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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예규·판례] ‘재보험 독점’ 첫 판결 나왔다…대법 “코리안리 제재 유지”

19년간 독점 계약 강요 행위 이어져
대법, 경쟁 제한 인정하며 공정위 손 들어줘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재보험이 손해보험사들과 계약 과정에서 경쟁 재보험사와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독점해왔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대법원이 ‘정당한 제재’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7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코리안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1심과 2심에서 코리안리의 손을 일부 들어줬던 판결을 뒤집고 공정위 제재가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사건은 공정위가 2018년 12월 코리안리에 78억6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당시 코리안리가 일반 항공 재보험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손보사들과의 거래에서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일반 항공보험은 경찰청이나 소방청 등이 보유한 헬리콥터, 경비행기 등을 대상으로 한 보험으로, 사고 발생 시 손해 규모가 큰 만큼 대부분 손보사들은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재보험’에 가입한다.

 

코리안리는 1999년부터 2018년까지 19년 동안 손보사 11곳과의 특약을 통해 원보험 계약의 요율과 조건을 사실상 주도하고, 모든 재보험 물량을 자사와만 거래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공정위는 코리안리가 특약을 벗어나려는 보험사들에 계약 위반을 이유로 제재를 예고하거나, 해외 재보험사에 거래 중단을 요청한 정황도 확인했다.

 

이에 코리안리는 공정위 조치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인 서울고법은 2020년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특약 자체가 과거 국내 재보험시장에서 통용되던 ‘국내우선출재제도’의 연장선에 있고 손보사들도 매년 이를 자발적으로 갱신해왔다는 점을 들어 과징금 규모가 다시 산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해당 특약은 코리안리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기 위한 단일한 의사 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자발적으로 합의했더라도 그로 인해 경쟁사업자의 진출이 방해됐다면 일방적, 강제적으로 부과된 경우와 다르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시 말해 강제성 여부와 관계 없이 경쟁 제한 효과가 확인된다면, 공정위의 제재가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국내 재보험 시장의 독점 구조를 둘러싼 첫 대법원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리안리는 1963년 국영 ‘대한손해재보험공사’로 출범해 1978년 민영화 이후 지금까지 국내 일반 항공 재보험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독점 사업자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사건은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아가지만,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의 정당성을 사실상 인정한 만큼 향후 재보험 시장의 경쟁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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