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증권사가 전산시스템을 위탁 개발하기 위해 쓴 돈은 연구개발비 세액 공제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LS증권이 영등포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2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LS증권은 2011년 8월부터 1년간 LG CNS에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을 위탁한 뒤 개발비 286억원을 지급했다. 2015년 1월 LS증권은 지급한 개발비 중 소프트웨어 개발비와 인건비 등 약 155억이 구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상 법인세 세액공제 적용 대상인 연구개발비에 해당한다며 영등포세무서에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했으나 거부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구 조특법은 '연구개발은 과학적 또는 기술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이라고 정하고 있는데, 해당 비용이 이에 해당하는지가 재판에서 다퉈졌다. 1심 법원은 LS증권이 위탁개발한 전산시스템이 '전사적 기업자원 관리설비 및 그와 유사한 시스템'에 해당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시스템의 위탁개발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대법이 유령 농업회사법인으로 농지를 취득하고 허위농업경영계획서로 취득세를 포탈 혐의로 기소된 기획부동산 일당에게 중형을 확정했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법원은 기획부동산 총책에게 6년, 공범 두 명에게 각각 2년과 1년 6개월의 징역을 선고하고, 농지를 취득한 법인에는 20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기획부동산 총책인 A는 공범인 B를 대표로 C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다. 돈을 빌린 후 벼농사를 짓겠다며 농지를 매입, 취득세 약 2100만원을 전액 면제받았다. 이후 A는 배우자 D와 함께 C농업회사법인이 산 농지가 곧 개발될 것이라고 속여 수십 명에게 쪼개 팔아 20억원 이상의 매매차익을 편취했다. 물론 벼농사를 짓지도 않았으며, 잔금 지급 전 팔아 사실상 자기 돈 들이지 않고, 사기 매매로 폭리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A는 토지를 판매한 영업직원에게는 10%, 그 외 팀장과 본부장, 상무에게는 2%의 이익을 다단계 방식으로 분배했다. 도는 지난 2020년 취득세 부당감면 혐의가 있는 농업회사법인 37곳에 지방세범칙사건조사를 실시하고, 이번 사건 법인을 포함해 농업회사법인 7곳과 대표자 등 13명을 지방세포탈 혐의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건설회사들로부터 관행적으로 받아온 ‘월례비’를 사업소득으로 신고했는데, 국세청이 ‘기타소득’이라며 잘못 신고한 데 따른 가산세를 포함해 세금을 추징하려고 했지만, 조세행정심판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설혹 기사들이 받은 돈이 ‘기타소득’ 성격이라고 하더라도 국세청이 해당 소득들을 다시 조사해서 사업소득으로 과세된 것과 차이만큼 과세를 하면 될 것을 원천징수 과정을 다시 거치도록 해 ‘경정청구’까지 해야 하는 기타소득 재과세 조치는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행정심판 결정의 요지다. 조세심판원(원장 이상길)은 31일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월례비를 사업소득으로 신고하고 세액을 납부한 경우, 원천징수세액을 추가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 우려가 있고, 기타소득 분류 자체도 법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재조사 결정(서2023 8177, 2024년12월11일)을 내렸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조세심판원은 결정 주문에서 국세청에 “월례비가 실제로 용역 대가로 지급 됐는지, 이미 신고된 소득에 포함됐었는지 재조사 하고, 재조사 결과 사업소득으로 과세된 것과의 차이에 대해서만 다시 과세하는 게 맞다”고 명령했다. 타워크레인 기사들 대
(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소득세 귀속시기 소득세 과세기간은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기간이다. 소득의 귀속시기는 세액의 계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득의 귀속시기는 과세시기와 직결되는데, 관련 법 규정이 개정되면 소득의 귀속시기에 따라 적용 법령이 달라질 수 있고 누진세율구조 하에서는 소득의 귀속시기에 따라 적용 세율이 달라질 수도 있다. 소득세법 제39조 제1항은, “거주자의 각 연도의 총수입금액과 필요경비의 귀속연도는 총 수입금액과 필요경비가 확정된 날이 속하는 연도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과세소득의 계산에 관하여 소득이 현실적으로 없더라도, 그 원인이 되는 권리가 확정적으로 발생한 때에는 그 소득의 실현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과세소득을 계산하는 권리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권리확정주의는 납세자의 자의에 의하여 과세연도의 소득이 좌우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과세의 공평을 기함과 동시에 징세기술상 소득을 획일적으로 파악하여 징수를 확보하려는 요청에 의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0. 2. 25. 2009헌바92, 139 결정 등). 문제는 언제 권리가 확정되었다고 볼 것인가이다. 대법원은 소득이 현실적으로 실현되었을 것까지는
