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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칼럼] 국세청 과세행정의 으뜸은 공정성인데 왜 ‘아직’이라고들 하나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본지 논설고문 겸 대기자) 흔히들 납세는 편하게 내고 세금은 고르게 매겨져야 한다고들 입방아 찧는다. 공평 과세를 절규하는 납세자의 외마디라고나 할까. 이른바 국민 개세주의(皆稅主義)라 일컫는다.

 

조세법 개정이나 납세환경 변화에 따른 과세행정의 발 빠른 대처로 납세 순응도 높이기에 행정력을 올인해 온다. 굴곡진 60년 국세 행정의 난관을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을 밥 먹듯 실행에 옮겨온 결정체가 지금 국세청의 자화상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역대 국세청장들은 그 시대에 맞는 나름의 세정 지표를 설정하고 국세 행정의 투명성 제고에 박차를 가한다. 혹여 그 지표가 시행착오 투성이로 얼룩지지나 않았는지 조금은 의문이 간다고 토를 달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세정변천사에 한 획을 긋는 좌표를 그려온 것은 당시에는 엄청 혁신적이었기 때문에 긍정 마인드의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솔직히 숨길 수가 없다.

 

중부국세청과 경인국세청을 통합, 중부국세청으로 단일화했고 세무서 35개를 통폐합해서 6개 지방국세청과 99개 일선세무서로 조직을 축소 조정한다. 그러나 현재 7개 지방국세청과 세무서가 133개로 되려 확장됐으니 안정남 전 청장의 ‘제2의 개청’ 프로젝트는 뿌리를 못 내린 거나 다름없어 보인다.

 

노변정담이지만 1999년의 조직개편이라서 99개 세무서로 세무서 개수를 맞췄다는 우스갯소리가 세정가에 퍼졌었다는 뒷얘기가 어쩐지 씁쓸하다. 옳고 맑고 바르고 당당한 그의 ‘정도세정’ 지표가 오래도록 세정 운영 테마로 이어지지 못하고 묻혀 버린 듯싶어 한편으로는 아쉬운 면도 없지 않다.

 

재임 기간 5년 9개월로 국세청 사상 최장수 청장으로도 유명세를 탄 고재일 전 청장의 닉네임은 ‘브리핑 청장’이다. 세무서 계장 서기보까지 순시 중 직접 브리핑을 받았는데 부실하게 브리핑하면 그 현지에서 벽지세무서 발령을 낼 만큼 인사에 엄격하다 못해 가혹하기만 했다는 평가는 날 선 여론이 남긴 과(過)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명을 안고 혜성처럼 입성해서 그런지 몰라도 1974년 세무서장 등 서기관 이상급 115명을 싸잡아 한 번에 불명예 퇴직시킨다. 숙정 인사의 달인인 양 그의 강력한 인사행정은 내부 기강 확립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긍정적인 복무 효과를 창출해 내는 데 한몫한다.

 

그러나 숙정 당사자들의 불복이 일었고 구체적인 혐의나 비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행정조치라는 점을 들어 힐난한 비판과 저항에 부딪힌다. 끝내는 소송 과정에서 국세청이 패소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면직 처분이 무효화되는 낯뜨거운 반전 때문에 인사행정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키는 부작용을 낳아 권위적이고 불공정한 인사행정의 민낯을 보이고 말았다.

 

공정성이 담보되려면 과세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인정과세 체계가 거의 전부였던 개화기 국세청의 과세행정은 추계과세 행정의 만능시대다. 인정과세 병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과잉과세 현상이 도를 넘었고 세무비리가 직위 고하를 가리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익히 알려지듯 26대 청장이 배출되는 동안 몇몇 청장만 빼고는 죄다 인사부정 감세비리 부정청탁 비리 등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스스로들 빚어내고 말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을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봇물 흐르듯 터져 나온다. 공정성과 합리성을 근간으로 한 공정 과세행정을 학수고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꼬집을 만하다.

