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6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6%가 올랐다. 24년 만에 최고치다. 정확히 23년 7개월 전인 1998년 11월(6.8%)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6%를 넘은 적이 없다. 게다가 예정되어있는 전기·가스 요금 인상과 추석 명절 대목의 수요가 몰리는 7~8월을 본다면 6.8% 이상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998년은 우리 내부의 문제인 IMF 외환위기 상황으로, 환율은 급등했고 수입 원자재 값이 따라 올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급등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엔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코로나 감염병 위기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세계 각국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경쟁적으로 사용하였다. 이는 곧 유동성 팽창으로 이어져 공급인플레이션을 가져오게 했다. 이것 하나만도 문제 해결이 어려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고 장기화되고 있다. 덩달아 국제 유가와 원자재·곡물 가격상승, 공급망 차질 등으로 재료비·연료비가 증가하였다. 이는 곧 공업 제품뿐만 아니라 개인 서비스 물가까지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미국이 자국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정책을 펴 우리나라에는 고환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비즈니스는 돈을 벌기 위한 일련의 적극적 활동이다. 이를 기업 활동이라 하며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만들 수 있는 비교우위 경쟁력이 요구된다. 물론 희소한 상품에 대해서는 예외적일 수 있으나 통상 이러한 규칙을 따른다. 여기에 더해 매우 중요한 것이 마케팅이다. 이 과정에는 위법과 무리수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기업의 적극적 마케팅이 아니어도 자연스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무리하지 않고 영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마스크가 그랬고 이후 백신이 그랬다. 백신 제조사는 체결한 계약서 내용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구매자에 군림하는 기업이 되기도 했다. 기업의 완전 우위시장이다. 이런 때에는 영업이 따로 필요 없다. 소비자의 목숨 줄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얘기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와 함께 훗날 역사가들에 의해 태평성대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그 밑바탕에는 냉전체제의 종식, 과학의 획기적 발달과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이 있었다. 삶의 질을 높이는 비교우위 물건의 자유로운 이동은 평화가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구현될 수 있다. 세계 경제 격랑 속 국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상품,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술, 노동력과 같은 생산요소와 자본에 이르기까지 교역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자유롭게 국가 간 이동이 이루어지면서 전 세계적 분업구도가 심화되는 현상을 ‘세계화’(globalization1))라고 한다. 1) 94년, 김영삼 정부시절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의 세계화가 처음 천명되었다. 세계화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으로 이해되었다. 그런데 이 세계화가 외국에 한국이 빅뱅 식으로 일시에 모든 것을 개방한다는 의미로 알려지자, 정부는 당황했다. 마침내 한국 정부는 영어 공식 문서에 세계화를 글로벌라이제이션 대신 ‘segyehwa’라고 표기하기에 이르렀다.(참조 : 시사저널, 1998.01) 이때의 국가 간 이동은 인위적으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동되는 것이다. 즉 양국 간에 존재하는 두 재화의 상대가격 비율 차이가 무역을 발생시키는 직접적 요인이다. 이로써 각국은 비교우위 상품 생산에 특화하여 교역함으로써 이익을 얻게 된다. 국제 분업(규모의 경제)와 교환의 이익이라 할 수 있다. 무역이 왜 이루어지는가를 설명하는 전통적 이론이다.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루한시크 주와 도네츠크 주 일대로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광공업(鑛工業) 지대다. 이곳에서 2014년 친러파들이 시위를 일으켰고 돈바스 분리주의 반정부 단체가 만들어졌다. 정부군과 반정부 단체간 내전이 잇따르며 불안정한 지역으로 8년간 교착 상태가 이어졌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지는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들과의 싸움을 끝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NATO에의 가입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국가안보에 위협을 느낀 러시아는 급기야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된다. 거기에 친러 세력이 러시아군에 합류해 전쟁이 확대되었다. 압도적 군사적 우위의 러시아는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으로 초기 예상과 달리 장기화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는 모양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의 전쟁이지만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러시아와 우리의 경제교류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2021년 수출입무역액 기준 미화 273억 달러가 넘는 규모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2월 1일 설날, RCEP1)이 발효됐다. 