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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3 (목)

주택시장 규제 회피용 ‘우회 거래’ 대거 적발...수법도 가지가지

서울·경기 이상거래 746건…가족 거래·회사 돈·다운계약 ‘우회 거래’ 전방위 확산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경기 주택시장에서 규제를 피해 거래 구조를 짠 이른바 ‘우회 거래’가 대거 적발됐다. 단순 편법 수준을 넘어 법인 자금, 가족 간 거래, 전세 구조까지 결합된 사례가 잇따르면서 시장 질서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신고된 주택 거래를 조사한 결과, 총 2255건 중 746건을 위법 의심 거래로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한 거래에 여러 위반 요소가 중첩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의심 행위는 867건에 달한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확인된 유형은 편법 증여와 특수관계인 간 자금 거래였다. 총 572건으로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대표 사례를 보면 구조는 더 노골적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를 117억5000만원에 매수하면서 67억7000만원을 자신이 사내이사로 있는 법인에서 빌린 경우가 적발됐다. 개인 자금이 아닌 ‘회사 돈’으로 고가 주택을 취득한 구조다.

 

가족 간 거래를 활용한 방식도 확인됐다. 한 매수인은 모친 소유 아파트를 23억4000만원에 매입하면서, 시세보다 약 5억원 낮은 가격으로 거래를 체결했다. 동시에 해당 주택에 17억원 전세 계약을 설정해 사실상 자금 부담을 줄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법인과 개인을 오가는 ‘자금 순환 구조’도 포착됐다. 한 사례에서는 법인이 먼저 임차한 주택을 대표 개인이 다시 임차해 사용하다가, 이후 해당 주택을 개인이 매수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법인의 임차보증금을 대신 상환하는 조건으로 잔금 일부만 지급됐고, 나머지는 대출로 충당한 것으로 신고됐지만 실제 대출 실행 여부도 불분명한 상태였다.

 

해외 자금을 활용한 거래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해외 근로소득과 배당소득이 있는 매수인이 약 34억원 규모 아파트를 사면서 10억원 넘는 자금을 해외에서 송금받은 사례로, 소득 신고 및 해외금융계좌 신고 여부가 검증 대상이 됐다.

 

대출 규제를 피해가는 방식도 다양했다. 개인사업자가 기업 운영자금 명목으로 약 7억8000만원을 대출받은 뒤 이를 주택 매입에 사용한 사례가 적발되는 등 ‘대출 용도 외 유용’이 99건 확인됐다.

 

거래 자체를 왜곡하는 행위도 여전했다. 분양권 거래에서 실제 부담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신고하는 ‘다운계약’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 약 14억6000만원을 부담했음에도 13억8000만원으로 신고해 약 7700만원을 누락한 사례가 적발됐다.

 

중개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36억원 규모 아파트 거래에서 법정 상한을 넘는 3500만원의 중개보수를 받은 사례가 확인됐고, 외국인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부 공동자금으로 매수하면서도 단독 명의로 신고한 사례도 수사 의뢰됐다.

 

이 같은 흐름은 규제 강화 이후 시장이 선택한 ‘대응 방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직접 규제가 강화되자, 거래 자체를 줄이기보다 구조를 바꿔 규제를 우회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특히 법인·가족·전세를 결합한 거래는 단순 탈법을 넘어 일종의 ‘거래 설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하나의 거래에 증여 의심, 대출 위반, 신고 누락이 동시에 얽힌 복합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정부는 조사 확대와 함께 단속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지난해 11~12월 거래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 중이며, 올해 거래분 역시 상시 점검 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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