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MB 정권 당시 추진했던 UAE(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운영계약이 알려진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변경돼 체결된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한국전력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에게 제출한 ‘UAE 원전 건설 및 운영사업 지분투자 출자(안)’과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아랍에미레이트원자력공사(ENEC)와 체결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던 내용 가운데 목표수익률은 16%에서 10.5%로 하향 조정됐다.

이외에도 지분투자 상한을 18%로 제한했고 법률분쟁시 제3국이 아닌 아부다비에서 UAE법을 따르기로 했으며 바라카1호기의 상업운전을 2017년 12월 31일로 변경하면서 당초 지분투자시 면제받기로 한 지체상금을 지분투자와 상관없이 1일 60만불씩 지급하기로 변경해 의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랍에미레이트원자력공사(ENEC)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운영 중안 한국수력원자력공사와 같은 UAE의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업자이다.

UAE원전수주는 지난 2009년 12월 27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UAE로 출국해 체결하고 ‘건설 200억달러, 운영 200억달러’로 단군 이래 최대의 해외수주사업이라며 홍보했던 사업이다.

그러나 김 의원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막상 UAE의 ENEC와 체결된 ‘지분투자 출자를 위한 건설 및 운영계약’의 세부적인 내용은 우리나라에게 상당히 불리한 조건으로 체결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초 한전은 이명박 정부 말기 지난 2012년 11월 이사회에서 ▲지분투자 목표수익률 16% ▲합작법인 지분 18% 이상 소유 ▲법률 분쟁시 런던 법원이 중재 ▲수출입은행 90억달러 규모로 차관 ▲바라카원전 1호기 상업운전일 2017년 5월 1일로 하되 지분투자시 준공지연에 대한 지체상금(LD)은 면제 등의 내용으로 지주회사 설립안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UAE와 ENEC는 당초 논의된 내용에 대해 자신들이 불리하다며 변경을 요구했고 한전은 이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김 의원이 입수한 지난 2016년 9월 30일 한전 이사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한전 이사들은 지난 2012년 의결된 내용이 ENEC와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변경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이사회 회의록에서 한전 이사들은 “해외 자원투자 실패의 몇배가 넘는 큰 impact가 올 수도 있다”, “최후의 보루라는 것이 법정으로 갔을 경우에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확보해야 되는데 아부다비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UAE가 추가 투자자 영입을 해서 증자를 하면 우리 지분율이 계속 내려갈 수 있다” 등 많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 한전은 “계약 체결이 무산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사업 또는 후속기 수주사업에 대해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변경된 계약안을 밀어부쳐 원안대로 의결했다.

마침내 지난 2016년 10월 20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환익 한전사장은 ENEC와 UAE 원전 운영사업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변경된 계약에 때문에 60년간 거둘 매출액‧배당액을 지난 2012년에는 각각 690억달러, 216억달러로 전망했으나 지난해에는 494억달러, 132억달러로 낮췄고 배당액은 당초보다 84억달러나 떨어졌다.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한전은 지난 2009년 UAE원전 수주와 지난해 운영계약 체결시 ‘운영으로 200억달러 수주’, ‘향후 60년간 원전운영에 따른 수익이 494억달러’로 운영계약이 60년간 체결된 것처럼 홍보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는 UAE원전 운영권(O&M)이 10년 단위계약으로 체결돼 있고 10년간 기술이전‧운영능력을 교육시키고 빠져나오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김 의원은 “지난 정권이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UAE원전 운영계약 협상에서 많은 부분을 양보해 수주 당시보다 초라한 성적표”라며 “UAE원전 운영계약은 국익을 위해 리스크를 따지지 않고 성과 홍보에만 치중한 해외자원개발과 닮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원전사업은 리스크가 매우 큰 사업으로 여러 사정으로 공사 지연 시 한전이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리스크가 클수록 투명한 정보공개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UAE운영계약 체결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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