이는 우리나라에 국제통상사(史)에 중요한 획을 긋는 일이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라 해석하고 ‘알셉’으로 읽히는 이 협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참여하고 있는 나라 수와 그 경제 규모가 현존하는 다른 그 어떤 지역무역협정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1)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이 경제블록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10개국, 호주, 뉴질랜드,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 등 총 15개국을 포함하고 있어 WTO 다자체재가 연상된다. 이는 기존 양자 즉, 주로 두 나라나 연합체와 체결되는 FTA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메가(Mega) FTA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참여국 숫자만 많은 게 아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중 30%, 무역규모로는 28.7%, 인구 29.9%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문화, 인구, 경제 수준이 다른 여러 나라가 접점을 찾으려 하니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과연 조약이 체결되고 발효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가 들 정도로 협상은 지지부진했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오늘날 다자간 협상이 답보상태인지 오래다. 이에 대한 답답함으로 각 나라들은 지역무역협정으로 눈을 돌리고 이에 그 체결률은 파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발효된 인구 23억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 경제블럭 RCEP이 대표적이다. 지역무역협정, 특히 새로운 FTA 발효는 서비스의 시장개방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서비스 산업에 FTA의 적극적 활용은 국내 서비스 산업 입장에서 해외 진출을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FTA 발효 이전에 비해 해외 서비스 산업은 국내로 수월히 진입할 수 있어 국내 관련 업계는 긴장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이하에서 서비스 산업의 FTA 활용 마지막 편으로 FTA 서비스 무역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요한 일반원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⑴ 일반원칙 및 규범 ① 최혜국대우(MFN) 최혜국대우는 어느 국가가 다른 국가의 서비스 및 서비스 공급자를 그 밖의 다른 국가의 서비스(공급자)보다 불리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 원칙에 따라 협정 체약 상대국 서비스 공급자에게 제3국의 서비스 공급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부여해야 한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금까지 문화콘텐츠와 이와 유사한 용어를 정리하고 이의 국제교역을 위해 필요한 국제적 분류(classification)에 대해 살펴보았다. 국제규범을 빈틈없이 활용하여 우리의 문화상품을 부작용 없이 국제적으로 적극적 확산키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화콘텐츠 즉, 서비스를 해외에 수출하거나 수입할 때 FTA와 같은 국제규범에서 말하고 있는 서비스 수출입 해당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다. 서비스 관련 국제규범에서 서비스의 수출입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이 국제규정은 적용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비스를 국제규범 중 하나인 FTA를 활용하기 위해서도 우선 그 적용 대상이 서비스 인지 여부부터 판단해야 한다. "서비스거래에 관한 일반협정(GATS)"은 UR협상을 통해 서비스의 국제적 교역 장벽을 제거하고 이의 자유화를 가속화 하기 위해 제정된 WTO 다자간 협정이다. 이 협정에서 서비스 수출입 범위의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들이 특히 FTA를 통해 진일보한 서비스 시장개방 협상을 하는 데에도 이 기본틀을 가지고 협상을 하고 협정을 맺는다. GATS에서는 서비스 무역의 대상을 다음 4가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호에서 ‘BTS’와 ‘오징어 게임’ 등 K문화콘텐츠의 세계적 흥행에 대해 다뤄보았다. K대중문화콘텐츠는 국민 1인당 GDP 4만달러의 유리천장을 깰 수 있는 가장 현실적고 내공있는 무기로 보인다. 이 무기를 세계 확산에 가속화 하기 위해서는 문화콘텐츠의 고도화는 물론이려니와 서비스 교역에 관한 큰 틀을 제공하고 있는 WTO 다자간 협약인 GATS(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와 우리가 개별적으로 체결한 지역협정인 FTA 등 국제통상규범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아가 문제를 풀어가는 접근방식으로도 꽤 세련돼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협정의 적용대상인 “문화콘텐츠”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와 함께 유사하게 언급되는 “문화서비스”와 “문화상품”은 무엇인지, 그 정의부터 알아보는 것은 문제풀이의 첫 단계로 시작해야 할 일이다. 문화서비스? 상품? 콘텐츠? ‘문화’란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포괄적 개념이라 한마디로 설명하긴 힘들다. 일반적으로 문화란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세계에서 통한 K-콘텐츠 열풍 MZ세대에게는 사뭇 낯설겠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일본 영화나 노래 같은 문화콘텐츠의 수입은 법으로 규제되었다. 즉, 텔레비전에서 일본노래나 드라마는 볼 수 없었다. 