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일반적으로 승용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보통 현금을 지불하거나 캐피탈사의 할부금융 상품을 이용한다.
그런데 2009년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일시불 결제를 하고 결제대금은 캐피탈사에 할부로 갚아나가는 방식의 카드복합상품이 탄생하면서, 자동차를 구입할 때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법이 보편화됐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에서 카드복합상품 폐지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수년에 걸쳐 15만여 명의 고객이 이용해온 이 상품을 갑자기 규제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면에는 자동차판매시장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얽혀있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메이커사와 현대캐피탈 등 전속 할부캐피탈사들은 카드복합상품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캐피탈사는 소비자에게 할부금융을 제공하면서 모회사의 자동차판매를 돕도록 자동차메이커사에 계열화되어 있는 회사들이다.
복합할부 상품의 구조는 이렇다. 차량을 구매할 예정인 소비자는 상환금액이나 기간 등 할부조건을 상담한 뒤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게 된다. 이때 고객의 카드대금을 캐피탈사가 고객 대신 카드사에 갚아주고, 고객은 캐피탈사에 할부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불필요한 ‘가맹점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것이 상품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의 핵심논리다. 즉, 불필요한 비용부담의 증가로 정작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 혜택이 감소해 장기적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면, 카드복합상품의 유지를 주장하는 입장은 신용카드사와 자동차메이커사를 보유하지 않은 중소캐피탈사들이다.
이들의 주장은 단순하다. 카드복합상품은 일반 할부금융상품에 비해 금리가 낮을 뿐만 아니라 포인트나 캐쉬백(Cashback)까지 지원해 소비자 혜택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현대기아차와 현대캐피탈이 독과점하고 있는 자동차금융시장을 견제해 독과점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실패 즉, 소비자피해를 보호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논란이 있기 전 현대캐피탈은 현대카드와 제휴를 맺고 최근까지 카드복합상품로 현대기아차량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오토론 등 부대업무 비중이 50%를 넘으면 안 된다’는 금융당국의 본업비율 규제 때문에 상품을 더 이상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가맹점수수료가, 현대캐피탈은 시장점유율 하락이 위험요소로 부각되자 금융당국에 카드복합상품 폐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현대캐피탈의 현대기아차 흡수율은 2011년 87% 수준에서 2013년 75%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렇다면 카드복합상품 유지를 주장하는 중소캐피탈사에서 강조하고 있는 소비자 저금리 혜택은 얼마나 될까?
예컨대 소비자가 최근 출시된 LF소나타를 대출원금 2,990만원에 60개월 할부로 구매하는 경우, 5.9% 카드복합상품과 6.9% 일반할부상품을 비교해보면 카드복합상품을 이용할 때 최대 84만원의 이자를 절약하고, 6만원의 캐쉬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소비자의 금전적 혜택이 있는 건 분명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 혜택이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의 독과점 논란으로 더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복합상품 이슈는 이제 자동차할부시장의 근원적 문제인 현대기아차-현대캐피탈의 독과점을 해소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금번 카드복합상품 폐지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은 한국금융연구원과 공동으로 해당 상품의 여러 측면을 연구해보고 소비자 혜택을 판단의 가장 우선으로 삼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여러 이해관계자와 할부금융시장의 독과점 이슈까지 겹치면서 그들의 고민은 점점 깊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복합할부상품의 진정한 혜택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최용배 아주캐피탈 오토기획본부장·상무전) 대우캐피탈 혁신담당 인사총무팀 팀장
2014 Assist MBA 석사
2009 카이스트 MBA 경영학(석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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