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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진우의 슬기로운 와인한잔] 아트와 명품 와인의 공존

‘The Coexistence of Art and Luxury Wine’

 

(조세금융신문=이진우 와인디렉터) ‘와인 속에 진리가 있고, 예술 속에는 아름다움이 있다’라는 오래된 라틴어 속담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와인 한 병은 역사 속의 각 분야와 그 시대의 시간을 담아내며 단순한 술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와인들이 역사 속에서 부각되었다기보다는, 그 와인들이 특정 순간들을 더욱 빛내며 역사적 가치를 품어내는 ‘리얼 아트’로 변모했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와인들은 자연과의 조화, 천지인의 만남이 이루어 내는 고유의 떼루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와 새로움으로 블렌딩 되어 양조의 철학이 한 병의 와인을 명품 와인 이상의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 내어 왔습니다. 가끔은 750ml 한 병이 그 당시의 복잡하고 미묘한 배경과 스토리를 대변하는 위대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와인에서 이런 가치 있는 요소들을 집대성하여 보여지는 게 바로 와인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유명 와이너리들은 와인 레이블의 이미지가 잘 만들어진 명품 와인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와인 레이블은 첫인상인 동시에 와이너리의 정체성을 담은 레이블에 철학과 개성을 강조하며, 매년 아티스트들과 콜라보하여 그 해의 또 다른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프랑스 보르도 좌안(Left Bank)를 대표하는 Grand Cru Classe(그랑 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중 하나인 ‘Chateau Mouton Rothschild(샤또 무통 로칠드)’가 있습니다. 당시의 오너 ‘필리프 로칠드’는 1945년부터 예술적 가치를 와인과 결합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며, 매년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콜라보하여 샤또 무통 로칠드만의 고유한 아트 레이블을 선보였습니다.

 

그리하여 무통의 전통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꿈의 컬렉션이 되었으며, 이러한 콜라보를 위해 무통은 작품 의뢰비 대신 본인이 참여한 빈티지의 와인 60병, 원하는 무통 아티스트 빈티지 와인 60병 총 120병으로 지불 받는 ‘명예로운 거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 누구도 이 명예로운 거래를 거절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누군가 무통의 아트 레이블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작품을 묻는다면, 주저 없이 1973년 파블로 피카소가 그린 레이블을 추천합니다.

 

특히 1973년의 레이블에는 필립 드 로칠드의 새로운 좌우명 ‘Premier Je suis, Second Je fus, Mouton ne change.’(난 1등이다, 2등이었으나, 무통은 변화하지 않는다)가 담겨 있으며 이 빈티지는 118년 만에 1등급으로 승격한 해이기도 하여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연도입니다.

 

최근 빈티지로 추천한다면 2022년입니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가 샤또 무통 로칠드를 맡은 지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에, 더욱 특별한 레어 빈티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빈티지는 현존하는 프랑스 대표적인 작가인 제라르 가루스트(Gérard Garouste)가 맡아 작업한 아트 레이블로 와인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작품 수집가들에게도 굉장한 집중을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아직 대한민국에는 2022빈티지가 론칭행사만 있었을 뿐 본격적으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시장에 소개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아트 레이블을 간직한 와인들이 많이 있지만, 앞에 소개한 프랑스 와인과 연계가 있으며 상벽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핫한 국가, 미국 와인 중 하나를 추가로 추천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아뮤즈 부셰’라는 미국 와인입니다. 프랑스의 뽀므롤에서 영감을 받아 나파밸리에서 메를로 기반의 명품 와인을 생산하는 컬트 와인 와이너리입니다. ‘모던 컬트의 완성체’라는 별명을 가진 이 와이너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하게 인정받고 있으며, ‘나파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받는 전설적인 인물 하이드 바렛(Heidi Barrett)이 오너이자 마스터 양조자로 활동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이드 바렛은 세계 3대 와인 양조학교 중 하나인 UC 데이비드에서 양조학을 전공하고 여러 유명 와이너리에서 경험을 쌓은 후, 1983년부터 뷸러 빈야드에서 수석 메이커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1989년부터 1996년 사이, 하이디 바렛은 로버트 파커로부터 두 차례 연속 100점을 받은 ‘MAYA(마야)’ 와인을 만들어 냈으며 나파밸리 컬트 와인의 최고봉인 ‘Screaming Eagle(스크리밍 이글)’을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특히, 1992년 ‘스크리밍 이글’은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을 받으며, 하이디 바렛은 전 세계 와인 업계의 슈퍼스타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 하이드 바렛이 만들어내는 ‘아뮤즈 부셰’ 와인 역시 샤또 무통 로칠드와 동일하게 매년 유명 아티스트와 콜라보하여 준비된 아트 레이블의 옷을 입고 세상에 소개됩니다.

