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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쳤고, 대표는 떠났다…포스코이앤씨, 실적도 흔들린 ‘총체적 위기’

실적 발표 직후 또다시 중대재해…정희민 대표 “책임 통감, 사의 표명”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또다시 중대재해를 일으켰다. 이번엔 실적마저 적자로 돌아섰고, 대표이사도 사퇴를 표명했다.

 

사고로 한 명이 의식불명에 빠진 와중, 조직의 책임자는 자리를 내려놨다. 반복된 경고에도 대책은 부실했고, 결과는 총체적 실패로 이어졌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서울~광명 고속도로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감전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1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해당 구간은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현장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불과 일주일 전 작업 중단과 철저한 안전 점검을 약속했는데도 또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일벌백계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 반복되는 참사…면피성 점검, 실천은 없었다

 

이 사고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7월 29일에도 유사한 사고를 계기로 전면적인 작업 중단과 안전 점검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만에 같은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됐다.

 

당시 지하터널에 고인 물을 퍼내기 위한 양수기가 고장 나자, 이를 수동으로 치우던 작업자가 전기설비에 노출돼 감전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지하 작업 특성상 습기, 침수, 전기설비가 동시에 존재하는 고위험 구간임에도, 사전에 위험 제거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부 노동계 관계자들은 “점검을 약속한 직후에도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된 것은 구조적인 안전불감증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산업계에서도 “이 사고는 단순한 현장 관리 실패를 넘어선 시스템 리스크”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장에 대한 법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6일 이재명 대통령은 “법률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라”며,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업 등록 말소(건설면허 취소)를 포함해 공공 입찰 금지, 징벌적 배상제 도입 등 추가 제재 방안까지도 면밀히 검토해 보고하라고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에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연속적인 인명 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매뉴얼 준수 여부와 사고 예방 가능성까지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며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에는 단호한 법 집행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 실적도 무너져…구조적 수익성 붕괴

 

안전만 무너진 것이 아니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익 구조도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최근 발표한 2025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영업이익 -91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이는 전년 동기(312억 원) 대비 400억 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1866억원으로 전분기(1814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된 전형적인 실패 구조다.

 

부문별로 보면 회사 전반의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가 명확하다.

 

플랜트 부문은 말레이시아 발전소, 폴란드 폐기물 소각로 등에서의 손실 반영으로 -7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인프라 부문도 전분기 -10억원에서 -56억원으로 손실 폭이 커졌다. 공공SOC 사업에서 자재비 인상과 고정 단가 간 괴리가 누적된 결과다.

 

건축 부문은 흑자를 유지했으나, 이익 규모가 줄어들며 전사 손익 방어에는 한계가 드러났다.

 

업계에선 수익성 없는 해외 수주, 반복적인 원가 반영, 고정비 부담 등이 중첩되며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대재해와 실적 악화를 별개의 문제가 아닌 동일한 경영 실패 흐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 정희민 대표 사의…“존립 가치는 안전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정희민 대표이사의 사의 표명 입장문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대표로 선임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정 대표는 “포스코이앤씨를 책임지는 사장으로서 이러한 사고가 반복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안전에 있다는 점을 다시 새기고, 체질적 혁신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고를 단순한 안전관리 실패가 아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근본적 쇄신의 신호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향후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자율적 안전문화 정착과 안전 중심의 경영 시스템 전환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하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사고 수습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가 먼저 물러나는 것이 진정한 책임 이행이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리더십 공백 우려와 함께 ‘무책임한 퇴진’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 안전·수익·리더십 모두 무너진 총체적 위기

 

포스코이앤씨는 지금 안전 시스템, 수익 구조, 조직 리더십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인 실패를 겪고 있다.

 

사고는 반복됐고,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으며, 최고경영자는 자리를 내려놨다. 문제는 이 모든 흐름이 독립된 단일 사건이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된 구조적 무책임과 전략 실패의 결과라는 점이다.

 

이제 포스코이앤씨의 과제는 단순한 사과나 인사 조치가 아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선 재해 방지 시스템 전면 개편, 무리한 해외 수주 전략 조정, 현장 중심 리더십 정비 등 실질적 쇄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포스코그룹 전체 차원에서도, ‘안전 제일’이란 구호에 걸맞은 근본적 경영 철학의 전환과 거버넌스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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