일본의 한국 강점기 동안 자행한 한국문화 말살정책의 역사는 일본의 문화를 한국민 정서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정서적 문제 외에도 당시 최고 수준인 일본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중문화 결과물은 한국의 그것과 질적인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개방과 동시에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왜색문화가 일방적으로 침투될 것을 우려했다. 수없이 외세로부터 침략을 받아온 역사의 우리로서는 알게 모르게 DNA에 개방에 대한 두려움이 유전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정부는 1998년, 각계각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대중문화를 단계적으로 개방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이미 선진화된 일본대중문화에 우리 문화는 종속되고 점차 한국민의 의식은 일본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정적 여론 속에 강행된 문화개방은 20여년이 흐른 지금 초기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어린 나이에 일본에 진출한 가수 보아는 오리콘 차트를 제패했다.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최근 Z세대(1994~2010년 사이 태어난 세대) 사이에서 너도나도 앞다퉈 쉽게 돈버는 방법으로 핫하게 뜨는 것이 있다. 바로 ‘슈테크’다. 신발의 ‘슈즈’와 재테크의 ‘테크’를 합성한 신조어로서 신발로 돈을 버는 기술을 말한다. 보통 이윤을 남기기 위해선 물건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그 차액을 남기는 것이다. 하지만 요새는 가격비교가 너무도 쉽게 이루어져 쉽지 않다. 그런데 물건이 ‘희소’하다면 말이 좀 달라진다. 경제원칙에 따라 구매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팔 물건이 없다면 당연히 가격은 높게 형성된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마니아 세계에서는 더욱더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보인다. 즉 희소성은 가치와도 혼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어떤 브랜드가 특정 행사나 홍보의 목적으로 약간의 수량만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시중에서는 당연히 구하기 힘들다. 생산한 물량이 다 떨어지거나 특정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루트로는 유명인의 사인이 들어간 ‘그’ 운동화는 아예 구매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런 한정판 신발만을 선호하는 수집 마니아들에게는 정도를 넘어서는 대가를 치러서까지도 소유하고 싶은 집착성을 띄게 된다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해외여행자 구매품의 FTA 적용법1) 1)‘여행자 휴대품에 대한 FTA 협정관세 적용업무 처리 지침’(2021.06.29 관세청) 인용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금세 끝날 것 같은 예상에서 벗어나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공포에 떨었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익숙해져버린 모양새다. WHO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무단히 변이하여 인플루엔자 대유행 바이러스처럼 진화할 것이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로 진화할 것이라고 한다. 즉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어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는 힘들어 보인다’는 거다. 그런데 오랜 기간 자유에 제약을 받아온 사람들은 더 이상 이대로 버티기에는 한계에 다다른 듯 하다. 현재로서는 언제 코로나19가 종식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봉쇄조치만 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코로나19를 감기와 같은 일상적인 질병으로 보아 백신접종을 늘리고 신규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를 관리하는 코로나19와의 공존 전략을 논하기 시작했다. ‘위드 코로나(With Co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국내원산지유통시스템 제도의 활용과 한계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은 마음맞는 ‘나라’끼리 상호간 무역을 늘리기 위해 특별히 만든 약속이다. 태생 자체가 서로 다른 나라끼리의 거래이다. 그래서 얼핏 이름만 보면 무역을 하지 않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남의 얘기로 들릴 수 있다. 그런데 이 FTA라는 것을 실상 까뒤집어서 보면 직접 무역과 상관없는 국내 부품 납품 협력업체가 FTA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협력사가 도와주지 않으면 FTA 활용을 온전히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 서류가 ‘원산지(포괄)확인서’이다. 원산지증명서는 FTA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대충 어떤 것인지 눈치챌 수 있다. 물건의 국적인 원산지를 증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서류다. 따라서 원산지증명서는 국제적으로 통용이 될 때 의미가 있다. 수출하고 수입되는 물건이 어느 나라 물건인지를 확인하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국내’ 기업으로부터 납품받은 물건의 원산지가 어느 나라 원산지인지를 확인하고자 할 때 필요한 서류가 원산지(포괄)확인서이다. 즉 ‘국내용’ 원산지증명서라고 생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2021년 7월 1일은 한-EU FTA가 발효된 지 딱 10년이 되는 날이다. EU와의 협정은 당시 체결됐던 협정 중에서도 그 범위의 포괄성과 개방수준에서 타 협정을 압도했고, 그래서 그만큼 기대 수준도 높았다. 