 

 

아뮤즈 부쉐 와이너리는 와인, 예술, 미식의 교차점을 상징하며, 유니크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와이너리는 누구에게나 기억에 남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콘셉트로, 2002년 첫 빈티지를 시작으로 매년 다른 아트 레이블을 와인과 함께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뮤즈 부쉐 와이너리와 협업하는 아티스트들은 전통과 혁신을 아우르는 다양한 예술적 접근을 통해 와인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아트 레이블을 넘어 또 다른 작품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자부심이 높게 있다고 합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이, 하이디 바렛의 남편이 바로 ‘파리의 심판’에서 당시 최고의 프랑스 보르도 1등급 와인들과 경쟁을 벌여 우승을 차지한 샤또 몬텔레나의 오너이자 수석 메이커라는 사실입니다.

 

이번 칼럼에서 두 와이너리를 언급한 이유도, 1976년 5월의 ‘파리의 심판’을 상기시키며, 와인 대 와인을 넘어, 아트 와인 레이블이라는 망토로 두른 명품 와인의 또 다른 대전처럼 그 차이를 표현하고 싶은 은근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두 와이너리가 보여주는 아트 레이블의 차이는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다채로운 스토리의 캔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사하지만 또 다른 의미와 철학을 담고 있는 아트 레이블은 와인 그 이상의 작품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그 희소성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제가 두 와이너리를 추천한 이유도 바로 그 아트 레이블 이상의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두 와이너리는 와인의 품질은 당연하거니와 아트와 명품 와인의 가치를 이어주는 아트 레이블에 더욱더 집중해 나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각 빈티지의 소장 가치는 와인 그 이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아뮤즈 부쉐의 오너 하이디 바렛은 1958년생으로 현재 67세의 나이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현존하는 오너이자 수석메이커가 전하는 아트 레이블이 그려진 명품 와인은 그 자체로 가치 그 이상을 만들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혹시 모르죠, 하이디 바렛이 타계 후 아뮤즈 부쉐의 전 빈티지 와인들이 천정부지로 가격이 오를지는 여러분들의 예상에 맡겨 봅니다.

 

약 50년 전 파리의 심판에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듯이 언젠가는 아트 레이블이 수놓아진 명품 와인들 간의 아트 와인 대전이 생길지 재밌는 상상을 해봅니다. 동일 아티스트의 다른 명품 와인의 비교 테이스팅도 너무나 흥미로울 듯 합니다.

 

특정 아티스트를 좋아해서 특정 명품 와인이 좋아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길 원하신다면 아트와 명품 와인의 공존에 집중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진우 와인디렉터가 추천하는 아트 레이블 명품 와인

 

*Chateau Mouton Rothschild 2013

(무통 최초로 대한민국 이우환 화백의 작품 레이블)

 

*Amuse Bouche “Golden Hour” 2022

(Beverly Wilson-베벌리 위슨의 작품으로 나파밸리의 빈야드 위로 지기 시작하는 일몰을 시간을 담은 작품, 국내 단 60병만 수입됨)

 

*Amuse Bouche Vin Perdu “the maze” 2022

(아뮤즈 부셰 와인의 세컨 와인으로 미로라는 뜻의 이번 2022빈티지 레이블 자체가 홀로그램으로 되어 있어 유일한 라이브 아트 레이블입니다, 국내 단 360병 수입됨)

 

 

[프로필] 이진우

• 현)ShinsegaeL&B(ON Market 전문 세일즈 및 교육)

• 전)Germany Berlin Wein Trophy 심사위원

• 전)Grand Hyatt Seoul Hotel 근무

• 전)Swiss Kirhoffer Hotel 근무

•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 생물공학과 와인양조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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