(조세금융신문=최문광 노무사) 근로시간이란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그렇다면 당직, 콜대기 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할까? 이번 호에서는 근로시간인지 애매한 당직, 콜대기 시간에 대한 판례를 통해 근로시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판례 2021다220062 임금]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국세청이 싱가포르 소재 회사가 보유한 한국 내 부동산 지분의 간접 양도에 대해 원천징수 법인세를 부과한 처분을 법원이 취소한 결정이 나왔다. 자산이 위치한 국가가 아닌 제3국의 자산 소유자가 해당 자산의 지분을 간접적으로 양도하는 이른 바 ‘역외 간접양도 과세’에 대한 국내 최초의 법원 판결이라서 주목된다. 사건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국제조세팀은 22일 “국세청이 지난 2021년 최초로 역외 간접양도에 대해 과세했는데, 지난 17일 1심 법원이 ‘해당 과세처분이 모두 위법하다’고 판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소재 1차 자회사가 한국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지분이 홍콩에 위치한 매수인에게 양도됐다. 국세청은 이를 실질적으로 한국 회사 지분의 양도로 보고 과세를 시도했다. 1심 법원은 그러나 “현행 법인세법 및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하에서는 명확한 입법적 근거가 없는 한 이러한 거래에 대해 과세할 수 없다”며 국세청의 주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특히 “실질과세원칙에 따른 과세는 특정 유형의 거래를 규율하는 명시적 규정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결국 국세청 과세의 위법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재직 여부나 특정 일수 이상 근무 조건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조건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앞서 대법원은 근로자가 받는 각종 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할지를 두고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기준으로 제시했으나, 대법원은 이 가운데 '고정성'은 합당한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9일 한화생명보험과 현대자동차 전·현직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의 상고심을 선고하면서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요건으로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고정성 기준을 폐기하는 것으로 판시했다. 통상임금이란 '소정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을 뜻한다.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수당·퇴직금 규모가 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즉 특정한 조건을 만족할 때만 정기 상여금을 주는 규정을 회사가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해당 상여금을 통상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건물의 용도가 공장이더라도 내부 사무실에서 영업 활동이 있었다면 임차인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 갱신요구권을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건물주 A씨 등이 임차인을 상대로 낸 건물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깨고 최근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공동소유자와 함께 2020∼2022년 임차인 B씨에게 월세를 받고 건물을 빌려줬다. 건축물대장상 건물의 주 용도는 '제조업소'로, B씨는 이곳에서 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용접업을 했다. 그런데 임대 기간이 만료될 때쯤 B씨는 해당 건물이 상가임대차법 적용 대상이라며 계약갱신을 요구했다. A씨는 이를 거부했으나 B씨가 건물을 비우지 않자 공동소유자와 함께 건물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는 해당 건물에 상가임대차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이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건물 중 287.5㎡는 용접 작업장으로 쓰였으나 36.8㎡는 영업용 사무실로 쓰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별도 문구 없이 대한민국 지도만 그려진 상표는 식별력이 없어 독점적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김 포장지에 한반도 지도를 사용한 S식품회사가 '상표 등록을 불허한 특허심판원 심결을 취소해 달라'며 특허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대법원은 "상표법 제33조에 따르면 '지도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다"며 "정확한 지도나 이에 준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일반 수요자가 사회 통념상 지도임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형태를 갖췄다면 지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S사가 25년간 한국 지도 모양에 글자를 결합해 자사 김 제품 포장지에 사용해 왔지만 지도만 단독 사용한 실적은 찾기 어렵고 적어도 1개 이상 글자를 결합해 사용해 왔다는 이유를 들며 지도 부분만의 상표 등록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S사는 자사 김 포장지에 사용해온 한반도 지도 윤곽선 형태의 상표를 출원했으나, 특허청은 2020년 상표법상 등록이 불가한 '지도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한다며 등록을 거절했다. 회사는 특허심판원에 불복심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실손보험 가입자가 의료기관에서 이른바 '지인할인' 명목으로 의료비를 할인받았으면 할인받은 금액은 보험사에 청구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31일 삼성화재가 최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2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최씨는 2005년 10월 삼성화재와 '상해 또는 질병으로 입원치료시 피보험자 부담으로 입원실료·입원제비용·수술비 전액 등을 보상한다'는 보험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수술비 등 전액을 보상한다'는 특별약관이 포함됐다. 최씨는 2016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서울의 한 한방병원에서 11회에 걸쳐 입원 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지인할인으로 할인받은 1천895만원의 지급은 거부했다. 지인할인금은 실제 지출 금액이 아니기에 특약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삼성화재는 지불 책임이 없다는 소송을 냈고, 재판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수술비 등 전액을 보상한다'는 특약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문제가 됐다. 1심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