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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거대정당 유류세 인하법안’ 저소득층은 없다…소수정당만 직접지원 호소

고소득에는 뜨뜻미지근, 저소득엔 국물도 없어
유류세 인하, 민생 내세우지만 민생 없다
유류세 인하로 기업 부담 억제…다만, 올라갈 가격은 오른다
서민 직접 재정지원 필요하지만, 정부 재정 패러다임은 요지부동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여야 모두 민생법안 1호로 경쟁적인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는 가운데 7월 임시국회 최우선 과제로도 유류세 인하를 꼽았다.

 

정부가 임의로 낮출 수 있는 유류세 최대 인하폭을 현행 30%에서 50~70%까지 늘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고물가‧고유가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없는 가운데 세금이라도 낮춰 부담을 덜겠다는 생각이지만, 고소득자‧저소득자 가리지 않는 식의 해법은 고소득자에는 별 도움이 안 되고,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자는 방치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50%로 늘리는 법안을 냈고,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50%는 돼야 기름값을 1800원대로 낮출 수 있다고 동의 의사를 밝혔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과 김수흥 민주당 의원은 60%,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70%까지 낮추는 법안을 제출했다. 김수흥 의원은 60%까지 내려야 1900원대 방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가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저소득층은 아예 차가 없고, 차가 있더라도 유가가 높아지면 사용하지 않는다. 자동차로 영업을 하는 화물차주나 택시 등 운수업 종사자들의 경우 유류세 인하보다는 유가보조금이 월등히 유리하다.

 

유류세 인하로 인한 기름값은 찔끔 내리는 것에 불과한 데 비해 유가보조금은 기름값에 비례해서 지급하기에 유가 인상분만큼 보조금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기름값과 관계없이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는 고소득층은 고스란히 유류세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유류세 인하분만큼 기름값이 내려가지도 않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6월까지 낮춰준 유류세는 1리터당 휘발유 182원, 경유 129원이었지만, 6월 16일까지 휘발유 가격은 직전 동기 가격에 비해 리터당 평균 69원, 경유는 53원만 찔끔 내리는 데 그쳤다.

 

반면 정유 4사(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2조원에서 유류값이 급등한 올해 1분기 4.2조원으로 두 배 뛰어올랐다.

 

정부는 혹 담합이 없었는지 산업부과 공정위를 동원해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유류세 관련 주무부서인 산자부 석유정책과나 기재부 환경에너지세제과는 유류세 인하가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 보고서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은 유류세 인하에는 저소득층 집중지원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용혜인 의원은 취약계층 에너지 바우쳐 지원과 운수노동자들의 안전운임제 확대와 유가보조금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정의당 역시 유류세 인하 혜택이 잘 사는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저소득층 유류세 환급, 저소득층 ‘유류비 바우처’ 지원, 화물노동자 유가보조금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유류세 인하의 맹점

 

유류세 인하는 직접 지원같아 보이지만 저소득층에게는 간접 지원 영향만 미친다.

 

유류세 인하는 기본적으로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는 사람, 그리고 나아가 기름으로 기계를 돌려 물건을 생산하는 기업의 부담을 줄인다.

 

기업 부담이 줄어들수록 가격인상을 억제하므로 마트에서 물건을 사다 쓰는 국민들에게 간접적이지만 고루고루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소득층은 기름값이 올라가면 자가 자동차 사용을 줄여버리기에 직접적 지원은 받지 못하지만, 물건값 인상 억제로 인한 간접 효과는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거시경제 이론에서나 그런 것이고 소비력이 약한 저소득층에 있어서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기 어렵다.

 

유류세를 깎아줘도 지금처럼 유가급등시기에 기업들의 물건값 인상을 억제할 수도 없다. 정유사가 유류세 인하만큼 공급가 인하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유류세 인하가 일시적 가격변동을 관리하는 기능은 되지만,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중장기 공급 인플레이션의 해법이 될 수 없고, 그런 적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는 경제학파도 없다.

 

유가 상승은 고소득층에는 상대적으로 별 피해를 주지 않고, 저소득층은 온전히 직격을 받는 만큼 취약계층과 서민층에 직접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성, 효율성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기업 부담 측면에서 유류세 인하도 필요하긴 하지만, 유가를 포함해 물가가 오를수록 저소득층에 대한 직접 지원 강화 필요성은 역시 결코 낮지 않다.

 

하지만 한국 재정당국은 직접 지원을 늘리는 것을 상당히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한번 만들어진 지원제도는 없애기 어렵고 꾸준히 재원을 소요하기 때문이다.

 

만들더라도 중간에 사업자를 끼워넣어 사업자에 도관마진을 쥐어준다. 도관단계나 도관마진이 늘어날수록 수혜자가 받는 돈은 줄어든다.

 

집권여당과 정부의 과제는 초유의 고물가, 고유가 상황에서 기존에 재정지출 관성을 어떻게 새로운 상황에 맞춰 조정하느냐이지만, 아직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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