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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칼럼] 권리구제, 국세청과 심판원의 샅바 싸움이려나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본지 논설고문 겸 대기자)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려는 의식을 납세의식이라고 한다면 조세법 규정에 따라 정해진 납기 안에 세금을 납부하는 행위가 납세순응이 된다.

 

납세의식이 높아지면 납세순응도도 뒤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다. 납세의식은 넓게는 사회적 규범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까 조세 형평성은 물론이고 국세청 등 과세관청의 신뢰도, 그리고 납세 편의성 제고를 통한 납세협력 부담의 감축도 납세의식 제고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우리의 조세는 종류도 많고 복잡다기하다. 납세자 스스로 납부할 세액계산을 쉽게 할 수가 없을 만큼 난해하다. 조세 제도는 납세자가 계산해서 납부까지 하는 자진신고 납부제도인데 막상 접해보면 의외로 엄두가 안 난다. 내야 할 세금을 스스로 계산, 납부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선을 넘어 아예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 정도다.

 

납세자 권리보다 납세의무에 편향된 행정 편의적 과세행정은 재조명 과제로 삼아야 마땅하다. 납세 국민이 행복하면 할수록 납세의식이 높아진다는 데 공감하기 때문이다. 세무조사에 따른 과세 불복과 경정청구 거부처분 불복이 불복청구 비율에 큰 영향을 끼친다. 대체적으로 세무조사 건수는 줄고 있어도 과세 불복 흐름은 한결같이 강세인 추세만 보아도 알 만하다.

 

납세자 권익을 한층 두텁게 보호하려는 국세당국의 의지가 감독 기능 강화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책임성 높임이 분명하다. 조사 중에 위법 부당한 행위를 징계함에 있어 금품 향응 등을 요구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조사기간 임의연장 등의 행위 전반에 대해서도 징계대상으로 확대한 것은 뼈를 깎을 만큼이나 어렵다는 ‘자기과세 자기시정’ 비율을 확장하기 위한 환골탈태다.

 

어찌 보면 자기가 매긴 과세처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라서 개인 근평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이른바 직권시정은 세정신뢰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실과세나 과잉과세의 표본으로 내몰릴 전조가 높기에 더욱 그렇다.

 

사실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세정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국세당국의 결연한 의지는 납세자 권리헌장 제정을 계기로 한층 적극화된다. 비록 기본적인 납세자의 권리를 선언문 형식으로 짜기는 했지만 납세자의 권리 부분 입법화(1996년 12월 30일 국세기본법 제7장의 2)가 효시라는 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과세전 적부심사 등 사전 권리구제 제도와 세무조사 기간 연장 시 통지받을 권리 등도 납세자 권리헌장에 반영했다. 또 국세기본법 개정(2014. 1.1.)으로 세무조사 착수 시 납세자에게 권리헌장을 교부하고 요지를 낭독해 주도록 명시함으로써 납세자 권리 보호의 당위성을 선언하게 했다. 국세청은 2차에 걸친 개정에도 불구하고 2018년 2월 서술문 형식으로 또 개정, 권리헌장 준수로 납세자 중심세정을 펼쳐나가자고 또다시 다짐하기에 이른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납세자 권리는 존중되고 보장된다고 개정한 권리헌장에서 국세청은 명시적으로 대전제 하기에 이른다. 납세자는 법령에 의해서만 세무조사 대상이 되고 조사받을 권리가 있으며 조사 기간과 사유를 사전 통지받을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세무대리인의 조력과 중복조사 금지, 그리고 조사 기간 연장 또는 중지되거나 확대될 때 등에는 그 결과를 서면으로 통지받을 권리가 있다고 새겨 넣기도 했다.

 

부당한 처분으로 권익을 침해당했을 때 불복을 제기하거나 구제받을 수 있고 납세자 보호담당관과 보호위원회를 통하여 정당한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게도 손질했다. 또 납세자의 과세정보에 대한 비밀을 보호받을 수 있으며 국세공무원으로부터 언제나 공정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게 해서 세정현장 소통 강화에 주안점을 두었다.

