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문화

[이진우의 슬기로운 와인한잔] ‘Second’ 두 번째가 아닌 또 다른 작품! ②

 

 

 

(조세금융신문=이진우 소믈리에) 지난 호부터 세컨 와인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는데요,

세컨이란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입니다. 정확한 속뜻을 아는 이가 많지 않은 순 한글말 ‘버금가다’의 ‘버금’ 뜻은 ‘으뜸의, 바로 아래, 두 번째 서열, 두 번째 위치에서 자란’이란 뜻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첫 번째 메인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 퀄리티, 지향점 등에 가장 버금가는 세컨 와인에 대해 계속해서 이어나가겠습니다.

 

메인 와인과 세컨 와인에 대한 생산 요건 차이

 

세컨 와인은 맛과 향, 퀄리티 등 그외 아쉬움이 있는 와인이 절대 아닙니다. 각 와이너리의 확장형, 다시 단순하게 강조하자면 또 다른 작품입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먼저 시작된 세컨 와인은 깊고 긴 역사를 가진 샤또(와이너리)들에게는 대표 간판 스타급 한 개 상품(와인)으로 어필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기에 각 와이너리의 역사적 스토리와 부합되어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매력으로 어필할 수 있는 추가적인 상품 와인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출시된 세컨 와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시장 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더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레이블상 명칭으로 표현하기 위해 특정 빈티지부터는 다른 명칭으로 중간에 변화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Château Lynch-Bages(샤또 랭쉬 바쥐-보르도 그랑 크뤼 클라세 5등급)의 Haut-Bages Averous(오 바쥬 아브르)는 약 30년간 랭쉬 바쥬의 메인 세컨 와인으로 자리매김하다가 2008년 Echo de Lynch-Bages(에코 드 랭쉬 바쥬) 재탄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이런 사례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소비를 할 수 있는 여유만 있다면 동시대에 역사적인 변화가 있는 두 와인을 모두 다 셀렉해서 별도 저장해놓거나 변화의 두 레인지를 함께 즐기면서 또 다른 매력적인 소비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제가 레스토랑의 소믈리에라면 역사적인 변화 두 빈티지를 모았다가 ‘의미 있는 프로모션으로 진행해보면 어떨까’라는 재밌는 상상의 그림을 그려본 적도 있었습니다.

 

아울러 세컨 와인은 딱 두 번째 와인으로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 번째 심지어 네 번째 시리즈까지 가지고 있는 와이너리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프랑스가 가장 먼저 세컨 와인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는 프랑스 외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칠레 등 여러 국가의 다양한 브랜드에서 세컨 와인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키 포인트는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상당히 있는 와이너리 브랜드에서 생산되고, 와인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은 개별 와인 위주로 명확하고 당당하게 세컨 와인으로 어필되고 있다는 점 참고하시면 될 듯합니다.

 

칼럼을 마무리하면서 군 제대 후 읽었던 소설책에서 본 두 번째 단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예전 전쟁이 빈번하게 있었던 시기에는 전쟁에 출전하기 전 입고 있던 옷이나 전투복에서 두 번째 단추를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유인 즉 상의에 있는 단추 배열 중 두 번째 단추가 사람의 심장에 가장 가까이 있어서 라고 합니다.

 

First, 일등만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인정받는 세상에서 Second, 두 번째가 전하는 묘한 매력과 여유를 간직한 1등에 버금가는 세컨 와인들로 남은 23년 하반기를 즐기는데 함께 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이진우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세컨 와인

 

 

 

 

* Carillon de Angelus Saint Emillion Grand Cru(까리용 드 안젤루스 쎙 떼밀리용 그랑 크뤼) 2012

보르도 쎙 떼밀리용 그랑 크뤼 클라세 A급에 속해있는 4개 중 하나인 그 유명한 ‘샤또 안젤루스’의 세컨 와인입니다. 특히 2012년은 샤또 안젤루스가 B급에서 처음으로 A급으로 승격한 특별한 해이기에 구해서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샤또 안젤루스를 마시면 큰 종소리가 들린다는 시장 내 스토리가 있는데 세컨 와인 까리용 드 안젤루스는 레이블에 종이 3개나 그려져 있습니다. 희망차고 의미있는 종소리의 울림을 음미하면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 와인은 워낙 국내에 소량으로 수입되기에 시중에서 찾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여나 판매 루트를 원하시는 분은 칼럼에 기재되어 있는 제 이메일로 문의해 주세요.

 

* Alter Ego de Palmer(알터 에고 드 팔머) 2015

보르도 마고 지역의 그랑 크뤼 클라세 3등급에 위치한 샤또 팔머의 세컨 와인입니다. 프랑스 마고 지역은 까베르네쇼비뇽과 메를로의 절묘한 블렌딩을 우아하게 표현하는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과시적인 전체적인 풍미의 퍼포먼스보다는 절제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면 공기와의 접촉시 10분 단위마다 잔에서 표현되는 과실감 우디(나무) 뉘앙스의 밸런스는 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감사하다, 고맙다’라는 표현을 연발하게 될 수 있습니다.

 

 

 

 

[프로필] 이진우

• ShinsegaeL&B 재직중(Hotel/Fine Dinning 전문 세일즈 및 교육)
•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생물공학과 와인양조학 석사)
• 한국 소믈리에 협회 홍보실장 역임
• Germany Berlin Wein Trophy 심사위원 역임
• 한국직업방송 ‘소믈리에 가치를 선사하다’ 출연
• 전) The Classic 500 Pentaz Hotel Sommlier 근무
• 전) Grand Hyatt Seoul Hotel 근무
• 전) Swiss Kirhoffer Hotel 근무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자전거 소유보다 자전거 잘 타는 대통령을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대통령의 탄핵으로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되었다. 두 번째의 탄핵으로 인한 불명예의 퇴임과 새로운 대통령 탄생은 우리나라 국가 품격에 양면의 좋은 시사점과 나쁜 시사점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좋은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민주의식에 대한 충만감이고, 나쁜 것은 정치권력에 대한 혐오와 배척감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불상사는 바로 제왕적인 대통령의 권력이 크기 때문에 그 지위를 획득한 당사자는 바로 권력을 소유하고 행사하려는 권력 속성의 버릇에 길들여진다. 그래서 정치계를 비롯해 국민들도 이러한 제왕적인 대통령에 대한 권한과 권력을 규정한 현 헌법을 하루빨리 개헌해 이런 폐단을 고치고자하는 욕구가 드세어지고 있다. 사실 대통령(大統領)이란 용어를 측자파자해 보면 제왕적 권력소유의 의미와는 좀 다르다. ▲큰 대(大), 이는 사람 인(人)에 제일(一)을 붙여 ‘사람이 천하 제일이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거느릴 통(統), 이는 누에가 실(糸)을 토하여 제 몸을 싸는 고치를 충만히(充) 싼다는 뜻으로 변화, 성장을 뜻해 실마리를 충분히 이어지는 계통을 의미한다. ▲옷깃 령(領), 글자 그대로 옷깃, 즉 가장 앞에 나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