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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 · 판례

[예규·판례]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안 했을 때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까?

 

(조세금융신문=임화선 변호사) 임차인의 명시적인 임대차계약 갱신요구권이 없다면, 이후 임대인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는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2020. 7. 31. 법률 제17470호 개정을 통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신설하여 제6조의3 제1항 본문에서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 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단서에서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제8호)를 비롯하여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제1호 내지 제9호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취지는 임차인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하여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임대인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익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법원 2022.12. 1. 선고 2021다266631 판결,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등 참조).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갱신요구권 침해에 따라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는 규정도 두고 있다.

 

그런데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경우, 실제 사례에서 임대인이 자녀들과 함께 실거주하겠다고 해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아예 행사하지 않은 사안에서 당초 얘기와 달리 임대인이 자녀들과 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경우 임대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임차인에게 갱신요구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지가 문제가 된다.

 

이는 임차인의 명시적인 갱신요구권 행사를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 발생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으로 보아야 하는 쟁점과도 귀결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7. 12. 선고 2023나40349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임차인의 갱신요구에 앞서 임대인이 먼저 실거주를 이유로 확정적인 갱신거절 의사를 표시한 경우 이는 임차인의 갱신요구에 대한 거절통지와 동일하게 보아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은 경우 주임법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24. 선고 2023가단5403260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도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가 없는 상태에서 임대인이 먼저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 거절통지를 한 경우, 그와 무관한 다른 사정으로 임차인 역시 계약갱신 의사가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5항이 정한 임대인의 갱신거절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하면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수원지방법원 2024. 10. 31. 선고 2023나87785 판결]

 

수원지방법원 또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의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 법리를 원용하여 주택임대차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해석하였는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이하 규정은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이 미리 확정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등)를 근거로, 주택임대차에서도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명백한 거절 의사를 표시한 경우, 임차인에게 갱신요구를 강요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결과로 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결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임차인이 갱신 의사를 표시하면 임대인은 법에서 정한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할 수 없도록 하여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임대인이 계약갱신요구 기간이 되자마자 임차인에게 ‘실거주하겠다’고 거짓 통보하여 임차인이 갱신 요구를 포기하게 만든 뒤, 나중에 임차인이 형식적인 갱신 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손쉽게 면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보장하려는 법의 입법 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키는 것이라 할 것이다.

 

한편 임대인의 실거주하겠다는 의사는 임차인에 대한 확정적인 갱신거절 의사를 통보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임차인에게 별도로 명시적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한 절차를 강요하는 것으로, 임대인이 선제적인 갱신거절 통지로 임차인의 손해배상책임을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어 부당하다.

 

법의 입법취지, 판결내용 등을 고려하면 임차인의 명시적인 갱신요구권 행사를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 발생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프로필] 임화선 변호사

•법무법인(유)동인 구성원 변호사

•한국연구재단 고문변호사

•중부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사법연수원 3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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