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8 (수)

  • 맑음동두천 -5.3℃
  • 맑음강릉 -0.7℃
  • 맑음서울 -5.5℃
  • 맑음대전 -3.0℃
  • 맑음대구 -1.1℃
  • 구름조금울산 -0.8℃
  • 맑음광주 0.3℃
  • 구름많음부산 2.2℃
  • 맑음고창 -1.4℃
  • 맑음제주 4.9℃
  • 맑음강화 -5.0℃
  • 맑음보은 -3.9℃
  • 맑음금산 -2.7℃
  • 맑음강진군 -0.4℃
  • 맑음경주시 -1.2℃
  • 구름많음거제 1.6℃
기상청 제공

[예규·판례] ‘강화유리’ vs ‘부분품’…태양광 패널 유리, 최종 판단은?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태양광 모듈 전면에 쓰이는 ‘저철분 강화유리’(AR 코팅·프리즘 패턴 적용)의 품목분류를 두고 수입업체와 부산세관이 갈등을 벌였다. 조세심판원은 이 유리를 ‘태양광 모듈의 부분품’(HSK 8541.90-9000, 양허관세율 0%)으로 판단하고 세관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을 취소했다.

 

쟁점이 된 물품은 2018년 6월 23일부터 2023년 4월 28일까지 수입된 ‘전면용 유리’다. 이 유리는 모듈 앞면에 부착돼 빛 투과를 최대화하고, 외부 충격과 습기·염분 등으로부터 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업체는 당초 이 물품을 ‘기타 안전강화유리’(HSK 7007.19-1000)로 신고했고, 세관은 이를 그대로 수리했다. 이후 업체는 ‘태양광 모듈의 부분품(HSK 8541.90-9000)’으로 분류를 바꿔 달라며 경정청구를 냈지만, 세관은 거부했다. 업체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 태양광 전면유리, 품목분류 쟁점은?

 

이번 분쟁의 핵심은 ‘전면용 유리’를 일반적인 ‘강화유리’(HSK 7007.19-1000)로 볼지, 아니면 ‘태양광 모듈의 부분품’(HSK 8541.90-9000)으로 볼지다.

 

전자는 건물 유리처럼 충격 시 파손을 막는 안전 목적의 유리가 속하며, 후자는 전기를 생산하는 모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전용 부품이 분류된다.

 

관세율 차이도 크다. 7007.19-1000으로 신고하면 기본세율 8%가 적용되고, 중국산으로서 한·중 FTA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면 세율이 5.6%까지 낮아진다. 반면 8541.90-9000은 양허관세율 0%로 관세가 붙지 않는다. 즉, ‘강화유리’인지 ‘태양광 모듈 부품’인지 여부에 따라 관세가 달라진다.

 

◆ 업체 “광학 가공까지 거친 전용 부품…일반 강화유리와 달라”

 

업체는 이 유리가 단순한 열강화 유리가 아니라 태양광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고도의 광학 가공이 추가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유리 표면에는 미세한 프리즘 패턴(텍스처링)이 새겨져 있고, 이중 AR 코팅(반사방지층)이 입혀져 있다. 이 공정 덕분에 빛의 반사율은 줄고 투과율은 93.5%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이 유리는 빛을 굴절·확산시켜 태양전지 쪽으로 유도하고 표면 요철로 반사광을 다시 셀 안으로 보내 광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업체는 “이 유리는 그 자체로는 사용할 수 없고 모듈에 붙여야만 기능을 발휘한다”며 전형적인 ‘부분품’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저철분(150ppm 이하) 원료 사용, 1000시간 시험 후 투과율 감소 1% 이하 기준을 통과해야 하므로 일반 강화유리보다 기술 수준이 높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3년 4월 비슷한 유리도 심판원에서 부분품으로 판정된 전례가 있다”며 일관된 해석을 요청했다.

 

◆ 세관 “수입 당시 모양은 그냥 강화유리…70류 공정 범위 안”

 

세관은 “품목분류는 수입신고 시점의 객관적 형태로 결정해야 한다”며 문제의 유리는 다른 부품과 결합되지 않은 사각 판형 유리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AR 코팅이나 패턴 가공이 있더라도 이는 제70류에서 허용하는 공정 범위에 해당하므로 강화유리(7007호)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관은 또 WCO(세계관세기구) 제71차 HS위원회가 ‘디스플레이 커버 글라스’를 7007호로 본 결정을 예로 들며 “특정 기기에 쓰이더라도 강화유리는 강화유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세관은 대법원 판례 취지를 들어 “물품의 주관적 용도나 수입 후 실제 사용이 아니라, 수입 당시의 객관적 성상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이 물품은 ‘강화유리’라는 본질이 우선이므로 태양광 모듈 부분품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조세심판원 “광학 가공·전용성 뚜렷…강화유리 범위 벗어나”

 

심판원은 두 가지를 근거로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첫째, 이 물품은 열강화에 그치지 않고 이중 AR 코팅과 프리즘 패턴 형성으로 빛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제작돼 일반 강화유리의 공정 수준을 넘는 광학 가공품이라고 판단했다.

 

둘째, 특정 모듈에 맞춰 설계·가공된 전용 부품으로 다른 용도 사용 사례가 없고 이 물품이 없으면 모듈의 정상 작동이 어렵다는 점에서 ‘부분품’ 요건을 충족한다고 봤다.

 

심판원은 “쟁점 물품은 충격 안전을 목적으로 한 일반 강화유리(7007호)와 달리 태양광 발전 효율을 목적으로 설계된 광학 기술 제품”이라며 HSK 8541.90-9000(태양광 모듈의 부분품) 분류가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결국 심판원은 재료가 유리라는 이유만으로 70류에 두기보다는 실제 기능·목적과 가공 수준을 보고 모듈의 필수 부품으로 본 것이다. 이로써 세관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은 취소됐다.

 

 

[참고 심판례: 부산세관-조심-2023-60]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