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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숙 변호사 "제소전 화해 특약, 법적 구속력 제한적"...대처법은?

부수적 의무 불이행, 계약해지 사유 안 돼
계약 체결과 동시에 화해조서 받아야 실효성
임차인도 동시이행 조항으로 보증금 확보 가능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부동산 임대차 실무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제소전화해' 특약이 실제로는 법적 구속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임대인들이 임차인의 명도를 원활하게 받기 위해 계약서에 "제소전화해를 하기로 한다"는 특약을 넣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원은 이러한 특약 미이행만으로는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엄정숙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는 "최근 지방법원 판례들을 분석해보면 제소전화해 특약 불이행이 임대차계약의 본질적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는 장래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한 예비적 절차에 불과하며, 임대차계약의 핵심인 임대료 지급이나 목적물 사용·수익과 같은 주된 급부의무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민법상 계약 해제·해지가 인정되려면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해야 하는데, 제소전화해 미이행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거나 하는 중요한 의무가 아닌 이상, 단순 부수의무의 불이행으로는 해제권이 부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를 하기로 하는 특약은 임대차계약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부수적 약정일 뿐, 그 자체가 임대차계약의 본질적 내용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임차인이 제소전화해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제소전화해가 성립하려면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법원에 출석해 화해 의사를 확인받아야 한다. 다만 법정출석이 번거롭다면 변호사를 선임해 대리인 출석도 가능하다. 민사소송법 제385조는 제소전화해를 위한 대리인 선임권을 상대방에게 위임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엄 변호사는 "이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백지위임장을 악용해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의 화해를 성립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실무에서는 임차인이 제소전화해 출석을 거부하거나 무단 불출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경우 임대인이 계약서상 특약을 근거로 계약해지를 주장하더라도 법원은 이를 정당한 해지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계약 시 동시 진행 원칙'을 제시했다. "임대차계약 체결 시점에 제소전화해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동시에 징구하고, 가능하면 계약 당일 법원에 함께 출석해 화해조서를 받아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엄 변호사는 "계약서에 '제소전화해를 하기로 한다'는 특약만 넣어두고, 실제 화해조서 작성은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 가장 위험한 방식"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계약이 체결되고 나면 임차인이 제소전화해에 협조할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에, 화해성립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계약 체결과 동시에 제소전화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당일 또는 가까운 시일 내에 법원 기일을 잡아 화해조서를 완성하는 것이 화해성립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계약 전 단계에서부터 임차인에게 제소전화해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엄 변호사는 임대차계약서 사본, 부동산등기부등본, 인감증명서, 소송위임장 등 제소전화해에 필요한 서류를 계약 당일 모두 준비해 즉시 신청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의 법원 출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 임차인을 대리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임대인도 직접 출석하거나 별도의 변호사를 선임해 출석해야 하는데, 변호사 비용은 통상 50만원 내외로 향후 명도소송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 조항 작성 시 강행법규 위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하면 임차인은 1개월 내에 건물을 인도해야 한다'는 조항은 민법상 6개월의 기간을 보장하지 않아 무효다고 밝혔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조항이나, 2개월 이상의 차임 연체가 있어야 해지할 수 있다는 민법 규정을 위반하는 조항도 무효가 된다"고 설명했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는 임대인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임차인도 동시이행항변권 조항을 통해 보증금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명도와 보증금 반환을 동시이행 관계로 명확히 정해두면,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기 전까지 건물을 인도하지 않아도 되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엄 변호사는 "이처럼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임을 설명하면 임차인의 협조를 얻기가 훨씬 수월하다"며 "제소전화해 특약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화해조서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고, 계약 체결 시점에 모든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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