈니스는 돈을 벌기 위한 일련의 적극적 활동이다. 이를 기업 활동이라 하며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만들 수 있는 비교우위 경쟁력이 요구된다. 물론 희소한 상품에 대해서는 예외적일 수 있으나 통상 이러한 규칙을 따른다. 여기에 더해 매우 중요한 것이 마케팅이다. 이 과정에는 위법과 무리수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기업의 적극적 마케팅이 아니어도 자연스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무리하지 않고 영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마스크가 그랬고 이후 백신이 그랬다. 백신 제조사는 체결한 계약서 내용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구매자에 군림하는 기업이 되기도 했다. 기업의 완전 우위시장이다. 이런 때에는 영업이 따로 필요 없다. 소비자의 목숨 줄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얘기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와 함께 훗날 역사가들에 의해 태평성대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그 밑바탕에는 냉전체제의 종식, 과학의 획기적 발달과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이 있었다. 삶의 질을 높이는 비교우위 물건의 자유로운 이동은 평화가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구현될 수 있다. 세계 경제 격랑 속 국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상품,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술, 노동력과 같은 생산요소와 자본에 이르기까지 교역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자유롭게 국가 간 이동이 이루어지면서 전 세계적 분업구도가 심화되는 현상을 ‘세계화’(globalization1))라고 한다. 1) 94년, 김영삼 정부시절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의 세계화가 처음 천명되었다. 세계화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으로 이해되었다. 그런데 이 세계화가 외국에 한국이 빅뱅 식으로 일시에 모든 것을 개방한다는 의미로 알려지자, 정부는 당황했다. 마침내 한국 정부는 영어 공식 문서에 세계화를 글로벌라이제이션 대신 ‘segyehwa’라고 표기하기에 이르렀다.(참조 : 시사저널, 1998.01) 이때의 국가 간 이동은 인위적으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동되는 것이다. 즉 양국 간에 존재하는 두 재화의 상대가격 비율 차이가 무역을 발생시키는 직접적 요인이다. 이로써 각국은 비교우위 상품 생산에 특화하여 교역함으로써 이익을 얻게 된다. 국제 분업(규모의 경제)와 교환의 이익이라 할 수 있다. 무역이 왜 이루어지는가를 설명하는 전통적 이론이다.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루한시크 주와 도네츠크 주 일대로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광공업(鑛工業) 지대다. 이곳에서 2014년 친러파들이 시위를 일으켰고 돈바스 분리주의 반정부 단체가 만들어졌다. 정부군과 반정부 단체간 내전이 잇따르며 불안정한 지역으로 8년간 교착 상태가 이어졌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지는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들과의 싸움을 끝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NATO에의 가입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국가안보에 위협을 느낀 러시아는 급기야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된다. 거기에 친러 세력이 러시아군에 합류해 전쟁이 확대되었다. 압도적 군사적 우위의 러시아는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으로 초기 예상과 달리 장기화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는 모양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의 전쟁이지만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러시아와 우리의 경제교류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2021년 수출입무역액 기준 미화 273억 달러가 넘는 규모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2월 1일 설날, RCEP1)이 발효됐다. 이는 우리나라에 국제통상사(史)에 중요한 획을 긋는 일이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라 해석하고 ‘알셉’으로 읽히는 이 협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참여하고 있는 나라 수와 그 경제 규모가 현존하는 다른 그 어떤 지역무역협정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1)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이 경제블록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10개국, 호주, 뉴질랜드,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 등 총 15개국을 포함하고 있어 WTO 다자체재가 연상된다. 이는 기존 양자 즉, 주로 두 나라나 연합체와 체결되는 FTA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메가(Mega) FTA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참여국 숫자만 많은 게 아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중 30%, 무역규모로는 28.7%, 인구 29.9%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문화, 인구, 경제 수준이 다른 여러 나라가 접점을 찾으려 하니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과연 조약이 체결되고 발효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가 들 정도로 협상은 지지부진했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오늘날 다자간 협상이 답보상태인지 오래다. 이에 대한 답답함으로 각 나라들은 지역무역협정으로 눈을 돌리고 이에 그 체결률은 파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발효된 인구 23억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 경제블럭 RCEP이 대표적이다. 지역무역협정, 특히 새로운 FTA 발효는 서비스의 시장개방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서비스 산업에 FTA의 적극적 활용은 국내 서비스 산업 입장에서 해외 진출을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FTA 발효 이전에 비해 해외 서비스 산업은 국내로 수월히 진입할 수 있어 국내 관련 업계는 긴장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이하에서 서비스 산업의 FTA 활용 마지막 편으로 FTA 서비스 무역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요한 일반원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⑴ 일반원칙 및 규범 ① 최혜국대우(MFN) 최혜국대우는 어느 국가가 다른 국가의 서비스 및 서비스 공급자를 그 밖의 다른 국가의 서비스(공급자)보다 불리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 원칙에 따라 협정 체약 상대국 서비스 공급자에게 제3국의 서비스 공급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부여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