 

-밀실 감세 은폐 은닉 탈세 협잡질 세무비리 부정행위 ‘AI 국세청’이 그냥 안 놔둬

-피할 수 없는 국가적 프로젝트 2028년을 AI 국세청 시대 원년으로 삼아 ‘새 도약’

-임광현 국세청장, 세무조사 세무서에서도 받도록 해 기업 불편 ‘원천봉쇄’

-국세 공무원 위상 땅에 안 떨어지게 호사다마(好事多魔) 뜻 새겨 공정성을 지향하기를

 

어느 시대 어떤 청장 그 누군들 녹을 먹는 자리에서 법률로 정한 규정을 감히 짓밟을 멍텅구리가 어디 있겠느냐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되새겨지니 어찌할거나. 애매할 때는 국고주의 입장에서 일단 과세하고 보라는 식의 추계과세 때의 왕도처럼 과세 대장에 없는 지번에 과세하는 오류 아닌 부실과세 행정은 이젠 끝이다.

 

왜냐하면 ‘AI 국세청’이 그냥 놔두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사람처럼 흔들리지도 않고 밀실 감세 은폐 은닉 탈세 협잡질 같은 세금 빼먹는 비리 부정행위는 언감생심 안 통한단다.

 

올해 들어 임광현 국세청장 부임 직후 세무조사와 관련한 일대 전환 방침을 납세자가 편한 쪽으로 유턴해서 주목을 받는다. 일응 납세자의 세무조사는 세무서에 와서 받도록 해서 그간 피감 기업이 감수해온 현장 조사의 불편함을 말끔히 털어 버리게 된 것이다. AI 국세청 시대를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무조사 행정의 불공정 낡은 관행을 대대적으로 확 바꾸게 돼 새로운 서비스 행정의 길을 앞당긴 표본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오는 2028년을 AI 국세청 시대 원년으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열중이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26~’27년 2년간 현장 준비 기간을 통해서 AI 전문가 양성에 총력을 쏟을 계획을 마쳤다고 한다. AI 대전환 행정의 현실적인 흐름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다름 아닌 피할 수 없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따라서 모든 국세 행정과 관련한 일련의 신고 업무와 세무조사 행정까지 생성형 AI로 빈틈 행정을 촘촘히 그리고 철통같이 막아 나갈 요량이란다.

 

저마다 다른 풀이가 나올 수 있겠지만 한마디로 매사에 경거망동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으로 요약되는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사자성어가 던져주는 시사점을 이참에 재음미해 보는 호기로 삼았으면 한다. 국고인 세금 행정을 집행하는 국세 공무원이라는 위상 때문에라도 후환을 고민하고 잘 살피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과세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감히 주문한다.

 

특히 오랜 기간 굳어 버린 국세 행정의 일터를 새롭게 가꾸어야 할 중대 시점에 서 있다는 절박한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인적 쇄신은 누차 그리고 쉼 없이 갈고 닦아 왔다고 자랑할 만큼 숨 가쁘게 달려왔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그 개선이나 쇄신이 짝이 없이 허술하거나 편향적이어서 구호만으로 끝나버리는 안타까움이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납세자의 따가운 눈을 더는 외면하지 못할 변곡점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아 새 터전을 일굴 역량 극대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대못을 친다.

 

이제는 결단코 달라져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AI 중심으로 확 바꿔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AI 국세청 시대’를 되물릴 수 없는 딱한 처지까지 와버렸기 때문이다. 아니 어쩔 수 없어 받아들였다고 하기보다는 국세청이 애써 붙잡았다고 해야 옳다. 낡고 해묵은 조세법과 관련 통칙은 물론 훈령 등 시대 조류와 엇가는 행정 규정은 폐지하거나 손질을 해서 버릴 것과 살릴 것을 과감히 총정리할 때가 지금이기 때문이다.

 

열 가지를 잘했어도 한 치의 해이가 곧 공정성을 해치게 되고 국민의 신뢰를 땅에 떨어지게 만드는 씨앗이 된 사례는 우리 주변에 많고도 많다. 아직도 멀었다는 부정적인 평판을 납세자로부터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또 한 해를 보내는 이즈음에 다시 한번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지 묻고 싶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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