 

납세의무에 편향된 행정 편의적 과세행정은 재조명해야 마땅

세무조사와 경정청구 거부처분 불복 흐름이 강세 추세가 문제

‘자기과세 자기시정’ 비율 제고 위해 뼈를 깎는 환골탈태 필수

‘국세청 법’ 제정으로 세무조사권 남용 사례 논란 소지 잠 재워야

 

조세심판원이 공개한 2023년도 7개 지방국세청의 내국세 인용 현황을 보면 당초 과세처분 내용이 잘못됐다고 심판 청구한 과세 불복 건수가 1만 2737건이다. 이 중 재조사 인용이 166건이고 재조사 외(취소 결정 등) 인용 건수는 1232건으로 인용률이 13.1%로 나타났다.

 

이를 지방국세청별로 살펴보면 △서울국세청의 경우 6123건의 처리대상 건수 중 재조사 인용이 59건이고 재조사 외(취소 결정 등) 인용이 621건으로 전체 인용 건수가 680건으로 나타나 인용률이 13.0%를 보였고 △중부국세청의 경우 2516건의 처리대상 건수 중에서 재조사 인용이 33건이고 재조사 외 인용이 312건으로 전체 인용 건수가 345건으로 나타나 인용률이 16.3%를 보였다. △부산국세청의 경우는 1090건의 처리대상 건수 중에서 재조사 인용이 19건 재조사 외 인용이 86건으로 전체 인용 건수가 105건으로 나타나 인용률이 11.5%를 나타냈다.

 

또 △대전국세청의 경우 695건의 처리대상 건수 중에서 재조사 인용이 17건 재조사 외 인용이 53건으로 전체 인용 건수가 70건으로 나타나 인용률은 12.2%를 보였고 △광주국세청의 경우 451건의 처리대상 건수 중 재조사 인용이 5건 재조사 외 40건으로 전체 인용 건수가 45건으로 나타나 인용률은 13.0%로 나타났고 △대구국세청의 경우 536건의 처리대상 건수 중에 재조사 인용은 한 건도 없고 재조사 외 인용이 27건으로 전체 인용 건수가 27건으로 나타나 인용률은 6.1%에 불과했으며 △인천국세청의 경우 1326건의 처리대상 건수 중에서 재조사 인용은 33건 재조사 외 인용은 93건으로 전체 인용 건수가 126건으로 나타나 인용률은 11.7%를 보였다.

 

조세심판청구는 세금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 전 당초 과세관청의 과세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마지막 행정심판 절차다. 행정심으로는 최종심이다. 심판청구에서 납세자의 불복청구가 인용되면 소송 없이 억울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납세자의 억울한 과세처분에 대한 권익보호 장치로는 으뜸이다.

 

그러나 최종 행정심답게 납세자가 흡족할 만큼 수준 높고 에너지 넘쳐 보이지는 않는다는 평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동안 학계나 조세 전문가단체에서 줄기차게 주창해왔던 ‘조세 법원’ 설치 문제가 다시금 영글어갔으면 하는 아쉬움과 기대감이 잔뜩 솟구친다.

 

1984년 봄 천하장사 민속씨름대회에서 우승한 장지영 선수는 홍현욱 선수와의 8강전에서 잡았던 샅바를 스무 차례나 의식적으로 놓아 버린다. 샅바 잡기 기술인 이같은 행위를 반복, 신경 전술로 그 씨름판에서 승리한다. 샅바 싸움이 승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하는 특수기술로 각광을 받은 적이 있다.

 

확대해석하거나 유추해석이 용납 안 되는 게 법령 유권해석이다. 혹여 과세당국은 세수 확보를 염두에 두고 팔이 안으로 굽는 과세를 하지 않았는지, 심판원은 억울한 과세 불복청구 사안을 납세자 권익 보호를 내세워 그쪽에 치중하다 보니, 기우겠지만 샅바 싸움하듯 미세한 갈등 소지라도 없었는지 노파심이 살짝 작동한다.

 

언젠가 국세행정개혁T/F가 지적하듯 세무조사권 남용 사례가 들통나 세정신뢰가 땅에 떨어 져버린 세무조사 논란 등이 재발 되면 큰 사단이 난다. 이를 잠재우려면, 제22대 국회 회기 내에는 ‘국세청 법’이 제정돼 새로운 과세환경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되기를 더불어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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