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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앞두고 맥주 출고가 줄인상…“술값 1천원 인상 되풀이되나”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소주 가격은 일단 '동결'
소주 역시 조만간 가격 인상 우려에 외식업계 '긴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맥주 제조사들이 잇따라 출고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외식업계의 주류 가격 인상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테라’, ‘켈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2.7% 인상한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회사 측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면서도 “외식업계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맥주시장 1위인 오비맥주도 지난달 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2.9% 인상한 바 있다.

 

이처럼 국내 맥주 양강(兩强)이 잇따라 가격을 조정하면서, 음식점·주점의 병맥주 판매가도 다시 1천 원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주류 출고가가 오를 때마다 일반 음식점은 병당 가격을 1천 원씩 올려온 전례가 있어서다.

 

현재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는 맥주 한 병(500㎖ 기준)을 평균 5천~6천 원 선에 판매하고 있으며, 맥주와 소주를 섞은 ‘소맥’ 1세트를 주문하면 최소 1만 원 이상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 음식점 관계자는 "현재 음식점들이 장사도 안돼서 오히려 맥주와 소주값을 내리고서라도 고객 유인책을 이용하기도 했는데, 맥주값이 인상되면 지금보다 더 장사가 안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류 제조업계의 인상폭이 제한적인 만큼, 외식업계에서도 판매가 인상이 제한적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대 인상은 제조사 입장에서도 매우 억제된 수준”이라며 “자영업자들도 소비자 반발을 감안해 섣불리 가격을 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당분간 소주 가격은 동결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 역시 인상 요인이 존재하지만, 현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가격 인상 보류 배경을 설명했다.

 

주류업계의 이 같은 인상 움직임은 제조원가 압박과 성수기 수요 증가를 배경으로 하지만, 내수 침체와 자영업 불황 속에서 가격 조정이 실제 소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소주 가격을 일단 동결했지만, 원가 부담 등을 이유로 조만간 가격 인상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외식업계는 이미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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