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수)

  • 흐림동두천 -2.8℃
  • 맑음강릉 3.0℃
  • 박무서울 1.1℃
  • 박무대전 -1.9℃
  • 흐림대구 -2.1℃
  • 구름많음울산 1.8℃
  • 박무광주 -0.9℃
  • 구름많음부산 2.4℃
  • 구름많음고창 -3.6℃
  • 구름조금제주 2.8℃
  • 흐림강화 -0.7℃
  • 구름많음보은 -5.6℃
  • 흐림금산 -5.2℃
  • 맑음강진군 -2.0℃
  • 흐림경주시 1.7℃
  • 흐림거제 0.7℃
기상청 제공

[예규·판례] 회사의 모성보호 배려의무

 

(조세금융신문=최문광 노무사) 최근 모성보호에 관한 법개정사항이 많아지고 있는데, 실무적으로는 모성보호 권리행사와 사업주의 배려의무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호에서는 채용과정 상 인사관리에서 인사담당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을 판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수습근로자의 보성보호 배려의무가 문제된 판례

 

부모의 자녀 양육권은 헌법 제36조 제1항, 제10조, 제37조 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으로서(헌법재판소 2000. 4. 27. 선고 98헌가16 등 결정 참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은 양육권의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측면을 법률로써 구체화하여 근로자의 양육을 배려하기 위한 국가와 사업주의 일‧가정 양립 지원의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특히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5는 사업주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이하 ‘육아기 근로자’라 한다)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하여 업무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 조정, 연장근로의 제한, 근로시간의 단축, 탄력적 운영 등 근로시간 조정을 비롯하여 그 밖에 소속 근로자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발생하는 근무상 어려움을 육아기근로자 개인이 전적으로 감당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사업주는 그 소속 육아기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업주가 그 소속 육아기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시간 등에서 배려하는 것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의 필수적인 전제가 되는바, 이때 사업주가 부담하는 배려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근로자가 처한 환경, 사업장의 규모 및 인력 운영의 여건, 사업 운영상의 필요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앞서 본 사실관계와 더불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다음과 같이 살펴보면, 원고는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참가인에 대하여 고용승계에 따른 시용기간 동안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이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를 하지 못하고 근태 항목에서 상당한 감점을 당하여 본채용 거부통보를 받기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가)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가 합리적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원고가 시용기간 동안 육아기 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를 다하였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원고는 고용승계조항이 담긴 근로조건 이행 확약서를 제출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참가인은 이 사건 영업소에서 약 8년 9개월 동안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온 숙련된 근로자로서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를 갖는바, 참가인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가 실질적으로 수년간의 고용이 종료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갖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의 합리적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은 신규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보다 다소 엄격하게 판단함이 타당하다.

 

나) 참가인은 종전 용역업체에서 근무할 때 자녀 양육 문제로 초번 근무를 면제받았다. 원고에 고용이 승계된 후 이 사건 영업소 소장은 2017년 4월에는 참가인의 초번근무 시 자녀의 등원시간에 맞추어 외출을 허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종전 용역업체에서는 참가인을 포함한 모든 일근제 근로자들은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여 근무하지 않았고, 참가인의 전임 서무주임도 공휴일에 근무하지 않았다. 원고는 다른 팀 소속 일근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대체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원고에 따르면 영업관리팀 소속 교대제 근무자인 영업주임의 순찰시간, 식사시간에 사무실을 관리하기 위하여 같은 팀 소속 서무주임의 공휴일 근무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순찰, 식사시간의 공백 정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면 육아기 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공휴일 근무의 횟수, 빈도나 근무시간을 조절하여 연차휴가․외출 등을 사용하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하거나 참가인이 바뀐 근로조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일정한 유예기간을 부여하였더라도 이 사건 영업소의 운영에 큰 지장이 있었으리라고 보이지 않는다.

 

영업관리팀에는 교대제 근무자인 영업주임 4명 외에도 일근제 및 교대제의 혼합형태 근무자인 미납관리실 직원 7명이 있었으므로, 서무주임인 참가인이 영업주임의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근로자인 것도 아니었다.

 

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에게 종전의 근로조건과 달리 초번 근무 및 공휴일 근무를 지시하면서 ‘일근제 근로자는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 오랜 근무형태를 하루아침에 변경하기 어렵다’는 참가인의 요청에 대하여 ‘참가인은 영업관리팀 소속으로 공휴일 휴무가 불가하다’는 취지로 답하여 연차휴가 사용 여지를 미리 차단하고, 참가인이 계속 공휴일 근무를 거부하자 초번 근무 시 허용하였던 외출을 금지하여 참가인이 당초 수행하였던 초번 근무마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시용기간에 대한 평가 결과 참가인은 업무수행능력 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번 근무 불이행 및 공휴일 무단결근을 이유로 전체 점수 중 절반에 가까운 감점을 당하여 본채용 부적격 대상으로 결정되었다.

 

라) 위 전후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이 육아기 근로자로서 자녀를 보육시설에 등원시켜야 하는 평일 오전 이른 시간이나 공휴일에 근무하여야 할 경우 양육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이 사건 영업소의 여건, 인력 현황 등을 고려해 보면, 원고에게 공휴일 근무와 관련해 육아기 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일‧가정의 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기대하는 것이 과도하거나 무리라고 보이지 않는다.

 

수년간 지속하여 온 근무형태를 갑작스럽게 바꾸어 보육시설이 운영되지 않는 공휴일에 매번 출근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참가인의 자녀 양육에 큰 저해가 되는 반면, 서무주임인 참가인에게 공휴일 근무를 지시하여야 할 원고의 경영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심으로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다소 엄격한 기준에 따라 원고가 시용기간 및 평가과정에서 육아기 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를 다하였는지를 심리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인사관리상 시사점

 

위 사안은 수습평가과정에서 수습근로자에게 회사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를 다하지 않은 것이 문제된 경우이다. 회사는 수년간 지속하여 온 근무형태를 갑작스럽게 바꾸어 보육시설이 운영되지 않는 공휴일에 매번 출근할 것을 요구하여 이에 응하지 못한 수습근로자에한 수습평가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업무수행능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습근로자를 해고한 것이다.

 

회사가 자녀가 있는 근로자에 대해 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수습평가점수가 낮게 나와서 해고된 것인데 모성보호 관련 근로자의 상황을 배려하여 인사관리를 해야 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어느 정도로 배려의무를 다해야 할까? 이것은 회사의 경영여건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보육시설설치, 근무시간조정, 휴가사용시기변경 등 회사가 실시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정부지원제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프로필] 최문광 노무법인 한성 대표노무사
• (현)고용노동부 국선노무사
• (현)법원전문심리위원
• (현)중소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자문위원
• (전)근로복지공단 권익보호담당관
• (전)청소년근로조건보호제도 강사
• (전)워킹맘워킹대리고충상담위원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