그런데 10년째 들어서는 올해까지의 성과를 들여다보면 EU도 그리 녹록한 시장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얘기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EU와의 FTA가 발효된 10년간의 통계에서 對EU 수출은 감소하고, 오히려 수입은 4.4%나 증가하여 FTA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나왔다. 그렇지만 이는 또 다른 면은 간과하여 판단한 섣부른 오해다. 한국의 對EU 투자는 201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서유럽에는 판매 법인이, 동유럽에는 생산법인이 주로 진출하는 등 EU에 대한 신규법인 설립이 매년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1) 생산기지를 EU로 이전하다보니 전통적 수출 주력품인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1) 참조 : KITA TRADE REPORT(2021 VOL.14) "한-EU FTA10주년 성과와 시사점" 반면 한국인들은 유럽산 고급 소비재를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엄청난 부를 축적한 해상왕(海商王), 장보고 장보고는 신라인들이 해적들에게 잡혀 노비로 당나라에 팔려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청해에 진영을 설치했다. 완도에 성을 쌓아 항만시설을 만들고 선박도 제조했다. 병사 1만 명을 배치하고 군사훈련을 하며 서남부 해안을 장악하며 해적을 소탕했다. 이것만으로도 장보고는 충분히 칭송받을 만하다. 하지만 장보고가 오늘날 해상왕으로 후대에 알려지고 추앙받는 것은 비단 군사적 업적만은 아니다. 청해진을 설치한 완도는 지리적으로 당나라와 신라, 신라와 일본을 잇는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오늘날로 얘기하면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곳이기도 했다. 안정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제해권을 장악한 장보고는 신라·당나라·일본 사이의 삼각 무역을 주도했다. 뿐만 아니라 이슬람에서 당나라로 가져온 서역의 물품을 신라와 일본에 팔았다. 당시 인기 있었던 도자기는 직접 청해진에서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로써 장보고는 바다 위를 아우르는 중계무역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해상왕 장보고’라는 명성이 나오게 된 이유이다. 海上王이면서 ‘海商王’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중계무역(中繼貿易, Intermediary Tr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특이한 체질의 소유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현대인은 늘어난 배와 엉덩이 살로 속을 썩는다. 다이어트와 운동이 답인 것은 안다. 그러나 각양각색의 맛난 음식을 앞에 두고 참는 것은 웬만한 독종이 아니고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바쁜 생활 속에 짬을 내어 힘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또 어떤가? 참 어려운 일이다. 이미 배가 불러있어도 밤만 되면 이상하리만치 입이 궁금해져 야식을 찾는 것도 다반사다. 배가 진짜 고파서가 아니라 마음속 허기를 달래는 것이다.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물건을 이용하거나 소모하는 일이 ‘소비’일진데, 이 ‘욕구’에는 물리적으로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한 것만이 아닌 ‘심리적’ 결핍도 포함된다. 배부르지만 야식을 찾는 것과 유사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지 2년째다. 정부는 사람 간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감염병을 막을 유일한 방법으로 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외출 자제 등이 그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이에 반하며 살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가. 장기간 일상생활을 누리지 못해 억눌려온 욕구를 어디론가 분출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사람들은 그 스트레스를 코로나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수출산업을 육성하고 관세의 법적 성격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75년부터 관세환급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반출되는 모든 물품에 대해 나라에서 돈을 주는 것은 아니다. 법에서 규정한 엄격한 요건에 해당되고, 서류도 구비되어야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업은 단가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숨은 이윤도 발굴하는 꽤 괜찮은 수단으로 이 관세환급제도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의 악용과 관련해서는 엄벌하고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 역시 지속되고 있다.1) 1) ‘융통성 있는 관세환급제도의 운영이 필요할 때’, 조세금융신문, 고태진, 2018.01 관세환급은 수출된 물품을 구성하고 있는 부품이나 원재료가 애초 수입될 때 납부한 관세 등2)을 돌려주는 제도다. 2) 관세 및 품목에 따라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주세, 교통·에너지·환경세, 농어촌특별세, 교육세 등을 말하며, 수입시 납부한 부가가치세는 여기서 빠진다. 이는 관세환급특례법이 아닌 부가가치세법에 의해 매입세액공제(또는 환급) 되는 절차를 따르게 된다. 따라서 수입 원재료가 아닌 순수 국산 원재료만으로 물품을 만들어 수출했다면 이런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코로나19’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단시간 내에 이끌었다. 그중에서도 심각하리만치 중요하지만 잠시 뒤로 미뤄두었던 것을 핵심 이슈로 부상시켰다. 환경이 대표적이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하고 그래서 남극의 빙하가 매우 빠른 속도로 녹아 지구의 시계는 얼마 안 남았다는 등의 얘기는 사실 새로운 뉴스는 아니었다. 