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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애완동물 파충류로서의 자격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김대호 아나운서가 ‘파충류 아저씨’라 불리며 다양한 파충류의 매력을 보여줬다. 이어 함께 출연한 코드 쿤스트도 김대호를 따라 비바리움1) 세계에 빠져들었다. 전통적인 애완동물로 주목받던 개나 고양이와 달리 한편으로는 다소 혐오스럽기까지 한 파충류가 반려동물의 한자리를 꿰차는 추세다. 왜일까?

 

1) ‘비바리움’은 파충류가 적절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온도, 습도, 조명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일단 키우는 게 편하다. 파충류는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고, 적절한 환경(온도와 습도)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큰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또한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대표적인 한국의 주거형태로 자리매김한 요즘, 신경이 많이 가는 것 중 하나가 층간 소음이다. 저소음 동물 파충류는 대부분 소음을 내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나 공동주택과 같은 소음에 민감한 환경에서도 키우기 적합하다.

 

이는 이웃과의 분쟁을 줄이고,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최적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독특한 외모와 행동을 가지고 있는 파충류들은 많은 사람에게 흥미롭다. 도마뱀의 색상 변화, 거북의 느린 움직임, 뱀의 유연한 몸놀림 등은 파충류만의 특별한 매력을 제공한다. 그밖에도 희귀 동물로서 파충류를 키우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반려동물로 파충류를 선택한 이유는 다양하다.

 

날로 파충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파충류 전용 사료, 서식지(테라리움), 온도 습도 조절 장비 등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으며, 이를 취급하는 전문 매장도 늘어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해외직구를 통한 희귀한 파충류를 직접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파충류 애호가들은 희귀한 종이나 특정 품종의 파충류를 찾기 위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러한 파충류의 수입은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어, 수입된 파충류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전파 위험, 생태계 교란, 그리고 경제적 비용 증가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생태계 교란

 

무방비로 수입된 파충류가 국내 생태계에 도입되면, 토착 생물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포식자가 되어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외래종 파충류가 토착종의 서식지를 침범하거나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토착종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심지어 멸종에 이를 수 있다.

 

비슷한 우리나라 사례로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 블루길(Lepomis macrochirus)과 베스(Micropterus salmoides) 그리고 일종의 야행성 쥐인 뉴트리아 등이 있다. 이들은 처음에 식용·방생용·애완용 등 특정 목적으로 수입했다. 하지만 판매부진, 관리비용 상승 등 경제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자 사육을 포기했고, 이후 20~30년 동안 생태계에 잠복하다 그들의 강인한 자생력으로 걷잡을 수 없이 마구 퍼져 나갔다.

 

질병 전파

 

파충류는 다양한 질병과 기생충을 옮길 수 있다. 이러한 질병은 다른 반려동물이나 인간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특히 수입 파충류가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 검역 절차 없이 국내로 반입되면 전염병이 확산될 위험이 크며 이는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질병이 파충류로부터 인간에게 전염될 우려가 없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7년 영유아가 애완용 거북이로부터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어 사망한 바 있다. 또 집안 수영장에서 애완용 거북과 함께 수영하다 복통과 혈변을 일으킨 사례도 2건이다. 2007~2008년 2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107명의 살모넬라균 감염 사태의 주범이 애완용 거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거북이를 통해 살모넬라균이 옮겨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20명에 이른다. ‘코로나 19’ 전염병을 창궐케 한 그 숙주가 너구리, 천산갑, 박쥐 등 야생의 동물임을 비추어 야생 파충류 역시 단순히 무시할 수 없으며 인간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경제적 비용 증가

 

파충류가 농작물이나 가축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일부 파충류는 농작물을 갉아먹거나, 가축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농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또한, 파충류가 농작물에 기생하는 해충을 옮기는 경우, 농작물의 품질과 수확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무방비로 수입된 파충류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경제적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망가진 생태계의 복원, 질병 예방 및 치료, 피해 보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제적 부담은 증가하게 된다.

 

파충류 검역 의무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24년 5월 19일부터 반려 목적으로 수입되는 파충류에 대해 검역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즉 도마뱀이나 거북과 같은 파충류나 그 가죽, 알 등을 관상용(반려용)·시험연구용·제품용 등으로 수입하려면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2)(wadis.go.kr)으로 아래 서류목록을 제출하여 신고하고 검역받아야 한다. 따라서 파충류 수입 예정자는 화물 또는 여행자 휴대품이냐에 따라 아래의 서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2) ’25년 이후 관세청 통관시스템(유니패스)으로 진행 예정

 

 

3) 수출국 내 검역담당 정부기관이 부재하여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이 미리 승인한 경우 첨부 면제

4) 공항 입국 후 신고하는 경우 현장에서 검역관에게 여행자휴대품신고서 제출

5) 수출국 내 검역담당 정부기관이 부재하여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이 미리 승인한 경우 첨부 면제

 

특히 원칙적으로 인천공항 야생동물검역기관의 검역시행장을 통해 파충류 등을 들여와야 하며, 여행객 휴대품으로 파충류를 반입한다면 통관 구역 내 야생동물 검역관에게 검역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절차를 밟아 검역받아야 한다. 이 조치는 파충류 수입 시 검역 과정을 통해 질병 유입을 방지하고, 국내 생태계를 보호하며, 반려동물로서의 파충류 관리 수준을 높이는데 상당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한 바와 같이 파충류를 반려동물로 삼는 것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유로 매력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관리의 용이성, 낮은 알레르기의 위험, 독특한 외모와 행동 등 여러 장점이 이러한 인기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도 성장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커지고 있다. 반면에 무분별하게 수입된 파충류로 인해 포식자-피식자 관계 변화, 강한 생태적 적응력, 먹이사슬 교란, 생물 다양성 감소 등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고 질병을 전파하는 등 심각한 문제도 동시에 초래하는 것도 사실이다.

 

반려동물로서의 파충류는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키우는 사람은 이에 따른 책임 있는 자세도 함께 요구된다. 특히 해외에서 파충류를 수입할 때는 새로이 도입된 적절한 검역 절차를 잊지 말아야 한다. 검역 의무화는 무분별한 파충류의 수입으로 초래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미 값은 지불했지만, 통관은 커녕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은 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현)경인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등 기관 전문위원

•(전)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고려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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