미국의 직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도 ‘기후변화는 사기’1)라고 소리치며 국제환경조약(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기도 했다.2) 1)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지구온난화는 중국이 미국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벌이는 대표적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2) 그러나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 했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환경정책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코로나19의 여러 원인들 중 박쥐와 같은 야생동물이 기후변화로 서식지를 이탈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발표가 있었다. 각국은 팬데믹3)으로 발전된 감염병의 확산을 최소화 하고자 봉쇄령(lock down)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정부 정책에 의해 가게들은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다. 이는 각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컴퓨터는 현 인류가 발전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이다. 여러 사람이 수행해야 했던 일들을 거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고 빠르게 답을 찾아낸다. 심지어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면서, 비싼 값을 치러야 받을 수 있었던 세무·회계와 같은 전문 서비스 분야까지도 그들의 범위로 잠식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컴퓨터는 다른 발명품과는 다른 유별난 특징이 있다. 여타의 물건들은 그 목적과 용도가 처음부터 정해져서 만들어지는데 반해, 컴퓨터 그 자체는 무엇에 쓸 건지에 대해서 생각치 않고 만든다는 것이다. 즉 컴퓨터 그 자체로는 한켠에 자리만 차지하는 기계뭉치일 뿐이다. 그런데 이 기계가 갑자기 변신을 하게 된다. 프로그램의 작동이 그것이다. 어떤 프로그래밍이 구동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치며 기발한 결과를 보여주게 된다. 물론 복잡한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돌려주는 기계덩어리, 하드웨어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 기계가 사람의 편익을 향상시키느냐를 결정적으로 가름하는 잣대는 본질적으로 그 기계(하드웨어)를 잠에서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새해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세계 경기는 -9.8%였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맛보았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20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4.3%로 역성장했으며, 2021년 새해도 만만치 않아 백신 배포가 원활히 이루어져 통제가 제대로 된다는 조건 하에 세계경제가 4%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각국은 코로나발(發) 위기의 경제를 극복하고자 자국 산업을 구해내기 위한 각종의 보조금을 쏟아 붇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일명 ‘코로나 보조금’으로 일컫는 정부의 기업(산업) 지원 정책이 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에 위배되어 통상분쟁의 ‘싹’이 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세금과 함께 보조금은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여 자연스레 형성되는 정상가격을 변동시켜 가격 왜곡을 발생시킨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 덕에 기업은 물품 가격을 손해 없이 인하시킬 수 있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왜곡된 가격의 물품이 가격 경쟁력을 무장한 채 수출 길에 오른다면 당연히 수입국 소비자는 자국 또는 그 밖의 나라에서 도움없이 생산·판매되는 물품보다 보조금이 지급된 싼 물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몇 해 전 세계 최대 산업인프라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중국계 미국인 직원이 회사 기밀을 빼돌려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로 FBI에 체포됐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방과학연구소(ADD) 퇴직 연구원들이 무기 개발과 관련된 기밀 연구 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정황으로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런 종류의 산업스파이 사건은 과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국가 간, 기업 간 수없이 이루어졌으며, 영화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단골 소재이다. 그만큼 스팩타클한 요소가 풍부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에 들어서 불거진 미·중간 경제 패권 갈등은 중국의 미국기술 훔치기를 통한 중국의 새로운 첨단기술축적에서 비롯된 점이 많았다. 적어도 미국 생각에서는 말이다. 그래서 미국은 수출통제법1)을 제정하여 자국의 첨단 기술 등이 대외, 특히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철저히 제한하며 견제하기 시작했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화웨이를 동맹국과 함께 전 방위적으로 압박한 게 대표적이다. 그 결과 화웨이는 굳건해 보였던 시장 1위 자리를 스웨덴의 통신장비제조업체 에릭슨에게 내주고 말았다. 1) 미국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 주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